Ⅰ. 서론
현재 특수교육 현장에서 관찰되는 장애학생의 문제행동은 교수‧학습의 질과 학교생활 전반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꾸준히 지적되어왔다. 발달장애 학생을 포함한 다수의 학생이 자해 행동, 공격 행동, 수업 방해 행동과 같은 문제행동을 나타내고 있으며, 이와 같은 행동은 해당 학생의 수업 참여를 제한하고 교육적 성취를 저해할 뿐만 아니라, 또래 학생들의 정서적 안정과 신체적 안전을 위협하고 교사의 수업 진행을 지속적으로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 결과, 장애학생의 문제행동 지원은 개별 교사의 생활지도 차원을 넘어, 학교 교육과정 속에서 체계적으로 다루어야 할 중요한 교육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2025년 특수교육 통계에 따르면 전체 특수교육대상자 수는 120,735명으로 전년 대비 4.43% 증가하였으며, 이는 전체 학생 수 대비 2.13%에 달하는 수치이다(Ministry of Education, 2025). 이러한 양적 증가와 더불어 주목해야 할 점은 장애 특성의 중증화 및 중복화 경향이다. 특히 행동중재 지원 수요가 높은 발달장애(지적장애, 자폐성장애) 학생이나 특수학교 및 특수학급에 배치된 학생은 약 85,728명에 이르며, 이들 중 즉각적인 개별 중재가 필요한 학생은 11.9% (10,209명), 예방적 중재가 필요한 위기 행동 발생 가능 학생은 17.1%(14,685명)로 보고되었다(Ministry of Education, 2024).
이는 특수교육 현장이 단순한 교과 지도를 넘어, 고강도의 전문적인 행동중재를 일상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환경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와 같이 행동지원의 요구가 구조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학교 차원에서 이를 담당할 수 있는 전문 역량과 지원 체계가 충분히 마련되지 않으면 현장의 부담은 계속 누적될 가능성이 크다. 이와 같은 상황을 반영해 정부는 다양한 정책적 대응을 시도해 왔다.「제5차 특수교육발전 5개년 계획(2018-2022)」과「제6차 특수교육발전 5개년 계획(2023-2027)」에는 행동중재 지원 체계의 강화, 특수교사의 행동중재 역량 제고, 심각한 행동문제를 보이는 장애학생에 대한 집중 지원 확대 등이 핵심 과제로 포함되어 있다(Ministry of Education, 2017). 또한 이른바 ‘교권 보호 4법’ 개정과 더불어「교원의 학생생활지도에 관한 고시」,「교권 회복 및 보호 강화 종합방안」, 그리고 장애학생 특성을 반영한「장애학생 행동중재 가이드라인」제정 등을 통해,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을 보호하고 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한 법․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자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정책적 장치들은 여러 한계를 지닌 것으로 지적된다. 장애 유형이나 학교급별 특수성과 지역 여건을 반영한 구체적 실행 방안을 설계하기 어렵다는 점, 학교 내부 자원만으로는 다양한 문제행동 유형과 중도․중복장애 학생의 특성에 맞는 행동중재계획을 수립․실행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 반복적으로 지적되어 왔다(Moon, Kim, & Park, 2024; Ministry of Education, 2024). 또한 교육활동 중 교사가 수행하는 행동중재가 아동학대 논란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인식은 특수교사에게 상당한 심리적 압박으로 작용하며, 행동중재는 오랜 기간 교사에게 가장 부담이 큰 지도 영역 중 하나로 인식되어 왔다(Kim & Kim, 2014; Ministry of Education, 2024).
특수교육 현장의 특성을 고려하면 이러한 부담은 더욱 가중된다. 학생의 장애가 중증중복화 되는 추세 속에서 특수교사에게 요구되는 신체적․정서적 부담은 높아지고 있으며(Kim, 2017), 발달장애 학생이 다수를 구성하는 특수학교의 경우 의사소통 곤란, 돌발적 행동 등으로 인해 교사는 일상적인 교수․학급운영 과정에서도 상당한 난이도의 행동조절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Park, Park, & Kim, 2017; Hwang, Lee, & Lee, 2014). 통합교육 환경의 특수학급 교사는 전일제 학급 운영과 통합교육, 특수교육 전반에 대한 업무와 책무를 동시에 지고 있음에도, 문제행동 지도 과정에서 겪는 교권 침해와 갈등이 생활지도 위축으로 이어지고, 나아가 수업 및 학생 지도에 대한 의욕 감소로 연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 바 있다(Park, Lee, & Heo, 2015; Lee & Seo, 2024).
특수교사의 업무 경험을 살펴보면, 행동중재와 관련된 부담이 교수․학급운영․행정업무와 중첩되면서 업무 밀도가 상당히 높게 유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교사는 수업 준비 및 평가에 더해, 개별 학생의 행동 특성 파악, 행동평가 및 계획 수립, 실행과 기록, 보호자와의 상담, 타 교사 및 관련 인력과의 협의 등 다양한 역할을 동시에 수행한다. 학교 차원에서 공통의 절차와 용어, 행동지원 원칙이 충분히 합의되지 않은 경우, 교사별 접근이 상이해지고, 특수교육실무사나 보조 인력의 역량 또한 체계적으로 개발․활용되지 못하는 양상이 나타나기 쉽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가정과 학교 간 정보 연계가 느슨해지고, 학교에서 시도한 행동중재가 가정과 지역사회로 일반화되기 어려워 중재의 지속성과 효과성이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이와 같은 상황은 교사의 정서적 부담과 소진을 심화시키고, 결과적으로 학생의 문제행동이 장기적으로 고착되는 결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Kirkpatrick, Akers, & Rivera, 2019).
이러한 맥락에서 행동중재에 대한 지원 요구는 단순히 개별 교사의 연수 요구를 넘어, 학교 차원의 구조적 지원 체계 구축이라는 과제로 확장되고 있다. 긍정적 행동지원(PBS)을 학교 차원에서 적용한 국내외 연구들은, 초기에는 외부 전문가의 자문과 지원을 바탕으로 체제를 도입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학교 내부에 이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인적․조직적 기반이 마련되지 않으면 실행이 형식화되거나 중단될 위험이 크다는 점을 지적한다(Son & Park, 2015; Sugai & Horner, 2006). 실제 국내 조사에서도 학교 차원의 PBS 실행이 1차․3차 수준에 비해 표적 집단 수준에서 상대적으로 미흡하고, 기능적 행동평가, 가설 설정, 효과 평가 등 핵심 절차가 충분히 이행되지 않는 경향이 확인되었다(Jeon, Chang, & Won, 2021; Jang & Jeon, 2024; Kim & Park, 2017; Park, 2020).
Jang and Jeon(2024)은 발달장애 특수학교를 대상으로 학교 차원의 PBS 실행 및 지원 요구를 조사한 결과, 위기관리계획 수립 등 안전 확보를 위한 체제는 비교적 잘 구축되어 있지만, 데이터 기반 평가와 개별화 과정을 포함한 핵심 요소가 충분히 정착되지 않았음을 보고하였다. 더불어 PBS의 성공적 실행을 위해서는 긍정적 행동지원 업무 담당자에게 명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고, 학교 내에서 지속적으로 해당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보장하며, 팀 기반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부모 교육 및 참여를 포함한 다자 간 협력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를 제시하였다(Jang & Jeon, 2024; Lee, 2018). 이는 행동중재를 교사 개인의 역량에 맡길 것이 아니라, 학교 조직 차원에서 조정․관리할 수 있는 전담 인력과 팀 기반 구조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이러한 요구는 교육부 정책에서도 일정 부분 반영되어,「제5차 특수교육발전 5개년 계획」에서부터 팀 기반 긍정적 행동지원, 인적․물적 자원 확보, 행동지원 인력의 전문성 강화가 핵심 범주로 제시되었으며(Park, 2022), 특수교육지원센터 행동지원 인력 확충, 행동발달증진센터와 학교․교육청의 연계, 행동지원 전문교사 지정 등 다양한 형태의 시도가 이루어져 왔다. 2020년 이후에는 특수교육 운영계획에 행동지원 전문교사를 명시하고, 행동지원 관련 자문과 학교 내 행동지원 담당 인력 배치를 제도적으로 언급하는 등, 학교 내부에 행동중재를 전담할 전문인력을 두고자 하는 정책적 의지가 확인된다(Park, 2022).
한편, 2021년부터 여러 시도교육청에서는 행동중재 전문교사 양성과정 직무연수를 개설하여 운영하고 있다. 대학 부설 연수원 위탁과 교육청․특수교육원 주관 과정 등 다양한 형태로 연수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기초 이론, 심화 이론, 행동중재 실습 등을 포함한 100시간 이상 규모의 프로그램도 마련되고 있다(Ministry of Education, 2024). 이러한 연수는 행동중재 역량을 갖춘 교사 집단을 형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나, 운영 기관과 지역에 따라 연수 시수, 내용 구성, 자격 연계 방식 등에 상당한 차이가 존재하고, 민간자격 중심으로 교육과정이 구성되는 예도 있어, 전문교사 역량의 편차와 질 관리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특수교육대상자의 증가, 중도․중복장애 및 자폐성장애 학생의 확대, 문제행동으로 인한 교권 침해 및 교사 소진의 심화, 학교 차원 PBS 실행의 한계, 그리고 현장에서 요구되는 행동중재 전문교사에 대한 필요성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교육부가 최근 행동중재 전문교사 중심의 지원 체계를 구상하고, 특수학교와 특수교육지원센터에 행동중재 전문교사 및 관련 전문 인력을 단계적으로 확충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한 것(Ministry of Education, 2024)은 이러한 흐름에 대한 정책적 대응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계획이 실제 학교 현장에서 의미 있는 변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행동중재 전문교사가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 인력으로 자리매김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러한 역할 수행을 위해 어떠한 역량과 교육적 준비가 필요하다고 현장에서 인식하는지에 대한 논의와 근거 축적이 함께 이루어질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행동중재 전문교사의 역할 정립과 양성 및 운영 체계에 대한 요구를 현장 전문가의 시각에서 질적으로 탐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구체적으로는, 행동중재 관련 전공자, 시도교육청 교육전문직 및 특수교사를 대상으로 초점집단면담을 실시하여, (1) 특수교육 현장에서 인식하는 행동중재 지원의 어려움과 행동중재 전문교사의 필요성, (2) 행동중재 전문교사가 수행해야 할 역할과 갖추어야 할 핵심 역량, (3) 행동중재 전문교사 양성을 위해 어떤 교육 내용과 경험이 필요하다고 인식하는지에 대한 의견을 심층적으로 수집․분석하고자 한다. 이러한 탐색적 작업은 향후 행동중재 전문교사 양성 체계와 교육과정 설계에 있어, 현장성과 실행 가능성을 확보하는 데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Ⅱ. 연구 방법
본 연구에서는 행동중재 전문교사의 역할 정립과 양성 및 운영 체계에 대한 전문가들의 인식 및 교육적 요구를 심층적으로 파악하기 위하여 초점집단면담(FGI)을 실시하였다. 연구 참여자는 연구 주제와의 관련성을 고려하여 의도적 표집(purposive sampling)을 통해 선정하였다. 구체적인 선정 기준은 행동중재 및 특수교육 관련 전공자(교수, 연구원 등 박사급 이상의 연구자), 시도교육청 및 직속 기관에서 행동중채 정책을 담당한 경험이 있는 교육전문직, 학교 현장에서 행동중재 업무를 수행한 경험이 있는 특수교사 등으로, 총 10명을 대상으로 초점집단면담을 실시하였다.
초점집단면담은 집단 규모를 적정하게 유지하고 참여자 간 상호작용과 심층적 논의를 촉진하기 위하여 교사 집단을 두 개의 하위 집단으로 구분하여 총 네 개의 집단(집단별 2~4명)으로 구성하였으며, 각 집단을 대상으로 1회씩 면담을 실시하여 총 4회의 면담을 진행하였다.
각 집단의 구성 특성은 다음과 같다. 첫째, 연구자 집단은 전국 주요 대학교 특수교육과에 재직 중인 교수로서, 한국행동분석학회 등 행동중재 전문가 양성 관련 기관(협회)의 임원 또는 자문위원 경력을 보유하여 학술적․실천적 전문성을 갖춘 전문가로 구성하였다. 둘째, 교육전문직 집단은 지역특수교육원 및 시도교육청에서 행동중재 지원 정책을 기획․운영하는 교육연구사 및 장학사, 행동중재전문관으로 구성하였다. 셋째, 교사 집단은 특수학교(급)에 근무하며 행동중재지원단 활동을 하거나 관련 자격을 소지하고 실제 현장에서 중재 업무를 전담한 경력이 있는 특수교사로 구성하였다. 연구 참여자들은 행동중재 전문교사 양성과정을 운영하거나 관련 업무를 담당한 경력이 최소 3년 이상인 전문가들로 구성되었다.
면담 시작 전, 모든 연구 참여자에게 연구 목적과 연구 과정을 설명하고, 연구 참여에 대한 동의를 얻었으며, 연구 참여자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Table 1>과 같다.
본 연구에서는 행동중재 전문교사의 역할 정립과 양성 및 운영 체계에 대한 현장 전문가의 인식을 탐색하기 위하여 반구조화된 면담(semi-structured interview)을 실시하였다. 주요 질문 내용은 관련 선행연구(Son & Park, 2015; Hong et al., 2020; Han et al., 2025)와 장애학생 행동중재 관련 정책 문서(Ministry of Education, 2024)를 참고하여 본 연구의 목적에 부합하도록 초안을 구성하였다. 이후 특수교육 전공 교수 1인과 특수교육 박사 학위 소지자 1인, 그리고 1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특수교사 3인의 검토를 통해 문항의 적절성과 현장 적합성을 확인하고 수정․보완하였다. 수정된 질문지는 특수교육 전공 교수 2인에게 내용 타당도 검증을 거친 후에 최종 면담 질문지로 확정하였다.
면담은 크게 세 영역을 중심으로 전문가들의 경험과 인식을 탐색하도록 설계되었다. 첫 번째 영역은 장애학생 행동중재의 실제와 그 한계에 대한 진단이다. 이 부분에서는 학교급과 학급 유형에 따라 요구되는 행동중재의 양상, 참여자들이 경험한 행동중재 연수․자격 취득 경험, 현장에서 행동중재를 실행할 때 마주치는 어려움과 활용 가능한 자원, 효과적인 행동지원을 가로막거나 촉진하는 학교 안팎의 구조적 요인을 중심으로 논의가 이루어지도록 질문을 구성하였다. 두 번째 영역은 행동중재 전문교사의 필요성과 양성 방향에 관한 논의이다. 여기에서는 행동중재 전문교사가 학교 안에서 담당해야 할 역할과 직무, 자격 요건과 선발 기준, 양성과정에서 다루어야 할 필수 교육내용, 이론과 실습․슈퍼비전을 어떻게 연계할 것인지, 그리고 온․오프라인을 병행하는 연수 방식의 실행 가능성 등을 다루도록 하였다. 세 번째 영역은 행동중재 전문교사의 현장 배치와 활용 방안이다. 이 영역에서는 전문교사를 어떤 형태로 배치하는 것이 적절한지(예: 학교 내 상주, 파견형, 인력풀 구성 등), 전문교사가 안정적으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제도적․정책적 지원, 민간 및 국가 자격제도와의 연계 가능성, 연수 이수자에 대한 사후 관리 및 지속적 활용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공유하도록 질문을 구성하였다. 초점집단면담의 목적과 내용은 <Table 2>에 정리하였다.
연구자는 먼저 관련 기관과 네트워크를 통해 초점집단면담에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전문가를 추천받았으며, 잠정 대상자에게 이메일과 전화로 연구 목적과 진행 방식, 참여 조건 등을 안내하였다. 이후 연구 참여 의사를 밝힌 이들을 대상으로 연구의 취지, 면담 절차, 예상 소요 시간, 녹음 여부, 자료의 활용과 보관․폐기 방침, 참여 철회 권리 등 윤리적 사항을 충분히 설명한 뒤, 서면 동의서를 받은 참여자를 최종 면담 대상자로 확정하였다. 면담이 실시되기 1주일 전에 면담 질문지를 메일로 발송하여 질문에 대해 미리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주었다.
면담은 2025년 4월 6일부터 4월 14일 사이에 실시하였고, 참여자의 지역적 분포와 시간 제약을 고려하여 온라인(화상회의)방식으로 진행하였다. 면담은 3개 집단으로 나누어 1개 집단 당 약 80분~110분에 걸쳐 진행되었다.
면담 진행자는 사전에 마련한 기본 질문지를 바탕으로 초점집단을 이끌되, 참여자의 진술에 따라 추가 질문을 던지거나 보다 심화된 설명을 요청하는 반구조화(semi-structured) 형식을 유지하였다. 특정 참여자에게만 발언이 집중되지 않도록 발언 기회를 골고루 제공하고, 서로 다른 의견이 제시될 경우 상호 존중을 전제로 다양한 관점이 드러날 수 있도록 중재하였다.
모든 면담은 참여자의 동의를 얻어 음성 녹음을 하였으며, 연구자가 현장에서 주요 논점, 분위기 변화, 비언어적 반응 등을 간략히 메모하여 이후 분석 시 보조 자료로 활용하였다.
초점집단면담으로부터 수집된 1차 자료는 면담 전 과정에 대한 녹음 파일과 연구자의 현장 메모이다. 각 회기 종료 후, 녹음 자료는 1주 이내에 문자로 전사하여 한글 파일로 저장하였으며, 총 분량은 약 120쪽이었다. 전사는 연구자가 원본 녹음 파일을 반복 청취하며 내용을 대조하고 수정․보완하여 자료의 정확성을 확보하였다.
전사 과정에서는 참여자의 발화를 가능한 한 원형에 가깝게 옮기되, 의미를 해석하는 데 중요한 웃음, 긴 침묵, 감정적 억양 등은 괄호나 간단한 표기로 표시하였다. 전사본 완성 후에는 면담 진행자가 원 녹음과 전사본을 대조하여 누락이나 오기가 없는지 검토한 뒤, 분석용 자료로 확정하였다.
모든 자료에는 익명 코드를 부여하였다. 개인을 특정할 수 있는 이름, 소속 기관명 등은 삭제하거나 기호(예: 연구자-1, 교육전문직-A, 교사-B 등)로 대체하였으며, 연구팀 외에는 원자료에 접근할 수 없도록 보관 장치를 설정하였다.
자료 분석은 Strauss & Corbin(1998)이 제시한 근거이론적 접근을 참고하여, 개방코딩-축코딩-선택코딩의 절차를 순환적으로 적용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첫째, 개방코딩 단계에서 연구자들은 전사본을 줄 단위로 읽어가며, 장애학생 행동중재, 행동중재 전문교사의 역할과 양성, 현장 활용 방안과 관련된 의미 있는 발언을 중심으로 초기 코드를 부여하였다. 이때 참여자의 표현을 가능한 한 유지하면서도, 동일하거나 유사한 의미를 담은 진술을 묶어 코드를 정리하였다.
둘째, 축코딩 단계에서는 도출된 코드들 간의 유사성과 차이점을 비교․대조하면서 하위 범주를 구성하고, 하위 범주들을 묶어 보다 포괄적인 상위 범주로 통합하였다. 이 과정에서 범주의 속성과 차원을 검토하여, 행동중재 전문교사 교육적 요구를 설명하는 데 핵심적인 범주들을 중심으로 범주 간 관계(예: 선행 조건-맥락-전략-결과)를 정리하였다.
셋째, 선택코딩 단계에서는 앞서 도출된 범주들 가운데 연구의 초점과 가장 밀접하게 관련된 범주를 중심으로, 다른 범주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이야기 줄거리를 구성하였다. 이를 통해 장애학생 행동중재 전문교사의 필요성과 역할, 양성 방향, 현장 활용 체계에 대한 참여자 인식을 설명하는 핵심 주제를 정리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질적 연구 자료의 진실성을 확보하고자, 수집된 자료와 분석 결과의 신뢰성과 설득력을 확보하기 위한 여러 절차를 병행하였다.
우선, 연구자 삼각검증을 통해 해석의 편향을 최소화하고자 하였다. 전사본에 대한 1차 코딩은 두 명 이상의 연구자가 각각 독립적으로 수행하였으며, 이후 코드 목록과 범주 체계를 상호 비교․검토하였다. 코딩 기준이나 범주 설정에서 해석이 다르게 나타난 부분은 반복 논의를 거쳐 조정하였고, 합의에 이르기 어려운 경우에는 제3의 연구자가 참여하는 논의를 통해 분석 방향을 정교화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개별 연구자의 선입견이나 경험에 과도하게 의존한 해석을 지양하고, 자료에 더욱 충실한 범주 체계를 마련하고자 하였다.
다음으로, 자료와 해석의 적합성 검토를 위해 참여자 확인(member checking)에 따르는 절차를 활용하였다. 초점집단면담을 통해 도출된 핵심 범주와 주요 해석 내용을 요약하여 연구 참여자 3인에게 공유하고, 자기 경험과 진술이 왜곡 없이 반영되었다고 판단되는지, 추가로 보완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부분이 있는지에 대한 의견을 구하였다. 참여자들은 대체로 연구자의 분석 결과가 자신들의 진술과 맥락을 잘 반영하고 있다고 응답하였으나, 일부 범주명과 용어에 대해서는 수정 의견을 제시하였다. 예를 들어, 교사 집단 참여자(G)는 ‘컨설턴트’라는 용어가 학교 현장에서는 다소 권위적이거나 외부적인 느낌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하며, 동료성을 강조하는 ‘멘토’ 혹은 ‘협력자’로 수정할 것을 제안하였다. 연구진은 이러한 의견이 학교 현장의 맥락을 반영하는 데 타당하다고 판단하여, 해당 하위 범주명을 ‘수직적 컨설팅’에서 ‘현장 밀착형 멘토링 및 협력’으로 수정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연구자의 해석과 현장 전문가의 관점 간 간극을 줄이고 결과의 타당성을 높이고자 하였다.
또한, 연구 과정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수집․분석 전 과정을 문서화하였다. 참여자 선정 기준, 초점집단 구성 과정, 면담 가이드의 수정․보완 내역, 코딩과 범주화의 단계별 변화, 연구자 회의에서 논의된 쟁점과 합의 과정 등을 연구 노트와 회의록 형태로 기록하였다. 이를 통해 제3자가 연구 절차와 분석 과정을 추적할 수 있는 감사 가능성(audit trail)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아울러, 맥락을 고려한 풍부한 기술(thick description)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연구 결과를 제시할 때는 단순히 범주와 빈도를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참여자의 실제 발화를 적절히 인용하면서 발언이 등장한 맥락과 의미를 함께 제시하고자 하였다. 이를 통해 독자가 연구 결과를 자신의 맥락에 비추어 해석하고, 전이 가능성(transferability)을 판단할 수 있도록 하였다.
마지막으로, 연구자는 초점집단면담의 기획과 진행, 자료 해석 과정에서 자신의 전문적 배경과 경험이 분석에 미치는 영향을 인식하고자 노력하였다. 특수교육 및 행동중재 영역에 대한 사전 지식이 해석에 개입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선행연구의 개념틀을 참고하되 이를 자료에 기계적으로 적용하지 않고, 참여자의 진술에서 출발하여 개념을 구성하는 방향으로 분석을 진행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절차를 통해, 본 연구에서 도출된 장애학생 행동중재 전문교사의 교육적 요구가 자료에 근거한 해석으로서 타당성을 가질 수 있도록 진실성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Ⅲ. 연구 결과
본 연구는 특수교육 현장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초점집단면담 자료를 근거이론 방법으로 분석하였다. 자료 분석은 Strauss & Corbin(1998)이 제안한 절차에 따라 개방 코딩, 축 코딩, 선택 코딩 순으로 진행하였다.
개방코딩 단계에서 연구자는 4개 집단(교사 집단 2개, 교육전문직, 교수)의 전사 자료를 줄 단위로 반복적으로 읽으면서, 장애학생 행동중재의 현황과 어려움, 행동중재 전문교사의 필요성과 역할, 양성 교육과정 경험과 개선 요구, 배치 및 지원 체계에 관한 의미 있는 진술을 중심으로 개념을 도출하였다. 유사한 의미를 갖는 개념들은 비교․통합하여 하위범주로 묶었고, 다시 상위 수준의 의미를 기준으로 하위범주들을 통합하여 대범주를 형성하였다.
그 결과 도출된 범주 구조는 총 54개의 개념과 3개의 대범주, 8개의 하위범주로 정리되며, 구체적인 내용은 <표 3>과 같다.
개방코딩을 통해 도출된 범주들을 Strauss & Corbin(1998)의 패러다임 모형에 따라 재구조화한 결과, 장애학생 행동중재 전문교사 양성․운영에 대한 현장 전문가의 경험은 다음과 같은 인과적 조건, 맥락적 조건, 작용/상호작용 전략, 결과의 관계 속에서 이해될 수 있었다. 패러다임 모형은 <Figure 1>과 같다.
본 연구에서는 ‘장애학생 문제행동의 복합․중증화와 행동중재 요구의 증가’, ‘교사의 구조적 업무 과부하’, ‘기존 연수․자격 체계에 대한 한계 인식’이 인과적 조건으로 도출되었다.
연구 참여자들은 중도․중복장애 및 발달장애 학생이 증가하고, 공격성․자해․파괴 행동 등 고강도 문제행동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현실을 공통적으로 언급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개별 담임교사에게 행동중재 책임이 집중되면서, 교사들은 자신의 역량을 넘어서는 사례에 직면하고 있었다. 또한, 정규 수업, 행정업무, 학부모 상담, 각종 평가와 기록 업무, 생활지도와 함께 행동중재까지 담당해야 하는 구조에서, 교사들은 행동중재 계획 수립과 자료 분석, 팀 회의에 필요한 시간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진술하였다.
학교마다 행동 중재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교사 있고, 그 선생님의 수업 시수나 업무 그런 걸 조절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교사가 본인 수업을 하다가 학생에게 문제가 생겨서 그때 투입이 된다든지, 그렇게 되면 예방적 차원의 중재하기가 어렵거든요. (교사, F)
교사 집단의 참여자는 행동중재 전문교사로 지정되었음에도 ‘행정 업무와 수업이 그대로 유지된 상태에서 행동중재까지 맡게 되어, 계획을 세우고 자료를 정리할 시간 자체를 확보하기 어렵다’고 호소하였다. 이러한 구조적 업무 과부하는 행동중재 전문교사의 별도 양성 및 배치에 대한 요구를 촉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또한, 기존 행동중재 관련 연수와 자격 체계가 이론 중심으로 운영되거나, 운영 주체에 따라 시수와 내용, 평가 방식이 상이하여 전문성 수준을 공적으로 신뢰하기 어렵다는 인식도 인과적 조건으로 나타났다. 교사 집단의 참여자는 ‘연수를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받았지만 연수에 직접 투입이 될 때의 막막함’을 언급하면서 실제 학교 현장에서 기능적 행동평가와 행동중재계획을 독립적으로 수행하기에는 실습 경험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회상하였다. 일정 시간의 연수를 이수하였음에도 실제 학교 현장에서 기능적 행동평가와 행동중재계획을 독립적으로 수행하기 어렵다는 경험은, 역할과 양성․운영 방향을 보다 체계적으로 설계해야 한다는 요구를 강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또 다른 교사 집단의 참여자는 ‘이론 강의 간의 중복’을 언급하며, 이론 위주의 연수 구조와 지역․기관에 따라 상이한 교육 내용, 시수, 평가 방식에 대한 문제의식을 제기하였다. 이러한 경험은 행동중재 전문교사 양성과 운영 방향을 보다 체계적으로 설계해야 한다는 요구를 강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본 연구에서 도출된 맥락적 조건은 특수교육 정책과 시도교육청 단위 지원 체계, 학교 관리자 및 동료 교사의 인식, 학교 조직 문화 등으로 구성되었다.
먼저, 학교 조직의 특성과 문화는 행동중재 전문교사의 역할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정의되고 실행되는지에 큰 영향을 미쳤다. 특수학교인지 통합학교 특수학급인지, 학교급과 규모가 어떠한지, 이미 학교 내에 PBS나 행동지원팀이 구축되어 있는지 등에 따라 행동중재 전문교사의 실제 업무는 ’학교 차원의 행동지원 코디네이터‘에서 ’특정 학생의 개별 지도 담당자‘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른 양상으로 나타났다. ’매일 각 반 생활 교육에 어려움이 있는 학생,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에 대해서 파악하면서 멘토 교사 역할을 하는‘ 반면, PBS나 행동지원팀이 충분히 구축되지 않은 학교에서는, 행동중재 전문교사가 특정 학생의 1:1 지도나 긴급한 문제행동 대응에 한정되는 양상이 보고되기도 하였다.
다음으로, 학교 관리자와 동료 교사, 보호자의 인식은 행동중재 전문교사의 업무 범위와 책임, 권한을 규정하는 중요한 배경이 되었다. 일부 참여자들은 행동중재 지원을 ‘학생을 대신 봐주는 서비스’로 이해하는 인식이 여전히 존재함을 지적하였다.
그래서 제가 일단 들어가서 ‘선생님, 이 아이가 언제, 어떤 상황에서 행동을 보였는지 한번 적어주시겠어요?’, ‘하루에 몇 번 이런 행동을 하는지 표시해 주시겠어요?’ 이렇게 말씀을 드리면, 그 학급 선생님들 처지에서는 그게 일거리가 되는 거예요. 그래서 되게 난감해하시더라고요. ‘내 일거리 하나 더 늘었네’, ‘그냥 선생님이 다 해주시는 거 아니에요?’ 이런 식으로요. 심지어 어떤 선생님은 저보다 교직 경력이 많으신 분이셨는데, 제가 가면 그냥 교실을 비우시고는 ‘선생님, 부탁해요’ 하고 나가시더라고요. (교사, G)
이와 달리 일부 학교에서는 행동중재 전문교사를 수업․환경 조정을 함께 논의하는 동료 전문가로 인식하며, 팀 기반 의사결정을 통해 역할을 분담하고 책임을 나누는 사례도 보고되었다.
또한, 교육청 및 지역 단위의 자원과 정책 환경 또한 맥락적 조건으로 작용하였다. 일부 지역에서는 행동지원 거점센터, 행동중재 전문가단, 특수교육지원센터 등을 중심으로 행동중재 관련 연수와 컨설팅, 슈퍼비전 체계가 비교적 잘 구축된 반면, 다른 지역에서는 기본적인 연수 이수와 전문가 지정만 이루어지고 구체적인 역할 설계와 지원 체계 구축은 개별 학교의 재량에 맡겨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처럼 제한된 인력과 자원 속에서 심각한 사례 위주로 지원이 이루어지는 현실(교육전문직 D)에서, 정책 문서상으로는 행동중재 및 행동중재 전문교사 제도가 제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기준과 절차, 배치․운영 방안이 충분히 제시되지 않은 점도 이러한 맥락을 구성하는 요인으로 드러났다.
지역 교육청에서 올라오는 문제 행동 중재 의뢰를 받아서 선별하는 절차를 거치는데, 가장 힘든 아이들 중심으로 선별해서 중재를 하게 될 수밖에 없어요. (교육전문직, C)
교육청과 현장 교사 간에는 역할 기대치와 실행 가능성 사이에 인식 차이가 존재합니다. 교육청은 재정적 지원과 양성 투자를 기반으로 적극적인 역할 수행을 기대하고 있으나, 현장 교사들은 역할이 명확히 규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업무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고, 일부는 자신의 역량이 아직 부족하다고 인식하기도 합니다. (교육전문직, D)
이처럼 인과적 조건이 행동중재 전문교사의 역할 및 양성․운영 방향에 대한 요구를 촉발하였다면, 학교․지역․정책 수준의 맥락적 조건은 동일한 요구가 학교마다, 지역마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표출되고 실행되도록 만드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본 연구의 중심 현상은 “학교 기반 장애학생 행동중재를 책임지는 전문 인력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행동중재 전문교사의 역할과 양성․운영 방향이 충분히 구체화되지 못해 현장에서 혼선과 부담이 발생하는 경험”으로 나타났다.
연구 참여자들은 장애학생의 복합․중증 문제행동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학교 내에서 행동중재를 전담하거나 주도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공통적으로 동의하였다. 그러나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행동중재 전문교사의 직무 범위와 권한, 배치 기준, 업무 보호 장치, 양성 교육과정의 구조가 충분히 설계되지 않은 상태에서 제도가 부분적으로 도입되거나 논의되고 있어, 기대와 현실 사이의 간극을 경험하고 있었다.
행동중재 전문교사는 학교에서 꼭 필요한 역할로 인식되지만, 제도적․조직적 설계가 미완성인 상태에서 기존 업무 위에 덧붙여진 형태로 운영되면서, 전문성을 발휘할 여건이 충분히 보장되지 않는다는 경험이 중심 현상으로 드러났다.
연구자 및 교육전문직 집단은 이러한 혼선을 보다 구조적인 수준에서 설명하였다. 행동중재 전문교사에게 현재 제일 시급한 것은 역할과 직무를 규정해 주는 것임을 강조하면서, 양성과정과 자격은 논의되고 있으나 ‘현장에서 어떤 업무를 어느 정도 비중으로 담당해야 하는지에 대한 공통된 기준이 부족하다’라고 지적하였다(교육전문직, D). 이는 행동중재 전문교사 제도가 단순히 연수 이수나 자격 부여 수준에서 머무를 것이 아니라, 학교 조직 안에서의 위치, 직무, 권한, 지원 체계까지 포함하는 ‘역할․양성․운영의 통합 설계’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반영한다.
따라서 본 연구의 중심 현상은, 장애학생 행동중재 전문교사에 대한 현장의 필요성과 기대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역할 규정과 학교 맥락에 맞는 양성․운영 체계가 충분히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를 어떻게 구체화하고 체계화할 것인지에 대한 현장 전문가들의 고민과 요구로 요약될 수 있다. 이 중심 현상은 이후에 제시되는 인과적 조건, 맥락적 조건, 중재적 조건, 작용/상호작용 전략, 결과를 관통하는 축으로 작용하며, 세 대범주(행동중재 전문교사의 필요성과 역할 정립, 양성과정의 교육과정 및 자격 체계 구축, 행동중재의 효과성과 전문성 강화를 위한 포괄적 체계 구축)를 통합하는 핵심적인 의미 구조를 형성한다.
분석 결과, 행동중재 전문교사 개인의 역량 수준, 지역 간 연수 인프라와 슈퍼비전 체계의 질, 학교 및 교육지원청의 인력․예산 지원 수준, 민간 자격 및 기존 경력의 활용 방식 등이 주요 중재적 조건으로 드러났다.
연구 참여자들은 특히 현재의 양성과정이 일정 시간의 강의식 연수에 치우쳐 있어, 실제 학교 현장에서 FBA와 BIP를 수행할 때 ‘임상이 부족하다’는 경험을 공통으로 보고하였다. 한 교사는 “270시간 연수받았지만 막상 중재를 나가려고 하니 임상이 부족해서 추가로 임상을 요청했다”라고 진술하였고(교사, G), 3개 집단 모두 실습․코칭 시간을 의무화하고, 일정 시간 이상의 슈퍼비전 경험을 양성 요건에 포함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하였다.
이처럼 전문성 유지와 심화에 필요한 구조적 장치의 부재는, 이후에 제시된 작용/상호작용 전략이 실제로 실행될 수 있는지를 좌우하는 중재적 조건으로 기능하였다.
작용/상호작용 전략은 중심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현장 전문가들이 제안한 실천 방향으로서, 본 연구에서 도출된 주요 전략은 ① 학교 기반 교육적 중재 전문가로서 행동중재 전문교사의 역할 재정립, ② 이론-실습-슈퍼비전 연계형 양성 교육과정 구축, ③ 행동중재의 효과성과 전문성 강화를 위한 포괄적 체계 구축으로 나타났다.
먼저, ‘행동중재 전문교사의 필요성과 역할 정립’이다. 행동중재 전문교사를 학교 기반 교육적 중재 전문가로 재정의하고, 직무․권한․책임을 명확히 하며, 배치 및 운영 기준을 제도화하려는 전략을 포함한다. 연구 참여자들은 행동중재 전문교사가 특정 학생의 문제행동을 대신 해결해 주는 인력이 아니라, 기능적 행동평가와 행동중재계획 수립, 교수적 수정과 환경 조정 자문, 교사․보호자․외부 전문가와의 협력 조정을 수행하는 학교 기반 행동중재의 설계자이자 코디네이터가 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교육전문직의 참여자는 다음과 같이 직무 재규정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행동중재 전문교사에게 현재 제일 시급한 것은 역할과 직무를 규정해 주는 것입니다. 그 역할과 직무가 공식화되어 있지 않아서 교사의 재량에 따라 행동중재 지원의 범위나 내용이 달라요. 먼저 기관을 방문해서 행동중재가 필요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행동중재계획을 수립하고, 수업 자료 개발에 대한 자문을 제공하고, 현장 교사에 대한 멘토링 역할까지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전문직, E)
또 다른 연구자는 팀 기반 협력 조정 기능을 핵심 직무로 언급하였다.
배치와 운영 방식에 관한 전략도 제시되었다. 참여자들은 학교에 상주하는 전담형 모델과 특수교육지원센터를 거점으로 여러 학교를 지원하는 순회형 모델, 학교 규모와 여건에 따른 혼합형 모델 등 다양한 배치 유형을 논의하였으며, 어떤 형태이든 수업 시수 조정과 행정업무 경감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하였다.
“저는 학교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외부 전문가보다는 그 학교 안에 있는 교사들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학교 현장에는 해당 학교 상황을 잘 아는 행동중재 전문가가 당연히 배치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행동중재 전문가로 선정된 선생님들은 수업까지 병행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해요.” (교사, J)
“학교마다 행동 중재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전문교사가 있고, 그 선생님의 수업 시수나 업무 그런 걸 조절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 그렇게 되면 예방적 차원의 중재하기가 어렵거든요.” (교사, F)
다음으로, ‘양성과정의 교육과정 및 자격 체계 구축’이다. 이론-실습-슈퍼비전이 유기적으로 연계된 교육과정 설계, 교육내용과 운영 방식의 표준화와 내실화, 학교 교육과정과 연계된 행동중재 실천 모형 구축 등 현장 실행력을 강화하기 위한 양성․자격 체계 재구조화 전략을 담고 있다. 연구 참여자들은 기존 연수가 이론 중심에 머무르는 한계를 지적하며, 실제 학생 사례를 기반으로 한 실습과 사후 슈퍼비전이 행동중재 전문성을 높이는 핵심 요소라고 인식하였다. 실습과 피드백 과정을 통해서야 비로소 중재에 대한 ‘확신’이 생긴다고 진술하며, 사례 기반 실습과 사후 코칭 체계를 요구하였다. 동시에 행동중재 전문교사 양성과정이 개별 학생의 문제행동 감소를 넘어, 개별화교육계획과 국가 교육과정과의 연계를 전제로 한 교수적 접근을 포함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이론 교육만으로는 현장에서 행동중재를 실행하기에 부족합니다. 실습하면서 중재에 대해 확신이 조금씩 생기더라구요. 특히 슈퍼바이저가 실제 사례를 가지고 지도해 주는 과정이 가장 도움이 되었습니다.” (교사, F)
“연수가 이론 중심으로 끝나고 난 이후에는 현장에서 적용하기가 어렵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실습은 반드시 포함되는 것이 중요하고, 사례 기반의 연수와 사후 슈퍼비전 체계가 필요합니다.” (교육전문직, D)
지정된 슈퍼바이저를 통해서 실습받았는데요. 직접 학교 현장으로 오셔서 제가 중재하는 환경에서 슈퍼비전을 받았습니다. 실제 학교 환경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환경적 요인에 대해 직접적이고 세밀한 코칭이 이루어져서 학교 중재에서의 이론적인 부분을 터득하는 데 상당히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교사, J)
저의 경우에는 각자 사례를 가지고 일주일 동안 중재를 하고 한 번씩 만나서 그 사례 공유했습니다. 매주 집중적으로 60시간 동안 서로의 중재와 진행 상황을 공유할 수 있어서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교사, H)
연구자 집단은 교육과정에 “기능적 행동평가(FBA)와 행동중재계획(BIP)을 중심으로 한 교육과정 내용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라고 언급하였으며, “최근에는 일반 학교 현장에서도 긍정적 행동지원(PBS)에 기반한 위기 행동 관리에 관심이 많아지고 있어, 이러한 대응 전략 역시 교육과정에 포함되면 학생 생활 지도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였다(연구자, A)
마지막으로, ‘행동중재의 효과성과 전문성 강화를 위한 포괄적 체계 구축’이다. 내․외부 협력 체계와 전문가 네트워크, 데이터 기반 성과 관리․평가 체계, 국가 수준 자격․인증 및 보수교육 체계 도입과 같은 다층적 지원 구조를 마련하려는 전략으로 구성된다.
참여자들은 행동중재가 개별 교사의 헌신에 의존하는 구조에서는 지속성과 효과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보고, 학교 내부의 행동지원팀과 관리자․부모 협력 구조, 교육청․지원센터․전문기관과의 연계 네트워크를 구축할 필요성을 제기하였다. 더불어 행동중재 목표, 중재 과정, 결과를 표준화된 양식으로 기록․관리하여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지역별․기관별로 상이한 양성과정 및 민간 자격 중심 체계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국가 수준의 표준화된 자격․인증 및 보수교육 체계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하였다.
이와 같은 작용/상호작용 전략이 실행될 경우, 연구 참여자들은 여러 수준에서의 변화를 기대하고 있었다. 개인 수준에서는 행동중재 전문교사가 학교 내에서 공식적인 직무와 권한을 갖춘 교육적 중재 전문가로 자리매김함으로써, 행동중재에 대한 자기 효능감과 직무 만족도가 향상될 것으로 예상하였다. 학생 수준에서는 기능적 평가에 근거한 계획적 중재와 예방적․교육적 접근이 강화되면서, 문제행동 빈도 감소와 대체행동 및 사회적 기술 향상이 가능할 것으로 보았다. 학교․제도 수준에서는 학교 차원의 행동지원 체계가 안정적으로 구축되고, 교육과정 기반 행동중재가 일상적인 교육활동으로 정착되며, 국가 수준의 자격․인증 및 보수교육 체계를 통해 행동중재 전문교사의 전문성이 장기적으로 유지․관리되는 구조가 형성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였다.
선택코딩 단계에서는 앞서 도출된 범주들을 하나의 이야기 줄거리(storyline)로 통합하여, 장애학생 행동중재 전문교사 제도가 어떠한 과정을 거쳐 정착될 수 있는지를 설명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에서 도출된 핵심범주는 “학교 기반 행동중재 전문체계 정착을 위한 행동중재 전문교사의 역할 및 양성 체계 재구조화” 로 명명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 도출된 중심 현상은, 앞서 축코딩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특수교육 현장에서 요구되는 장애학생 행동중재 전문교사의 역할과 양성․운영 방향이 충분히 구체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학교 맥락에 적합한 행동중재 전문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현장 전문가들의 요구”였다. 이 중심 현상을 가장 포괄적으로 설명하면서, 동시에 3개의 대범주와 8개의 하위범주를 통합하는 개념으로서 핵심범주를 도출하였으며, 핵심범주는 특수교육 현장 기반 장애학생 행동중재 전문 체계 구축을 위한 행동중재 전문교사의 역할 및 양성․운영의 통합적 구체화이다.
이 핵심범주는, 행동중재 전문교사에 대한 필요성과 기대가 높아진 상황에서, 단순히 새로운 자격이나 직위를 부여하는 수준을 넘어, 학교 현장을 기반으로 장애학생 행동중재를 어떻게 조직하고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통합적인 설계 작업이 필요하다는 현장 전문가들의 인식을 반영한다. 다시 말해, 행동중재 전문교사 제도는 단독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역할 정의-양성 교육과정 및 자격 체계-학교 및 지역 수준의 지원 구조가 서로 맞물려 돌아가는 ‘행동중재 전문체계’의 일부로 이해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참여자들은 현재의 상황을 “행동중재 전문교사가 필요하다는 데에는 모두 동의하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는지, 어떤 준비를 거쳐야 하는지, 학교 안에서 어떻게 자리 잡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합의된 그림이 없다”는 점에서 공통적인 문제의식을 보였다. 한 교육전문직 참여자는 “현장에서 어떤 업무를 어느 정도 비중으로 담당해야 하는지에 대한 공통된 기준이 부족하다”고 언급하며, 역할․양성․운영이 분절적으로 논의되는 현실을 지적하였다. 또 다른 교사 참여자는 “행동중재 전문교사로 지정이 됐지만, 수업과 행정은 그대로 있고 그 위에 행동중재가 하나 더 얹어진 느낌”이라고 표현하며, 체계적인 설계 없이 개인의 헌신에 기대고 있는 구조적 한계를 드러냈다. 이러한 진술을 종합하면, 행동중재 전문교사 제도가 현장에서 실질적인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1)무엇을 하는 전문가인지에 대한 역할 정립, (2)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양성․자격 체계, (3)학교와 지역, 국가 차원의 포괄적 지원 구조가 상호 연계된 하나의 전문체계로 재구성되어야 한다는 요구가 핵심범주로 수렴된다고 볼 수 있다.
핵심범주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 줄거리는, 특수교육 현장에서 장애학생 행동중재 전문교사가 어떤 과정을 통해 요구되었고, 현재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재구조화되어야 하는지를 시간적․논리적 흐름 속에서 설명해 준다.
첫째, 이야기의 출발점에는 장애학생 문제행동의 복합․중증화와 행동중재 요구의 증가, 교사의 구조적 업무 과부하, 기존 연수․자격 체계에 대한 한계가 자리한다. 중도․중복장애 및 발달장애 학생의 비율이 높아지고, 자해․공격․수업 방해와 같은 고강도 문제행동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상황에서, 개별 담임교사가 수업과 행정, 생활지도를 모두 책임지는 구조는 더 이상 지속할 수 있지 않다는 인식이 형성되었다. 일부 참여자들은 “문제행동이 이미 너무 심각해진 뒤에야 지원 의뢰가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라고 진술하며, 현장의 어려움이 임계점에 도달한 이후에야 대응이 이루어지는 현실을 지적하였다. 이러한 조건은, 행동중재를 전담하거나 주도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이 학교에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게 했다.
둘째, 이러한 요구 속에서 행동중재 전문교사 양성과정 체계와 제도에 관한 논의가 시작되었으나, 그 방향이 충분히 구체화되지 않은 채 도입․운영되고 있는 현실이 나타난다.
셋째, 이러한 혼선 속에서 현장 전문가들은 행동중재 전문교사의 역할과 양성․운영 방향을 통합적으로 재구조화하려는 전략을 제안한다. 첫 번째 대범주인 ‘행동중재 전문교사의 필요성과 역할 정립’은, 행동중재 전문교사를 특정 학생의 문제행동을 대신 해결하는 사람이 아니라, 기능적 행동평가와 행동중재계획 수립, 교수적 수정․환경 조정, 교사․보호자․외부 전문가와의 협력 조정 등 학교 기반 행동중재를 설계․조정하는 교육적 전문가로 자리매김하려는 시도를 반영한다. 이와 함께 학교 규모와 특성을 고려한 배치 기준과 수업․업무 조정 원칙을 제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는, 단순한 “직무 추가”가 아닌 조직 차원의 역할 재설계를 지향한다.
두 번째 대범주인 ‘양성과정의 교육과정 및 자격 체계 구축’은, 행동중재 전문교사가 이러한 역할을 실제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실천 중심 양성․자격 체계를 구성하려는 전략으로 이해할 수 있다. 참여자들은 이론 위주의 연수가 현장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경험을 공유하면서, 기능적 행동분석(FBA), 행동중재계획(BIP), 긍정적 행동지원(PBS), 교수적 수정, 위기 행동 관리 등 핵심 역량을 중심으로 이론-실습-슈퍼비전이 연속선상에서 제공되는 교육과정과, 이를 기반으로 한 자격․인증 체계를 요구하였다. 동시에 행동중재를 개별 학생의 문제행동 감소에만 한정하지 않고, 교육과정과 개별화교육계획에 통합된 교수적 접근으로 확장해야 한다는 인식은, 행동중재 전문교사의 양성이 학교 교육과정 기반 행동중재를 전제로 이루어져야 함을 시사한다.
세 번째 대범주인 ‘행동중재의 효과성과 전문성 강화를 위한 포괄적 체계 구축’은, 행동중재 전문교사의 역할과 양성․자격 체계가 실제로 작동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학교․지역․국가 수준의 다층적 지원 구조를 마련하려는 전략을 담고 있다. 학교 내부의 행동지원팀, 관리자․보호자와의 협력 구조, 교육지원청․특수교육지원센터․전문기관과의 연계 네트워크, 행동중재 성과를 데이터로 관리․평가하는 체계, 국가 수준 자격․인증 및 보수교육 체계 등이 그 내용이다. 이는 행동중재 전문교사의 역할 수행을 개인의 역량과 헌신에만 의존하지 않고, 제도적․조직적 구조 속에서 지지하려는 방향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전략들이 일정 부분 실행될 경우, 이야기 줄거리는 학교 기반 행동중재 전문체계의 구축과 정착이라는 전망으로 이어진다. 행동중재 전문교사가 학교 내에서 공식적인 직무와 권한을 갖춘 교육적 중재 전문가로 자리매김하고, 학교 차원의 행동지원 체계가 내실화되며, 교육과정 기반 행동중재가 일상적인 교육활동으로 정착된다면, 장애학생의 문제행동 감소와 대체행동․사회적 기술 향상, 교사의 행동중재 효능감과 직무 만족도 향상, 학교 조직의 심리적 안정감 증진 등 다양한 수준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기대된다.
본 연구의 선택코딩 결과는 장애학생 행동중재 전문교사에 대한 현장 전문가들의 경험과 요구를, “특수교육 현장 기반 행동중재 전문체계 구축을 위한 역할 및 양성․운영의 통합적 구체화”라는 핵심범주와, 이를 둘러싼 인과적․맥락적․중재적 조건, 작용/상호작용 전략, 결과의 이야기 줄거리로 구조화하였다. 이는 향후 장애학생 행동중재 전문교사 제도와 관련 정책을 설계할 때, 역할 규정과 양성․자격 체계, 학교․지역․국가 수준의 지원 구조를 분리된 요소로 다루기보다, 하나의 통합된 전문체계로서 기획해야 함을 시사한다.
Ⅳ. 논의
본 연구는 장애학생 행동중재 전문교사 양성 정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현시점에서, 학교 현장과 특수교육 지원 체계 안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문가들의 경험과 인식을 통해 행동중재 전문교사의 교육적 요구를 탐색하고자 하였다. 초점집단면담을 통해 도출된 세 범주, 즉 장애학생 행동중재 전문교사의 필요성과 역할 정립, 양성과정의 교육과정 및 자격 체계 구축, 행동중재의 효과성과 전문성 강화를 위한 포괄적 체계 구축이라는 결과는, 지금까지 제도․정책 차원에서 비교적 추상적으로 논의되어 온 행동중재 전문교사 개념을 학교 맥락에서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본 연구의 결과는 행동중재 전문교사 개인의 역량 강화뿐만 아니라, 실행 과학(Implementation Science)의 관점에서 학교 조직이 이들을 받아들이고 지속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필수적임을 시사한다. 증거 기반 실제(EBP)의 성공은 ‘효과적인 중재, 효과적인 실행, 상황 활성화’라는 성공 공식을 따르며, 이 중 하나라도 결여되면 성과는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Fixsen et al., 2013; Park, 2023).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실행 과학적 프레임워크와 연구 결과를 결합하여 행동중재 전문교사 제도의 지향점과 함의를 논의하고자 한다.
우선, 연구 결과는 행동중재 전문교사가 어떠한 정체성을 지닌 전문가로 자리매김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선행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 참여자들은 공통적으로 행동중재 전문교사를 임상적 치료사 또는 민간 행동전문가와 동일선상에 두기보다는, 학교 교육과정과 생활지도라는 특수한 맥락 속에서 기능하는 “학교 기반(school-based) 교육적 중재 전문가”로 이해할 것을 제안하였다. 이는 행동중재를 단순히 도전적 행동의 감소에 초점을 맞춘 기술적 개입으로 보기보다, 학생의 수업 참여와 교육과정 접근을 촉진하고 삶의 질을 향상하는 교육적 실천으로 간주하는 관점과 맞닿아 있다(Bambara et al., 2012; Park, 2022).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행동중재 전문교사는 개별 학생의 행동을 대신 관리하는 “대리 수행자”라기보다는, 행위의 기능적 이해를 바탕으로 교수․환경․관계 맥락을 재구성해 나가는 촉진자의 위치에 놓일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하여, 본 연구에서 드러난 역할 혼선은 행동중재 전문교사의 핵심 직무를 보다 구체적으로 구조화할 필요성을 보여준다. 일부 학교에서는 행동중재 전문교사가 문제행동 학생을 전담하여 지도하는 역할로 이해되는 반면, 다른 학교에서는 기존 수업과 행정업무에 더해 각종 행동 관련 업무를 추가로 부담하는 인력으로 인식되는 등, 하나의 명칭 아래 매우 이질적인 역할 기대가 공존하고 있었다. 이는 행동중재 전문교사를 단순한 “특수교사의 한 유형”이 아니라, 학교 차원의 행동지원 시스템과 개별 학생 중재를 연결하는 매개자이자 조정자로 위치 지우는 작업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미국의 긍정적 행동중재와 지원(PBIS) 모델에서 학교 내 코치나 행동 전문가가 개별 중재뿐 아니라 학교 수준의 규범․절차 정립과 교사 멘토링을 동시에 수행한다는 점(Sugai & Horner, 2006)은, 우리 맥락에서 행동중재 전문교사가 “수업 내 실행자”와 “동료 교사 지원자(consultant/coach)”라는 이중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직무를 재구성할 필요성을 시사하는 사례로 볼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역할 정립이 실제 학교 맥락에서 구현되기 위해서는 직무의 내용뿐 아니라 권한과 책임, 보호 장치가 함께 논의될 필요가 있다. 연구 참여자들은 행동중재 전문교사가 중재 과정에서 일정 수준의 의사결정 권한을 갖되,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이 개별 교사에게 과도하게 전가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우려와 함께 언급하였다. 최근 특수교육 현장에서의 아동학대 의혹 제기와 교권 침해 사례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교사들은 도전적 행동에 대한 적극적 개입과 법적․사회적 위험 사이에서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맥락을 고려하면, 행동중재 전문교사가 수행하는 평가와 중재계획이 학교 차원의 공식 문서와 절차 안에서 인정되고, 관리자․동료 교사․보호자와의 합의를 바탕으로 공유된 책임 구조 속에서 실행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이 모색될 필요가 있다. 이는 행동중재 전문교사가 “전문직 역할 수행자”이면서 동시에 조직의 일원으로서 보호받을 권리를 함께 보장받아야 함을 시사한다.
행동중재 전문교사의 정체성이 학교 기반 교육적 중재 전문가로 정립된다고 할 때, 이를 실질적으로 뒷받침할 양성과정의 구조와 내용은 기존의 이론 중심 연수 방식과는 다른 양상을 필요로 한다고 볼 수 있다. 본 연구에서 참여자들은 일정 시수의 강의식 연수를 이수한 후에도, 실제 학교 현장에서 기능적 행동평가(FBA)를 실시하고 행동중재계획(BIP)을 수립․실행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다고 진술하였다. 이러한 현장의 목소리는 최근 학교 현장의 기능적 행동평가(FBA)와 행동중재계획(BIP)를 분석한 연구 결과와도 궤를 같이한다. Iovannone, et al.(2024)은 학교에서 작성된 기능적 행동평가(FBA)와 행동중재계획(BIP)의 기술적 적절성(technical adequacy)을 평가한 결과, 표적 행동 정의와 같은 기초적인 평가 기술은 다소 개선되었으나, 실제 중재를 계획하고 실행 여부를 점검하는 BIP의 질적 수준은 여전히 미흡함을 확인하였다. 이는 응용행동분석(ABA)에 기반한 기술이 명시적 지식의 습득만으로는 충분히 체화되기 어렵고, 복잡한 교실 상황 속에서 맥락에 맞게 변형․적용하는 암묵적 지식과 실천적 판단이 함께 요구되는 영역임을 시사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행동중재 전문교사 양성과정은 ‘이론-실습-슈퍼비전’이 순환적으로 연결된 실천 중심 구조로 재편될 필요성이 제기된다. 성인 학습과 교사 연수 연구에서는 사례 기반 학습과 코칭, 현장 적용 과제가 실제적 지식과 기술의 내면화에 효과적이라는 점이 반복적으로 보고되어 왔다(Brock et al., 2017; Joyce & Showers, 2002). 본 연구의 참여자들도 자신의 학급 학생을 대상으로 설계․실행한 중재를 기반으로 피드백을 받는 경험이 단순 강의식 연수보다 훨씬 큰 학습 효과를 제공하였다고 회고하였다. 이는 양성과정에서 일정 비율 이상의 시간을 실제 학생 사례를 중심으로 한 적용 과제, 현장 관찰, 슈퍼비전과 같은 실습 활동에 배정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예를 들어, 특정 모듈에서 기능적 행동평가(FBA)와 행동중재계획(BIP)의 기본 개념을 학습한 후, 연수생이 직접 행동 관찰․기능 분석․가설 설정․중재 설계․자료 수집을 수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슈퍼바이저 및 동료와 함께 사례를 분석하는 구조가 하나의 예가 될 수 있다.
연수의 전달 방식과 관련해서도, 면담 결과는 대면과 비대면 방식의 혼합 운영이 일정 수준의 효율성을 지닐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론 내용은 원격 강의를 통해 반복적으로 학습함으로써 시간․공간적 제약을 완화할 수 있고, 이는 특히 지방․도서 지역 교사의 연수 참여 기회 확대에 기여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실제 수업 장면을 분석하고 교사의 상호작용이나 환경 조정 방식을 세밀하게 다루는 코칭과 슈퍼비전은 여전히 대면 중심 또는 학교 현장 방문을 통한 지원이 요구되는 부분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행동중재 전문교사 양성과정의 설계에서는 온라인 강의, 실시간 원격 협의, 대면 실습, 학교 방문 슈퍼비전을 적절히 조합하는 블렌디드 러닝 모형이 검토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비대면 코칭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수업 녹화 영상, 표준화된 관찰 도구, 데이터 공유 플랫폼 등의 기반이 함께 마련되면 더욱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러한 실천 중심 양성 체계가 현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국내 슈퍼비전 전문 인력의 공급 부족이라는 구조적 한계(중재적 조건)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현재 국내 특수교육 및 행동중재 분야에서 임상적 슈퍼비전을 제공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전문가(예: BCBA급 또는 관련 박사 학위 소지자 등)는 현장의 수요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이러한 인적 인프라의 제약 속에서 모든 연수생에게 전문가의 직접적인 1:1 대면 슈퍼비전을 제공하는 것은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초기 정착 단계에서는 전문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과도기적 대안이 함께 모색되어야 한다. 실행 과학 및 행동분석 연구들에서 효과성이 입증된 동료 코칭(Peer Coaching) 모델을 도입하여, 숙련된 교사가 초임 전문교사를 지원하거나 동료 간 상호 피드백을 제공하는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전문가 슈퍼비전의 공백을 보완할 수 있다(Joyce & Showers, 2002). 또한, 시․공간적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원격 기술을 활용한 슈퍼비전(Tele-supervision)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Ferguson, Craig, & Dounavi, 2019), 이를 위한 보안 프로토콜과 윤리적 가이드 라인을 마련한다면 제한된 전문가 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지역 간 격차를 해소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교육 내용의 측면에서도 행동중재 전문교사 양성과정은 기존의 문제행동 감소 중심 접근을 넘어, 개별화교육계획(IEP)과 국가 교육과정과의 연계를 전제로 한 교수적 접근을 핵심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는 점이 연구 결과에서 강조되었다. 참여자들은 행동중재 목표가 별도의 치료 시간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수업 및 생활지도 시간 안에서 자연스럽게 구현될 때 비로소 교육적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이는 행동중재를 ‘치료(therapy)’가 아닌 ‘교수(instruction)’의 관점에서 재구성해야 한다는 함의를 지닌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전문교사 양성과정의 교육 내용에는 교수적 수정, 보편적 학습 설계(UDL), 학급 차원의 예방적 전략 등 교수 설계와 관련된 요소들이 더욱 비중 있게 포함될 필요가 있다. 예컨대, 학생의 감각․인지․의사소통 특성을 고려하여 과제 난이도, 제시 방법, 반응 양식을 조정하는 교수적 수정 전략은 도전적 행동의 빈도를 완화하는 동시에 학습 참여를 촉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또한, 교실 규칙의 명료화, 시각적 구조화, 강화 체계 설계, 또래 지원 활용 등 보편적 차원의 예방 전략은 개별 중재에 앞서 학급 전체의 긍정적 행동 문화를 조성하는 기반으로 기능할 수 있다. 이러한 내용은 이미 PBIS 및 UDL 관련 연구에서 강조되어 온 바 있으며, 행동중재 전문교사 양성과정에서 이를 체계적으로 다루는 것은 학교 기반 행동지원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특수교육 현장에서 제기된 교권 침해와 장애학생 인권 침해 논의는 행동중재를 둘러싼 윤리적․법적 쟁점에 대한 교육의 필요성도 함께 제기한다. 연구 참여자들은 위기 행동 대응 상황에서 학생의 안전과 교사의 안전, 법적 책임과 교육적 판단 사이에서 상당한 긴장을 경험하고 있음을 언급하였다. 이러한 맥락에서 행동중재 전문교사 양성과정은 물리적 제한, 안전 확보를 위한 개입, 보호자와의 소통 및 동의 과정, 기록․보고 절차 등과 관련된 법․제도적 기준과 더불어, 윤리적 의사결정 모형과 사례 분석을 포함할 필요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행동중재 전문교사가 위기 상황에서 단순히 기법을 적용하는 수준을 넘어, 학생과 교사 모두의 권리를 고려한 균형 잡힌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교육적 장치로 기능할 수 있다.
행동중재 전문교사 제도가 교육 현장에 지속 가능하게 안착하기 위해서는 개별 교사 수준의 역량 강화를 넘어, 학교․교육청․국가 차원의 다층적이고 유기적인 지원 체계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점이 본 연구 결과 및 선행 연구들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되었다(Park, 2023). 연구 참여자들은 행동중재의 효과가 행동중재 전문교사 개인의 전문성만으로 좌우되기보다는, 학교 관리자, 동료 교사, 보호자와의 인식 공유와 협력 정도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학교 관리자의 경우 행동중재의 중요성과 법․제도적 기반에 대한 이해 수준에 따라, 수업 시수 조정, 중재를 위한 시간 확보, 협의회 운영과 같은 조직 지원의 정도가 달라지는 것으로 제시되었다. 이는 행동중재 전문교사를 양성하는 것과 더불어, 관리자와 일반교사를 대상으로 한 행동중재 관련 연수, 학교 차원의 공통 절차와 의사소통 체계 구축이 함께 고려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학부모와의 관계 역시 행동중재 실행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드러났다. 일부 참여자들은 교사와 학부모 간 신뢰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재가 오해되거나 갈등으로 확산할 가능성을 우려하였으며, 특히 위기 행동 대응과 관련하여 교사의 개입이 아동학대로 오인될 수 있는 위험을 언급하였다. 이에 비추어 볼 때, 행동중재 전문교사 제도는 보호자 교육, 정보 제공, 협의 절차 등을 포함하는 가정-학교 간 연계 전략과 결합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행동중재 계획 수립 과정에서 보호자를 적극적으로 참여시키고, 중재의 목적․방법․기대 효과를 투명하게 공유하는 구조는 오해의 소지를 줄이는 동시에, 가정과 학교의 일관된 지원을 가능하게 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
전문가 네트워크와 학습공동체에 대한 요구 또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참여자들은 행동중재 전문교사로서의 역할 수행 과정에서 동료 전문가와 정기적으로 사례를 공유하고 상호 피드백을 주고받는 경험이 현장의 어려움을 완화하고 전문성을 유지․발전시키는 데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이는 행동중재 전문교사가 일회성 연수 수료자에 머무르기보다, 지속적인 전문성 개발(continuous professional development)의 주체로서 지역․학교 간 네트워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체계가 갖추어질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시도교육청 단위의 행동중재지원단, 권역별 학습공동체, 온라인 커뮤니티 등 다양한 형태의 전문가 네트워크는 우수 사례 확산과 상호 자문, 정서적 지지도 제공하는 장으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다(Jang & Jeon, 2024).
마지막으로, 연구 결과는 지역별․기관별로 상이하게 운영되고 있는 행동중재 양성과정과 민간 자격 중심 체계의 한계를 지적하면서, 국가 수준의 질 관리와 표준화된 인증 체계 마련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참여자들은 연수 시수, 실습 구성, 슈퍼비전 방식, 자격 부여 조건 등이 교육청마다 상이하여 전문교사 역량과 만족도에 편차가 발생하고 있음을 우려하였다. 이러한 편차는 장애학생과 보호자가 거주 지역에 따라 상이한 수준의 행동중재 지원을 받게 될 가능성과도 연결된다. 이에 비추어 볼 때, 교육부 차원에서 행동중재 전문교사의 역할과 핵심 역량, 필수 교육내용, 실습 및 슈퍼비전 요구량, 평가․인증 기준 등을 포함하는 최소 기준을 제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시․도교육청이 지역의 여건과 특성을 반영한 세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식이 하나의 대안으로 검토될 수 있다. 호주 NDIS나 미국의 일부 주에서 행동 전문가의 자격 요건과 역량 기준을 국가 차원에서 명시하고 이를 충족한 인력에게 공적 인증을 부여하는 사례(NDIS Quality and Safeguards Commission, 2019)는, 우리나라에서도 행동중재 전문교사에 대한 국가 수준의 인증 체계를 설계할 수 있는 참조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행동중재 전문교사 자격이 일회성 연수 이수로 종료되지 않고, 정기적인 보수연수와 재인증 체계와 연동될 경우, 전문성 유지와 질 관리 측면에서도 보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행동중재 전문교사가 자기 계발을 통해 지속적으로 전문성을 갱신해 나가는 “전문직 경로”를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는 장치로도 이해될 수 있다. 동시에 이러한 체계가 도입될 경우, 학교와 교육청으로서도 행동중재 전문교사의 역량 수준을 더욱 명확히 파악하고, 학교 행동지원 체제 내에서 역할을 재조정하는 데 참고할 수 있는 기준을 확보하게 된다는 점에서 정책적 의의를 지닐 수 있다.
한편, 행동중재 전문교사의 전문성 함양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적 기반, 즉 실행 추진 요소(Implementation Drivers)의 균형적 발전이 전제되어야 한다. 증거기반실제의 성공적인 안착은 각 추진 요소가 유기적으로 통합되고 현장 상황에 적절하게 조정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Park, 2023). 구체적으로, 역량 요소가 실행 주체의 기술 습득과 코칭을 지원한다면, 조직 및 리더십 요소는 습득된 기술이 현장에서 온전히 발휘될 수 있도록 제반 환경을 조성하고 행정적 장애물을 제거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현재 국내의 행동중재 관련 정책은 주로 교원 연수나 전문가 양성과 같은 역량 강화 중심의 실행 추진 요소에 집중되어 온 경향이 있다. 그러나 실행 과학(Implementation Science)의 관점에서 볼 때, 이러한 역량 요소가 데이터 시스템 구축, 관리자의 참여, 전문가 파트너십과 같은 조직적 지원(Organization Drivers) 및 리더십 지원(Leadership Drivers)과 유기적으로 결합되지 못할 경우, 중재의 실행 충실도(fidelity)를 담보하거나 성과를 지속하기 어렵다. 전문성을 갖춘 교사가 배출되더라도 이를 활용할 수 있는 학교 내 의사결정 시스템이나 행정적 지원 절차가 부재하다면, 그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Odom, Hall & Suhrheinrich(2020)는 조직적 행동 관리(OBM)와 실행 과학의 원리를 결합하여, 교사 개인의 훈련을 넘어선 다층적인 지원 체계가 뒷받침될 때 비로소 연구와 현장 간의 격차(research-to-practice gap)가 해소될 수 있음을 강조하면서 특히 증거기반실제의 성공적인 이행을 위해서는 강력한 리더십과 긍정적인 조직 문화가 필요하며, 단순한 워크숍 형태의 교육보다는 실질적인 행동 코칭과 성과 피드백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하였다.
따라서 향후 행동중재 전문교사 제도의 안착을 위해서는 교사 개인의 역량 강화에 치중된 기존의 접근을 넘어, 조직 및 리더십 관련 실행 추진 요소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의 무게중심을 이동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학교 관리자가 행동중재 실행 과정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도록 유도하는 리더십 구축 방안, 중재 실행에 필요한 데이터 관리 시스템 마련, 그리고 다학제적 협력 네트워크와 같은 조직적 인프라의 확충이 교사 전문성 강화와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는 프로그램의 성공적 복제와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각 실행 추진 요소가 상호 통합되고 현장 특성에 맞게 조정되어야 한다는 실행 과학의 제언과도 일치한다.
종합하면, 본 연구는 현장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통해 행동중재 전문교사가 단순히 행동 기법을 적용하는 역할을 넘어, 학교라는 조직 안에서 협력을 촉진하고 교육적 가치를 구현하는 실천적 리더로서 자리매김할 가능성을 탐색하였다. 연구 참여자들의 진술은 행동중재 전문교사의 역할 정립, 실천 중심 양성과정 설계, 교육과정과의 연계, 윤리적 고려, 다층적 지원 체계, 국가 수준의 질 관리와 인증 체계 등 여러 차원에서 향후 정책과 실천이 보완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논의는 향후 장애학생 행동중재 전문교사 양성 정책 및 교육 프로그램 개발 과정에서 참조될 수 있는 기초 자료로서 일정한 의의를 지닐 것으로 판단되며, 궁극적으로는 특수교사의 행동중재 효능감을 제고하고 장애학생의 교육권 보장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의 제한점과 후속 연구에 대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는 의도적 표집을 통해 선정된 10명의 현장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질적 연구이므로, 연구 결과를 전체 특수교육 현장으로 일반화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향후에는 전국 단위의 대규모 설문 조사를 통해 본 연구에서 도출된 행동중재 전문교사의 역할 및 교육적 요구를 양적으로 검증하고 일반화하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둘째, 본 연구에서는 행동중재 전문교사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 실습과 연계된 슈퍼비전의 중요성을 핵심적으로 강조하였으나, 현재 국내 특수교육 현장에서 양질의 슈퍼비전을 제공할 수 있는 전문가(슈퍼바이저)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현실적 문제와 구체적인 인력 수급 방안까지는 심도 있게 다루지 못하였다. 따라서 향후 연구에서는 한국형 행동중재 슈퍼바이저의 자격 기준 마련, 지역 간 격차 해소를 위한 전문가 매칭 시스템, 전문 인력 양성 및 배치를 위한 구체적인 인프라 구축 방안에 대한 정책적 논의가 이어져야 할 것이다.
셋째, 본 연구에서 도출된 핵심 역량과 교육적 요구를 구체화하여, 학교급별 및 장애 특성을 반영한 ‘행동중재 전문교사 표준 교육과정 및 운영 매뉴얼’을 개발하고, 이를 실제 연수에 적용하여 그 타당성과 효과성을 검증하는 실증적 후속 연구가 수행되기를 제언한다.
넷째, 본 연구는 행동중재 전문교사 제도의 도입 및 초기 정착 단계에서의 인식과 요구를 탐색한 것으로, 실제 제도가 운영된 이후 장애학생의 행동 변화와 교사의 직무 효능감 등에 미치는 실질적인 효과를 검증하는 장기적인 종단 연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