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발달장애인법’)」에 따르면, 발달장애인은 크게 지적장애인, 자폐성 장애인, 또는 그 밖에 통상적 발달이 크게 지연되어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 상당한 제약을 받는 사람을 말한다. 2022년 우리나라의 전체 장애인 인구는 2,643,696명이었으며, 2023년에는 10,434명 감소한 2,633,262명으로 나타났다(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2024a). 그러나 지적장애인은 전년 대비 4,054명 증가한 229,511명, 자폐성 장애인은 5,136명 증가한 42,732명으로 확인되어, 전체 장애인 수가 감소한 것과는 달리 발달장애인의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23년 기준 전체 발달장애인 중 20세 이상 성인은 200,042명으로, 약 73.5%를 차지하였다(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2024a). 성인 발달장애인은「발달장애인법」에 따라 재활 및 발달 지원, 고용 및 직업훈련, 평생교육 등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성인 발달장애인의 일상생활을 지역사회에서 지원하고자 낮 활동 지원 및 돌봄 서비스 확대 등 다양한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2023).
예를 들어 ‘최중증 발달장애인 통합 돌봄’ 서비스는 도전 행동을 수반하는 장애 정도가 극심한 최중증 발달장애인의 욕구와 환경을 고려하여 개인별 특성에 맞는 1:1 낮 활동 지원과 24시간 지원 등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2024e). ‘발달장애인 긴급 돌봄’ 서비스는 보호자의 긴급 상황에 대처하고 가족의 일시적 휴식을 지원하기 위해, 가정과 유사한 돌봄을 통해 발달장애인의 일상생활과 사회활동 참여를 유지하도록 돕는다(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2024b). ‘주간 이용 서비스’는 낮 동안 일상생활 및 지역사회 생활에 필요한 활동 중심 프로그램과 교육을 제공하며, ‘발달장애인 주간 활동 서비스’는 자립 생활과 사회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지역사회 기반 활동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한다(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2024c, 2024d).
이처럼 다양한 지원에도 불구하고, 성인 발달장애인은 도전적 행동으로 인해 서비스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2022). 발달장애인들이 보이는 도전적 행동은 자해, 공격, 떼쓰기, 소리지르기, 울음, 파괴행동, 상동행동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Doehring et al., 2014; Emerson et al., 2001).「발달장애인 도전적 행동 중재 매뉴얼」(National Institute of Special Education, 2020)에 따르면, 성인 발달장애인이 평생교육기관 및 시설에서 보이는 도전적 행동으로는 자해행동, 공격적인 말이나 행동, 자기자극 행동 등이 가장 많이 보고되었다. 이러한 도전적 행동은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복지 현장에서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Park, Lee, & Kim, 2017).
‘2021 발달장애인 실태조사 주요 지표’에 따르면 발달장애인의 도전적 행동은 여섯 가지로 분류되며, 이 중 ‘자해 행동(30.6%)’이 가장 많고, ‘파괴 및 빼앗는 행동(22.3%)’, ‘타인 공격 행동(20.9%)’ 순으로 많이 발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2022). 이러한 행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사자에게 부정적 감정이나 소진을 유발하며, 중재 과정에서 신체적 상해를 입히기도 한다(Kim, Kim, & Kim, 2014). 실제로 도전적 행동으로 인한 물리적 상해는 이용자들보다 종사자에게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Park, Kang, & Ju, 2023; You, Lee, & Han, 2020).
대부분의 성인 발달장애인은 하루 중 많은 시간을 복지기관 종사자와 함께 보내며, 종사자는 이들의 양육자 역할을 부분적으로 대행하고 있다(Kim, 2015). 이로 인해 종사자들은 다양한 형태의 도전적 행동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있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성인 발달장애인의 도전적 행동은 직․간접적인 접근을 포함한 다차원적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Park et al., 2023). 도전적 행동을 단순히 생물학적 원인으로만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이나 환경적 요인까지 고려해야 하며(Kim, 2021), 중재 시에는 행동 자체만이 아니라 자조 기술, 의사소통 능력, 인지능력 등의 향상도 함께 목표로 해야 한다(Lee & Choi, 2020). 이를 위해 현장에서는 다양한 강의, 피드백 교육, 행동 중재 컨설팅 등이 제공되고 있으나(Kim, 2021; Park et al., 2023), 여전히 종사자들은 성인 발달장애인의 도전적 행동으로 인한 소진을 경험하고 있다(Kim & Hwang, 2019; Park et al., 2023).
이러한 맥락에서 선행연구(Kim, Jeong, & Na, 2024)에서는 성인 발달장애인의 도전적 행동 중재와 관련한 종사자의 지원 요구를 8개 범주로 도출하였다. 여기에는 종사자 교육(80%), 매뉴얼 개발(50%), 전문가 지원(40%), 협력 관계 형성(40%), 정책 제도 마련(35%), 중재 전략(25%), 소진 회복 노력(20%), 종사자 인식 점검(20%) 등이 포함된다. 그러나 기존의 선행연구들은 성인 발달장애인의 도전적 행동 중재에 대한 종사자의 인식 또는 그로 인해 발생하는 소진을 조사하거나(Kim & Kim, 2019; Lee & Hwang, 2009; Park et al., 2017; Shin, 2021), 도전적 행동 중재와 관련한 종사자의 요구를 알아보는 데 초점을 두었다(Choi, Kim, & Kim, 2021; Lee & Noh, 2008; Rhee, 2007). 그러나 성인 발달장애인을 지원하는 복지기관 종사자가 인식하는 도전적 행동 중재 역량에 대해 중요도와 실행도의 차이를 직접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미비한 실정이다.
도전적 행동 중재 역량은 현장에서 발달장애인의 도전적 행동을 효과적으로 중재하기 위해 요구되는 기초 역량으로, 기능적 행동 평가, 행동 변화의 측정, 증거 기반의 실제, 행동 중재 계획 작성 등과 같은 전문 역량을 포함한다(Song & Choi, 2024). 이러한 역량에 대한 종사자의 경험과 인식은 도전적 행동 중재에 효과적인 개입 전략을 수립하고, 궁극적으로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You et al., 2020; Lim, Hong, & Jun, 2019).
Borich 요구도 분석과 Locus for Focus 모델은 학습자의 요구를 체계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효과적인 분석 방법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Jin & Song, 2024; Jo et al., 2023; Yoo & Jang, 2024). Borich 요구도 분석은 중요도와 실행도를 비교한 뒤, 중요도에 가중치를 부여해 우선순위를 도출하는 방식으로 보다 타당한 결과를 제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항목 간 우선순위에 대한 절대적 기준 제시나 시각적 정보 제공에는 한계가 있다(Lee, Lim, & Na, 2023).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Locus for Focus 모델은 중요도와 실행도의 차이를 시각적으로 배열함으로써 우선순위 항목을 보다 직관적으로 도출할 수 있도록 한다(Cho, 2009; Mink, Shultz, & Mink, 1991).
이에 본 연구는 성인 발달장애인을 지원하는 장애인 복지기관 종사자를 대상으로 도전적 행동 중재 역량에 대한 중요도와 실행도 간 차이를 분석하고, Borich 요구도 분석과 Locus for Focus 모델을 활용하여 역량 항목의 우선순위를 도출함으로써 장애인 복지기관의 정책적 기초자료를 제공하는 데 목적이 있다.
Ⅱ. 연구 방법
본 연구에서는 성인 발달장애인을 지원하는 복지기관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도전적 행동 중재 역량 강화 방안에 대한 인식을 조사하고, 하위역량에 대한 중요도와 실행도를 분석하여 이를 근거로 우선순위를 도출하기 위해 2024년 8월 30일부터 9월 23일까지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총 92명의 장애인 복지기관 종사자가 연구 참여 동의 후 설문조사에 참여하였다. 참여한 복지기관 종사자 중 남성은 40명(43%), 여성은 52명(57%)이 포함되었다. 설문에 참여한 종사자의 최종 학력은 고등학교 졸업 1명(1.1%), 학사 2년제 7명(7.6%), 학사 4년제 43명(46.7%), 석사 37명(40.2%), 박사 4명(4.4%)으로 나타났다. 사회복지기관 근무 경력은 1년 미만이 6명(6.5%), 1년 이상 3년 미만과 3년 이상 5년 미만이 각 4명(4.35%), 5년 이상 10년 미만이 21명(22.8%), 10년 이상 20년 미만이 41명(44.6%), 20년 이상 30년 미만이 13명(14.1%), 30년 이상이 3명(3.3%)으로 나타났다. 장애인 복지 관련 업무 경력은 1년 미만이 2명(2.2%), 1년 이상 3년 미만 5명(5.4%), 3년 이상 5년 미만이 11명(12%), 5년 이상 10년 미만이 27명(29.4%), 10년 이상 20년 미만이 36명(39.1%), 20년 이상 30년 미만이 9명(9.9%), 30년 이상이 2명(2.2%)으로 나타났다. 근무 지역은 경기도 79명(85.9%), 서울특별시 6명(6.5%), 충청북도 1명(1.1%), 알 수 없음이 6명(6.5%)로 나타났으며, 근무기관 유형은 주간이용(보호)시설 62명(67.4%), 복지관 5명(5.4%), 평생교육시설․기관 4명(4.4%), 발달센터 3명(3.3%), 기타 18명(19.6%)로 나타났다. 기관 종사자들의 보유 자격증으로는 사회복지사 1급이 41명(44.6%), 사회복지사 2급이 43명(46.74%), 기타 7명(7.7%), 없음 1명(1.1%)로 나타났다. 복지기관 종사들의 도전적 행동 중재 경험으로는 있음이 88명(95.7%), 없음이 4명(4.4%)으로 나타났으며, 도전적 행동 중재 관련 연수 경험으로는 있음이 66명(71.7%), 없음이 26명(28.3%)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본 연구의 설문에 참여한 복지기관 종사자들의 인구사회적 특징은 다음 <Table 1>과 같다.
본 연구에서는 장애인 복지기관 종사자가 인식하는 성인 발달장애인의 도전적 행동 중재 역량 강화 방안의 우선순위를 분석하기 위해 설문지를 개발하였다. 설문지의 도전적 행동 중재 역량 관련 문항은 발달장애인의 도전적 행동 중재 매뉴얼(Choi et al., 2020)과 역량에 대한 우선순위를 알아본 선행연구(Na, Heo, & Seo, 2024)의 내용을 연구 목적에 맞게 재구성하여 반영하였다. 본 연구에서 사용된 설문지는 Part 1과 2로 구성되었으며, 설문지 Part 1은 연구 참여자의 인구사회적 특징을 파악하기 위한 문항으로 구성되었다. Part 2는 성인 발달장애인을 지원하는 종사자의 도전적 행동 중재 역량 강화 방안을 파악하기 위한 실행도와 중요도를 측정하는 문항으로 구성되었다. Part 2의 문항은 2개 영역(시스템, 실행)과 12개 세부 항목, 총 50개의 세부 역량으로 구성되었으며, 각 문항은 ‘매우 아니다’(1점)부터 ‘매우 그렇다’(5점)까지의 리커트 5단계 평정척도를 사용하여 응답하도록 설계되었다. 설문지의 Part 2에 대한 구체적인 문항은 <Table 2>에 제시되어 있다.
설문지의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해 중요도-실행도 분석 연구 경험이 있는 특수교육과 교수 1명과 특수교육 박사 1명, 특수교육 박사수료생 1명, 특수교육 석사 1명의 전문가 검토를 받았다. 또한, 설문 시행 전 장애인 복지기관 종사자의 사전 검토를 거쳤으며, 최종 완성된 설문지는 구글폼(Google Form)을 이용해 웹 링크를 생성한 후 연구 도구로 활용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설문조사 데이터를 분석하기 위해 SPSS 25.0과 Microsoft Excel 2021을 활용하여 빈도분석, 대응표본 t-검정, 중요도-실행도 분석(Importance-Performance Analysis, IPA)을 수행하였다. 또한, 도전적 행동 중재 역량의 우선순위를 도출하기 위해 Borich 요구도 분석과 Locus for Focus(이하, LF) 모델을 병행하여 적용하였다. Borich 요구도 분석은 하위 역량의 중요도에 실행도를 반영하여 가중치를 부여함으로써 우선순위를 산출하는 기법이다(Cho, 2009). 그 산출식은 다음과 같다.
그러나 Borich 요구도 분석은 우선순위의 판단 기준이 모호하다는 한계가 있어(Kim, 2020), LF 모델을 함께 살펴봄으로써 종사자의 도전적 행동 중재의 우선순위를 시각적으로 분석하였다(Cho, 2009; Jung, Kim, & Joo, 2023; Na et al., 2024). LF 모델은 중요도(Importance)와 중요도-실행도 차이(Importance-Implementation Difference)를 기준으로 항목을 네 개의 사분면으로 구분하여 우선순위를 시각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분석 방법이다. 네 개의 사분면에서 1사분면에 해당하는 HH 영역은 가장 우선적으로 개발되어야 하는 영역이다(Mink et al., 1991). 또한 Na et al.(2024)의 연구에서는 Borich 요구도가 높으면서 HH 영역에 위치한 항목들을 가장 우선순위가 높은 항목으로 평가하였다.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도 HH 영역에 위치한 항목과 함께 Borich 요구도가 높은 항목들을 중심으로 분석을 진행하였다 LF 모델을 통해 제공되는 4사분면은 <Figure 1>과 같다. 또한 자료 분석 결과의 신뢰도를 확보하기 위해 두 명의 연구자가 분석 내용을 상호 검토하였다.
Ⅲ. 연구 결과
종사자들이 인식하는 도전적 행동 중재 역량의 중요도와 실행도 수준에 대해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실시한 대응표본 t-검정 결과는 다음과 같다. 분석 결과, 총 50개의 하위역량에서 3개의 역량(시스템-활동11, 시스템-습관16, 시스템-습관17)을 제외한 모든 문항에서 중요도와 실행도 간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분석 결과는 <Table 3>에 제시하였다.
중요도 분석 결과에서 높은 수준으로 나타난 역량을 순서대로 살펴보면, ‘발달장애인의 개인적인 특성을 이해한다(시스템-이해 2)’, ‘(종사자의 기분에 동요되지 않는)일관된 언어와 행동으로 이용자를 대한다(시스템-습관 15)’, ‘도전적 행동 중재를 위한 면담 및 사전 자료를 수집한다(실행-정보 수집 2)’, ‘이용자가 복용하는 약물을 파악한다(실행-다 영역 13)’로 나타났다. 한편 실행도 분석 결과에서 높은 수준으로 나타난 역량은 ‘이용자가 복용하는 약물을 파악한다(실행-다 영역 13)’, ‘이용자의 인적 사항 및 배경 정보를 파악한다(실행-정보 수집 1)’, ‘이용자에게 활동의 시작과 끝나는 시간을 안내한다(시스템-활동 10)’, ‘이용자에게 하루의 전체 일정을 사전에 안내한다(시스템-활동 11)’, 순으로 나타났다.
도전적 행동 중재 역량에 대한 중요도와 실행도의 차이를 분석한 결과, ‘이용자에게 하루의 전체 일정을 사전에 안내한다(행동-다영역 11)’, ‘불필요한 소음 등이 적은 환경을 구성한다(시스템-환경 5)’, ‘쉬는 공간과 교육(활동) 공간을 명확히 분리한다(시스템-환경 3)’, ‘안전하고 안락하게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구성한다(시스템-환경 4)’ 문항에서 중요도와 실행도의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Borich 요구도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도전적 행동 중재를 위한 보호자 교육을 한다(실행-다 영역 11)’의 역량에서 요구도가 가장 높았고, ‘불필요한 소음 등이 적은 환경을 구성한다(시스템-환경 5)’, ‘쉬는 공간과 교육(활동) 공간을 명확히 분리한다(시스템-환경 3)’의 순서로 요구도가 높게 나타났다.
Borich 요구도 분석 결과를 토대로 우선순위를 시각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활용한 LF 모델을 4사분면에 나타냈다. 종사자들이 인식하고 있는 도전적 행동 중재 역량의 중요도 평균은 4.17이고, 중요도와 실행도 차이의 평균은 0.29이었다. 중요도 평균과 중요도와 실행도 차이의 평균을 각각 X 축과 Y축의 평균으로 하여 4사분면을 그린 결과는 <Figure 2>와 같다.

LF 모델의 결과를 살펴보면, 총 8가지의 세부 역량, 즉, ‘도전적 행동을 예방할 수 있는 환경에 대한 조성을 이해한다(시스템-이해 1)’, ‘발달장애인의 개인적인 특성을 이해한다(시스템-이해 2)’, ‘안전하고 안락하게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구성한다(시스템-환경 4)’, ‘종사자들이 이용자에게 동일한 행동 규칙을 적용한다(시스템-습관 14)’, ‘(종사자의 기분에 동요되지 않는)일관된 언어와 행동으로 이용자를 대한다(시스템-습관 15)’, ‘팀 구성원의 역할과 책임을 정한다(시스템-협력 19)’, ‘협력적 팀을 위한 규칙을 정한다(시스템-협력 21)’, ‘협력적 팀 구성원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 노력한다(시스템-협력 23)’가 우선순위가 높은 HH 영역에 해당하였다. 이와 같은 Borich 요구도와 LF 모델에 따라 도출된 종사자의 도전적 행동 중재 역량의 분포를 분석한 결과는 <Table 4>와 같다.
Ⅳ. 논의 및 제언
본 연구의 목적은 장애인 복지기관 종사자들이 인식하는 도전적 행동 중재 역량의 우선순위를 제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성인 발달장애인의 도전적 행동 지원을 위한 종사자의 전문 역량 강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성인 발달 장애인을 지원하는 복지기관 종사자를 대상으로 도전적 행동 지원 전문적 역량에 대한 중요도와 실행도를 측정할 수 있는 질문지를 개발하였다. 92명을 대상으로 대응표본 t-test, Borich 요구도, The Locus for Focus Model을 활용하여 요구도 분석을 실시하였다. 본 연구의 주요 결과를 바탕으로 논의하면 다음과 같다. LF 모델 분석 결과, 다음과 같은 세부 역량이 가장 최우선 고려해야하는 영역으로 도출되었다. 이는 중요도가 높은 반면 실행도가 낮아 즉각적인 개입이 필요한 요소들이다.
첫째, 성인 발달장애인의 도전적 행동을 지원하는 데 있어 종사자의 최우선 역량으로는 ‘도전적 행동 예방과 환경 조성을 위한 역량’이 도출되었다. 구체적으로는 도전적 행동을 예방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대한 이해(시스템-이해 1)’, ‘발달장애인의 개인적인 특성에 대한 이해(시스템-이해 2)’, ‘안전하고 안락한 활동 공간 구성(시스템-환경 4’)이 가장 시급히 강화되어야 할 전문 역량으로 나타났다. 또한, 중요도는 다소 낮지만 실행 수준이 여전히 낮아 개선이 필요한 차우선 역량으로는 ‘향이 강한 화장품, 향수 등의 사용 자제(시스템-환경 3’)가 도출되었다. 선행연구에서도 발달장애인의 도전적 행동은 물리적 환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각 기관마다 적합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지원과 검토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Kim & Hwang, 2019; Kim, Kim, & Jung, 2018). 성인 발달장애인의 도전적 행동을 중재하는 경우, 당사자의 개인마다의 환경에 초점을 맞출 필요성이 언급된 연구와 같은 맥락이다(Choi et al., 2021). 더불어 도전적 행동을 예방하기 위한 환경 개선은 물리적 환경의 변화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발달장애인 개인의 특성을 파악하고, 이에 맞는 개별화된 중재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존 연구에서도 강조되었듯이 물리적 환경을 개선하는 것뿐만 아니라 발달장애인의 개별적인 특성에 맞춘 접근이 필요하다(Kim & Hwang, 2019; Park et al., 2017).
한편, 최근 연구에서는 최중증 발달장애인을 위하여 ‘유능한 환경’의 개념 및 적용에 대해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Daejeon Center for Persons with Developmental Disabilities, 2024). 유능한 환경이란, 최중증 발달장애인의 도전적 행동을 예방하고 그 빈도와 강도를 감소시킴으로써 발달장애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행동의 근본적인 원인을 사전에 차단하여 보호자와 종사자의 심리적․신체적 부담을 경감하는 지원 체계를 의미한다(Kwak et al., 2024). 구체적으로 발달장애인의 감각적 특성과 개인의 특성을 고려하여 빛, 향, 온도, 습도, 소리, 공기 질 등을 고려, 적절한 규모의 영역 확보, 효율적 공간 배치 예시와 공간 내 부여된 질서, 환경 자극의 최소화, 명료한 공간 및 쉬운 길 찾기, 공간과 행위에 대한 정보 제공, 안정과 안전이 확보된 공간, 종사자와 보호자의 용이한 접근, 친근한 공간, 예측 가능한 공간, 대체활동 및 대체 자극 마련 등 물리적 환경 구성을 위한 예시를 제시하고 있다(Daejeon Center for Persons with Developmental Disabilities, 2024).
이처럼 발달장애인을 위한 환경 구성 가이드라인이 발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도전적 행동 예방과 환경 조성’의 실행도가 낮은 이유는 각 기관의 특성에 맞춘 세부 실행 전략이나 적용사례의 필요성, 실제 적용을 위한 워크숍, 컨설팅, 코칭 등의 지원 체계의 부족, 물리적 환경의 개선을 위한 건물 구조 문제, 운영 정책, 기관의 예산 부족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Bang & Lee, 2021; Han & Jeong, 2021; Kang & Yoon, 2022; Kim & Hwang, 2019; Kim & Kim, 2019). 따라서 추후 연구에서는 다음과 같은 방향에서 논의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첫째, 기관별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가이드라인 개발 및 적용 사례 연구가 필요하다. 기존의 환경 구성 가이드라인이 일반적인 원칙과 개념을 중심으로 제시되었다면, 향후 연구에서는 기관의 규모, 운영 방식, 대상자의 특성 등을 고려한 세부 실행 전략 및 적용 사례를 보다 구체적으로 제공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기관별 환경 조성 현황을 분석하고, 성공적인 실행 사례를 수집하여 실질적으로 적용 가능한 가이드라인을 보완하는 연구가 요구된다. 둘째, 도전적 행동 예방을 위한 환경 조성의 실천력을 높이기 위한 지원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단순히 매뉴얼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실제 적용이 가능하도록 워크숍, 컨설팅, 코칭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이 검토되어야 한다. 특히, 종사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실습 중심의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기관 내 적용 과정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전문가 네트워크 및 피드백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기관의 건물 구조, 운영 정책, 예산 부족 등의 요인으로 인해 환경 조성이 어려운 현실을 고려할 때, 향후 연구에서는 환경 개선을 위한 행정적․재정적 지원 모델을 제안하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정책적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또한, 환경 조성이 어려운 기관에서도 최소한의 변화로 효과를 거둘 수 있는 현실적인 환경 조정 전략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도전적 행동 예방을 위한 환경 조성이 발달장애인의 삶의 질과 종사자의 업무 효율성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적으로 검증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환경 조성이 단순한 공간 개선을 넘어, 발달장애인의 행동 변화, 스트레스 감소, 종사자의 업무 만족도 향상 등에 미치는 효과를 다각적으로 분석함으로써, 환경 조성의 필요성을 보다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종사자의 성인 발달장애의 도전적 행동지원에 있어 최우선 역량으로는 ‘실행력 강화’가 도출되었다. 특히, ‘종사자들이 이용자에게 동일한 행동 규칙을 적용(시스템-습관 14)’, ‘일관된 언어와 행동으로 이용자를 대함(시스템-습관 15)’으로 나타났다. 중요하다고 인식하지만 실행 수준이 현저히 낮은 영역으로 종사자의 전문 역량 강화 방안을 위해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하는 역량이다. 비슷한 맥락으로 차우선 역량으로 나타난 영역에서도 ‘기능행동평가(FBA) 실시(실행-도전적 행동-6)’, ‘체계적 행동 단위를 통한 측정(실행-도전적행동-9)’, ‘보호자 교육(실행-다 영역-11)’으로 도출되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도전적 행동을 지원하기 위한 실행력 강화를 위해 대응 매뉴얼 및 가이드라인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던 선행연구와도 일치한다(Kang & Yoon, 2022; Kim & Kim, 2019; Kim & Hwang, 2019; You et al., 2020). 그간 실행력 강화의 방안으로 도전적 행동에 대한 기초 교육의 이해와 현장에서 직접 적용할 수 있도록 사례별로 중재 방안을 담은 매뉴얼은 여러 편 발행되었다(Busan Metropolitan Office of Education, 2013, 2014; Kim et al., 2023; National Institute of Special Education, 2020; National Seoul Hospital, 2014; Seoul Advocacy Agency for Persons with Disabilities, 2019). 그러나 본 연구에 참여한 종사자 중 경력이 5년에서 30년 이상인 중․고경력자가 전체의 80.5%를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는 다수의 종사자가 풍부한 실무 경험이나 매뉴얼만으로는 도전적 행동을 효과적으로 중재하기에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성인 발달장애인의 도전적 행동 중 73.8%가 자신 및 타인을 위협, 물건을 파괴 등 고강도의 도전적 행동이라는 점(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2022)은 기존 대응 방식의 한계를 뚜렷하게 보여준다. 종사자들은 실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행동분석전문가와 같은 슈퍼바이저의 자문을 요청했지만, 기관 내에 직접적으로 지원을 담당하는 인력이나 슈퍼바이저는 현저히 부족한 상황이다(Shin, 2021). 이러한 결과는 기관 차원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행동분석전문가 확보 및 외부 전문 서비스 기관의 지속적인 피드백과 슈퍼비전 제공 등 정책적 개입이 필수적임을 시사한다(Kang & Yoon, 2022; Lee & Lee, 2018; Lim et al., 2019). 결국, 이러한 지원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단순히 기관 차원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국가 차원의 정책적 지원과 개입이 필수적임을 알 수 있다(Choi et al., 2021; Han & Jeong, 2021; Kang & Yoon, 2022; Kim & Kim, 2024).
현재 국내 학령기 학생들을 위한 긍정적 행동 지원(PBIS) 시스템이 학교 차원에서 운영되고 있다. 예를 들어, 서울시 교육청에서는 행동중재전문관을 배치하여 학교 현장에서 도전적 행동을 예방하기 위한 컨설팅 및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학령기 학생을 대상으로 한 행동 지원 체계가 일정 수준 확보되었음을 보여주지만, 성인 발달장애인을 위한 유사한 체계적 지원은 여전히 미흡한 상황이다(Choi et al., 2021; Daejeon Center for Persons with Developmental Disabilities, 2024). 이는 공교육 시스템이 갖고 있는 노하우를 지역사회로 확산 및 공유하여 지역사회 내에서 지원이 지속 가능해야 함을 시사하는 바이다. 따라서 복지시설 및 성인 발달장애인 지원 기관에도 행동중재전문가 배치 및 행동분석전문가와 협력하는 방식의 지원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Bang & Lee, 2021; Kim, Kim, & Kim, 2020; Park & Lee, 2024). 보건복지부 차원에서 도전적 행동 지원을 위한 행동분석전문가(예: Board Certified Behavior Analyst: BCBA, QBA: Qualified Behavior Analyst, Applied Behavior Analysis Specialist: ABAS, Korean Behavior Analysis: KBA 등)를 양성할 수 있다. 이들과 연계하여 기관의 요구에 따른 맞춤형 교육 및 컨설팅을 정기적으로 제공하고, 기관 종사자가 실제 중재 기술을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실습 중심의 코칭 체계를 마련한다. 이 과정은 단기 교육에 그치지 않고 행동분석전문가가 일정 기간 동안 해당 기관에 상주하거나 순회하면서 슈퍼비전과 피드백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수 있다. 기관 맞춤형 긍정적 행동 지원 모델을 연구하고 시범 적용한 뒤, 우수 실행 사례를 바탕으로 전국 확대를 모색할 수 있다. 예컨대, ‘도전적 행동 예방을 위한 환경 구성 시범기관’, ‘행동중재 전문가 협력기관’, ‘지역사회 행동지원 컨설팅 허브’ 등의 지정 사업을 통해 실행력 있는 정책 시범 모델을 통해 실질적인 정책 기반 마련이 가능하다.
셋째, 성인 발달장애 지원에 있어 최우선 역량으로는 ‘실행력 강화를 위한 협력’이 도출되었다. 팀 구성원의 역할과 책임을 정함(시스템-협력 19), 협력적 팀을 위한 규칙을 정함(시스템-협력 21), 협력적 팀 구성원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 노력(시스템-협력 23)으로, 도전적 행동 중재는 개별 종사자의 역량뿐만 아니라 팀 단위의 협력이 필수적이며, 이에 대한 명확한 역할 분담과 협업 체계 구축이 요구됨을 알 수 있다. 즉, 도전적 행동 중재의 성공적인 실현을 위해서는 팀 내 협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며, 이와 같은 협업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명확한 역할 분담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도전적 행동 중재를 효과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기관 내 종사자 간의 정보 공유와 보호자 및 지역 기관과의 협력 체계가 필수적이다(Kang & Yoon, 2022; Park et al., 2017; Shin, 2021). 선행연구에서도 지역 기관과의 협력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종사자들의 역량을 강화 및 전문 협력 체계를 통해 기관의 전문성을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Shin, 2021; You et al., 2020). 따라서, 이러한 협력은 단순한 지원을 넘어서, 각 기관과 전문가들이 함께 협력하고 정보를 공유하며, 종합적인 체계를 통해 효과를 높여야 하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는다. 이를 위해 기관 차원에서는 협력적 정보 공유 시스템 구축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를 위해 기관 차원에서는 실시간 정보 공유 시스템을 마련해야 하며, 종사자와 보호자, 전문가들이 발달장애인의 행동 특성 및 중재 내용을 공유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이나 데이터베이스가 필요하다
이러한 협력적 시스템은 학령기 특수교육에서도 이미 활용되고 있다.「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제 22조에 따르면, 특수교육대상자가 다른 학교로 전학할 경우 또는 상급학교로 진학할 경우에는 전출학교는 전입학교에 개별화교육계획을 14일 이내에 송부하여야 한다. 즉, 공교육을 받고 있는 특수교육대상자는 학령기 동안, 전학 및 진학 등의 전환기에 개별화교육계획(Individualized Education Program: IEP)을 통해 학업적 능력, 행동적 특성 등 개별 대상의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교사 및 학교 간의 협력적 시스템의 기틀이 마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마찬가지로 성인기 도전적 행동 중재 또한 공적 시스템 안에서 안착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이 마련되어야 한다. 구체적으로, 기관 내, 기관 간의 관계자들이 실시간으로 발달장애인의 특성과 도전적 행동에 대한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협력적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Kang & Yoon, 2022; Park et al., 2017; Park et al., 2023; Shin, 2021; You et al., 2020). 이를 위해 공유 가능한 데이터베이스나 온라인 플랫폼을 도입하여 종사자, 보호자가 서로 정보를 교환하며 중재에 필요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시스템을 통해 각 상황에 맞는 대처가 가능하게 하며, 중재의 일관성과 효과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단, 윤리적 측면에서 개인정보에 대한 동의와 이슈 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할 것이다.
본 연구는 장애인 복지기관 종사자들이 인식하는 성인 발달장애인의 도전적 행동 지원 역량 강화를 위한 우선순위를 분석하여 제시하였다. 연구 결과는 복지기관 종사자들이 필요로 하는 역량에 대한 우선순위를 도출함으로써, 향후 해당 분야에서의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데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 연구의 제한점과 함께 추후 연구를 위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에 참여한 대상자는 주로 경기도 지역에 집중되어 있으며, 참여 기관 유형 또한 주간이용(보호)시설에 집중되어 있다. 본 연구에서는 지역 및 설립 유형 간 비교가 목적이 아니었으나, 추후 연구에서는 지역이나 설립 유형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고려하여, 지역 특성 및 설립 유형 특성을 반영한 표본 선정이 필요하다. 둘째, 본 연구는 성인 발달장애인을 지원하는 복지기관 종사자들의 도전적 행동 중재 역량 강화를 위한 직접적인 요인을 중점적으로 분석하였다. 추후 연구에서는 종사자의 직무 스트레스 및 만족도, 도전적 행동 중재를 위한 정책적 지원의 유무 등 간접적 요인들을 분석하여, 보다 종합적인 분석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