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자폐스펙트럼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 이하 ASD)는 사회적 상호작용, 언어 및 비언어적 의사소통의 결함, 제한된 관심사, 반복적인 행동과 함께 상징 놀이의 부재를 대표적으로 보이는 신경 발달장애이다(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2022). 글로벌 질병 부담 연구(Global Burden of Disease, GBD)의 2021년 발표 자료에 의하면 2021년 대한민국의 ASD 유병률은 인구 10만 명당 1,506.8명으로 일본(1,586.9명)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했다(Santomauro et al., 2025). 이는 약 66명 중 1명이 ASD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2021년 국내 조사 연구에 의하면 ASD 유병률은 6세 아동에게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2세에서 18세 아동·청소년의 전체 유병률은 2011년 0.05%에서 2021년 0.12%로 증가하였다(Eom et al., 2022). 이는 국내 아동과 청소년의 ASD 유병률이 증가하는 추세임을 보여주며 효과적인 조기 개입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ASD는 ‘스펙트럼’이란 용어가 보여주듯 넓고 다양한 징후를 보이기 때문에 치료와 교육을 위해서는 개별화되고 맞춤화된 접근이 필요하다. ASD 아동은 사회적 의사소통 및 상호작용에서 큰 어려움을 겪으며(Cheon, 2024) 특히 중증 ASD 아동은 의사소통에 더욱 제한을 받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타인과의 상호작용에서 비언어적 신호를 해석하거나 의사소통을 통한 감정 표현에 어려움을 겪는 경향이 있다(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2022). 이는 일상생활에서 ASD 아동의 기능적 의사소통 기술(functional communication skills)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음성 언어(spoken language)를 사용하지 못하는 중증 ASD 아동은 자신의 욕구나 감정을 명확히 표현하기 어려워, 원하는 것이 충족되지 않거나 자신의 필요를 타인에게 전달하지 못할 때 좌절감을 느끼거나 도전적 행동을 보일 수 있다(Bang et al., 2022). 따라서 중증 ASD 아동의 삶의 질 향상과 도전적 행동의 감소를 위해서는 기능적 의사소통 기술을 효과적으로 함양하는 것이 요구된다.
기능적 의사소통 기술은 개인이 언어적·비언어적 수단을 활용해 일상생활 속에서 자신의 요구나 의도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사회적 상호작용을 수행하는 능력을 의미한다(Kim & Kim, 2012). 이는 단순한 언어 사용 능력을 넘어 실제 생활 맥락에서 의미를 교환하고 상황에 적절히 반응하는 실용적 의사소통 능력으로 이해된다. 해당 기술은 아동이 자기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고 타인과의 관계를 형성하는 데 필수적인 기반이 된다. 의사소통의 결핍이나 부족은 도전적 행동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ASD 아동은 불안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언어 대신 행동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는 경향이 있다. 이때 도전적 행동은 폭력적이거나 공격적인 형태로 나타날 수 있으며(Lewis et al., 2006), 아동이 언어적으로 감정이나 욕구를 표현하지 못할수록 그 심각성이 커질 수 있다. 따라서 ASD 아동이 자신에게 적합한 방식으로 의사소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중요하다.
기능적 의사소통 기술은 아동이 자신의 욕구를 표현하고,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며, 삶의 질을 향상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Heath et al., 2015). 이러한 기술은 단순히 음성 언어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표정, 제스처, 그림 교환 등과 같은 다양한 비언어적 방법을 포함한다(Nam & Hwang, 2016). 특히 발달장애인, 그중에서도 ASD나 지적 장애인의 경우 기능적 의사소통 기술은 도전적 행동의 예방과 감소에 밀접한 관련이 있다(Mackie & Law, 2014; Oh & Pyo, 2025). 의사소통 기술의 부재는 의사소통 실패로 인한 좌절을 초래하고, 그 결과 공격성이나 자해와 같은 도전적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기능적 의사소통 기술을 체계적으로 교육하는 것은 발달장애인의 행동 문제를 예방하고, 궁극적으로 자율적이고 긍정적인 사회 참여를 가능하게 하는 필수 역량으로 간주한다.
그림 교환 의사소통 시스템(Picture Exchange Communication System, PECS)을 포함한 보완·대체 의사소통(Augmentative and Alternative Communication, 이하 AAC) 중재는 기능적 의사소통 기술 증진에 효과적인 접근으로 입증되고 있다(Nolasco, 2022). PECS는 ASD 아동의 요구하기 기술을 수어보다 더 빠르고 쉽게 습득하게 돕고, 수어 기반 중재보다 초기 학습과 일반화 측면에서 우수한 성과를 보였으며(Nam & Hwang, 2016), 음성 출력 장치(Speech Generating Devices, SGDs)와 같은 하이테크 AAC 장치 역시 요구 기술을 촉진하는 데 성공적인 것으로 확인되었다(Still et al., 2014). 또한, AAC는 단순 요구를 넘어 논평하기(commenting)와 같은 복잡한 사회적 의사소통 기술까지 증진하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확인되었다(Spencer, Tönsing, & Dada, 2025). 이러한 점에서 AAC는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지닌 아동에게 실질적이고 접근할 수 있는 대안으로 자율적 의사 표현을 촉진하는 중요한 중재 전략으로 평가된다.
AAC는 말이나 언어 표현에 어려움을 가진 개인의 음성 언어를 보완하거나 대체하는 것을 말한다(ASHA, 2005). AAC는 음성 언어 표현에 어려움을 보이는 사람의 의사소통 능력을 향상할 수 있도록 돕는 유용한 도구로(Pyo, Kim, & Kim, 2017) 그림, 기호, 음성 출력 장치, 제스처 및 수화 등을 포함한다. 기존에는 그림 교환 의사소통 체계, 그림판 등 저 기술(low-tech) AAC 가 주로 사용되었으나 최근에는 태블릿 기반 AAC 앱이 널리 활용되고 있다. AAC 앱은 다양한 아이콘, 음성 출력, 사용자 맞춤형 인터페이스 등을 포함하며 사용자의 선호도나 인지 수준에 맞춰 더 직관적이고 즉각적인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한다. 그러나 AAC의 효과적인 사용을 위해서는 단순히 기기를 제공하는 그것에 그치지 않고(Kim et al., 2021) 사용자가 이를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교수 전략이 필요하다(Lynch, McCleary, & Smith, 2018). 즉 AAC는 기술적 지원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교육과 환경적 조정이 함께 이루어져야 그 효과가 극대화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자연스러운 상호작용을 통해 AAC 사용을 촉진하는 교수 전략에 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전략 중 하나가 MPR 절차로, 모델링(modeling), 촉구(prompting), 강화(reinforcement)의 세 요소로 구성된다. 이러한 MPR 절차는 ASD 아동의 비언어적 반응을 촉진하고 강화하는 효과적인 전략으로 알려져 있다(Quigley, Griffith, & Kates-McElrath, 2018). 이는 상호작용 속에서 모델링, 촉구, 강화를 체계적으로 제공한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일대일 훈련이나 단순 반복 중심의 중재와 구별된다(Edgar, Schlosser, & Koul, 2024; McDuffie & Yoder, 2010; Schreibman et al., 2015). MPR 절차는 아동이 자연스러운 상호작용 상황에서 자발적으로 의사소통 행동을 발휘하도록 돕는다는 점에서 교육적 의의가 크다.
모델링은 중재자가 목표 행동을 먼저 수행하며 ASD 아동에게 구체적인 행동 예시를 제시하는 전략으로, 아동이 정확한 반응 기준을 이해하고 모방 학습을 유도하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ASD 아동의 경우, 사회적 모방 능력이 결핍된 경우가 많으므로 구조화된 모델링 제공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Banda, Hart, & Liu-Gitz, 2010). 촉구는 아동이 특정 행동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로 제공되는 도움으로(Cooper, Heron, & Heward, 2020), 아동의 실패 경험을 줄여 바람직한 표현 행동 학습 속도를 높일 수 있다. 강화는 원하는 행동의 빈도를 높이고 새로운 사회적 의사소통 및 생활 기술 습득을 촉진하는 데 과학적으로 검증된 핵심 원리이다(Karsten & Carr, 2009; Schuetze et al., 2017). 강화는 아동이 원하는 결과를 반복적으로 경험하게 하여 해당 행동의 발생 빈도를 증가시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따라서 MPR 절차는 아동이 점진적으로 기능적 의사소통 기술을 학습하도록 유도하는 효과적인 교수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MPR 절차와 AAC 앱을 결합한 중재는 아동에게 자연스러운 의사소통 맥락에서의 반복 학습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기능적 의사소통 기술의 향상을 촉진할 수 있다. 선행 연구(Finke et al., 2017; Schreibman et al., 2015)에서도 MPR 기반 전략은 ASD 아동의 초기 의사소통 기술, 사회적 상호작용 행동, 모방 반응률 증가 등에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보고되었다. AAC 앱은 시각적 상징과 음성 출력 기능을 동시에 제공하여 아동이 자신의 의도를 더 명확하게 표현하게 한다. 또한, 청각적 피드백을 통해 아동이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 동기 유발과 반응의 일관성을 높이는데 이바지한다. 따라서 MPR 절차와 AAC 앱의 결합은 단순한 기술 습득을 넘어, ASD 아동이 실제 생활에서 기능적 의사소통 기술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자발적인 음성 언어 표현이 없는 ASD 아동을 대상으로 한 AAC 앱과 MPR 절차를 결합한 중재 연구는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기존 연구들은 AAC 앱을 사용한 효과(Bae & Chae, 2017; Jung & Han, 2016; Pyo, Kim, & Kim, 2017) 또는 MPR 절차 각각의 효과(Choi, Kang, & Jeon, 2016; Chung & Kim, 2016; Kim & Kim, 2025; Kim & Lee, 2024; Kim & Oh, 2025; Yang & Kim, 2006)를 검토한 경우는 있으나 두 가지를 결합한 중재의 효과를 체계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제한적이다. 또한, 중재 효과의 유지와 일반화 연구도 부족하다. 이에 본 연구는 MPR 기반 AAC 앱 중재가 ASD 아동의 기능적 의사소통 기술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고자 하였다. 이를 통해 효과적인 중재 전략을 제시하고 향후 연구 및 실천에 이바지하고자 한다.
II. 연구방법
본 연구의 대상자는 서울시에 거주하는 만 8세 남아로 현재 특수학교에 재학 중이다. 대상자 선정 기준은 1) ASD 진단을 받은 아동, 2) MPR 기반 AAC 앱 중재 경험이 없는 아동, 3) 보호자로부터 연구 참여에 대한 서면 동의를 받은 아동으로 하였다. 연구 대상자는 만 6세에 ASD로 진단을 받았으며 현재까지 자발적인 음성 언어 표현이 없는 아동이다. 구체적인 연구 대상자 특성은 <Table 1>에 제시하였다.
본 연구는 2025년 4월부터 7월까지 총 16주간에 걸쳐 연구 대상자의 집(아파트)에서 실시되었다. 연구 장소는 구조적이고 제한된 치료실 환경이 아니라 연구 대상자가 일상적으로 생활하는 자연스러운 맥락에서 기능적 의사소통 기술의 실제적 발생을 관찰하기 위함이다. 또한, 연구 장소를 집으로 정함으로써 인위적인 환경 변인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연구 대상자의 일상 맥락에서 기능적 의사소통 기술을 실제로 검증하고자 하였다. 연구는 매주 2회씩 정해진 일정에 따라 진행되었으며 각 회기는 약 60분간 이루어졌다. 모든 과정은 연구 대상자의 집 거실과 화장실에서 진행하였다.
각 회기에는 AAC 앱이 설치된 스마트 기기(안드로이드 태블릿)를 포함하여 활동 진행에 필요한 교구와 강화물이 사전에 준비되었다. 강화물의 경우 연구 대상자의 어머니를 통해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준비하였다. 회기 전후에는 동일한 조건에서 진행될 수 있도록 환경 정비 및 절차 점검이 철저히 이루어졌다. 또한, 연구의 모든 과정은 스마트폰 카메라를 활용하여 전 회기 동안 촬영되었으며, 이는 연구 충실도 및 자료 분석의 정확성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활용되었다.
본 연구는 연구 대상자 1명을 중심으로 중재의 효과를 심층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단일 대상 연구(single-subject design)를 연구 방법으로 활용하였다. 그중에서도 유사하지만, 기능적으로 독립적인 의사소통 기술의 변화를 개별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행동 간 중다 기초선 설계(multiple baseline design across behaviors)를 적용하였다(Lim & Lee, 2019; Ryu & Park, 2023). 요구, 거절, 도움 요청 세 개의 기능적 의사소통 기술을 종속변인으로 설정하고 중재의 효과성을 체계적으로 분석하였다. 또한, 중재 종료 이후 유지 여부뿐 아니라 기초선, 중재, 유지 단계 전반에서 중재자 일반화가 일관되게 나타나는지를 함께 검토하였다.
기초선 단계에서는 연구 대상자의 AAC 앱 사용 여부를 관찰하여 종속변인(요구, 거절, 도움 요청)의 자연 발생 수준을 파악하였다. 이 단계에서는 AAC 앱이 설치된 태블릿을 자연스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구성하였다. 본 연구에서 사용된 활동(글자와 숫자 따라 쓰기, 선 자르기, 한글 단어 찾기, 양치하기, 분리수거)은 연구 대상자의 발달 및 인지 수준을 고려하여 실제 수행 가능한 학습 및 일상 관련 과제를 중심으로 선정하였다(Kim & Jung, 2019). 특히 분리수거 활동은 실제 분리수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자석 교구를 활용한 분류 과제로 구성하였으며, 이를 통해 활동 과정에서 연구 대상자가 자연스럽게 요구, 거절, 도움 요청과 같은 기능적 의사소통을 표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였다.
각 회기는 60분 동안 진행되었으며 기능적 의사소통 기술이 요구되는 다양한 상황 속에서 연구 대상자가 AAC 앱을 활용하여 기능적 의사소통 기술을 시도하는지를 관찰 및 기록하였다. 기능적 의사소통 기술(AAC 앱을 통한 요구, 거절, 도움 요청) 발생이 안정적인 수준(4회기 연속 발생 빈도 낮음)으로 확인되면 해당 기술에 대한 중재를 순차적으로 도입하였다. 이때 독립변인인 MPR 기반 AAC 앱 중재는 적용되지 않으며 자연스러운 상호작용 상황만을 제공하였다.
중재는 총 13회기에 걸쳐 실시되었으며 회기마다 연구 대상자는 60분 동안 기능적 의사소통 기술이 요구되는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였다. 활동은 기초선 단계와 같게 구성되었으며, MPR 절차를 기반으로 하여 AAC 앱을 활용하여 기능적 의사소통 기술(요구, 거절, 도움 요청)을 교수하였다. 각 회기에서는 먼저 상황을 제시하고 연구 대상자에게 AAC 앱 사용 기회를 제공하였다. 연구 대상자가 자발적으로 반응하지 않을 경우, 중재자가 모델링을 통해 목표 기술을 시범으로 보여주었다. 이후 연구 대상자가 정반응을 보이면 즉시 강화를 제공하였다. 오반응 시 중재자가 촉구를 제공하여 연구 대상자가 기대 반응을 수행하도록 한 후 강화를 제공하였다. 기초선 단계에서 각 기능적 의사소통 기술의 AAC 앱 사용 빈도가 낮은 수준에서 안정적인 패턴을 보인 후, 해당 기술에 대한 중재를 순차적으로 도입하였다. 이러한 절차를 통해 기술 변화 양상을 비교하고 중재 효과를 분석하였다. MPR 절차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Table 2>에 제시하였다.
유지 단계는 연구 대상자가 습득한 기능적 의사소통 기술이 중재가 종료된 후에도 유지되는지 평가하기 위해 진행되었다. 중재 종료 후 2주가 경과 한 시점에 시작되었으며 총 3회기 동안 진행되었다. 해당 단계에서도 중재를 적용하지 않고 기초선 단계와 동일한 방법으로 진행하였다. 연구 대상자는 글자와 숫자 따라 쓰기, 선 자르기, 한글 단어 찾기, 양치하기, 분리수거 등 활동에 참여하였다. 각 과제 중 요구, 거절, 도움 요청 상황을 자연스럽게 설정하여 AAC 앱을 사용한 기능적 의사소통 기술이 나타나는지를 관찰하였다. 이 단계는 연구 대상자가 습득한 기능적 의사소통 기술이 시간이 지나도 유지되는지를 평가하였다.
일반화 평가는 본 연구의 중재 절차인 MPR 기반 AAC 앱 중재가 주 중재자가 아닌 다른 중재자와의 상호작용에서도 목표한 기능적 의사소통 기술로 나타나는지 확인하기 위해 진행되었다. 이를 위해 연구 대상자의 어머니가 사전 교육을 받은 후 기초선, 중재, 유지의 각 단계에서 동일한 활동과 절차를 수행하도록 하였다. 평가는 세 가지 기술을 대상으로 기초선, 중재, 유지 단계별로 1회기 씩 일반화 평가가 이루어졌으며 이는 중재자의 변화에 따른 기능적 의사소통 기술의 독립적 수행 수준을 단계별로 검증하기 위한 절차이다. 이러한 평가는 기능적 의사소통 기술이 특정 사람이나 환경 맥락에 제한되지 않고 일상적 상호작용으로 전이될 가능성을 확인하는 데 목적이 있다(Edgar, Schlosser, & Koul, 2024; Finke et al., 2017).
본 연구의 독립변인은 MPR 기반 AAC 앱 중재이다. MPR 절차는 모델링, 촉구, 강화 절차로 이루어진다. 첫째, 모델링은 목표 기술을 중재자가 직접 보여주어 연구 대상자에게 구체적인 행동 예시를 제시하는 전략이다. 예를 들어, 중재자는 AAC 앱에서 ‘도와주세요’ 버튼을 누르고 음성이 출력되는 장면을 시범으로 보여준다. 둘째, 촉구는 연구 대상자가 특정 표현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도움을 제공하는 전략이다. 이는 신체적 유도, 시각적 힌트, 언어 자극 등 다양한 형태(Choi, Kang, & Jeon, 2016)로 제공되며 연구 대상자의 반응 수준에 따라 최대 촉구에서 최소 촉구로 점진적 감소(fading)가 이루어진다(Cooper, Heron, & Heward, 2020). 셋째, 강화는 연구 대상자가 AAC 앱으로 요구, 거절, 도움 요청을 하였을 때 원하는 결과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실시된다. MPR의 구성 요소는 <Table 3>에 제시하였다.
본 연구에서 사용한 AAC 앱은 경기도 재활 공학 서비스 연구지원센터와 삼성전자 임직원의 후원 및 재능기부로 개발된 안드로이드 기반 무료 의사소통 보조 애플리케이션이다. 이 앱은 말로 의사소통이 어려운 사용자가 그림(상징) 또는 글자를 입력하면 음성으로 출력하는 기능을 제공하는데, 사용자 의사소통 방식에 따라 그림형과 문자형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림형은 글자를 잘 알지 못하거나 배우는 사용자가 표현하고자 하는 말을 해당하는 그림을 선택하면 음성으로 출력되고, 문자형은 사용자가 메시지를 글자로 입력하면 음성으로 출력된다. 또한, 사용자의 신체 기능을 고려하여 터치, 셀 이동, 스캐닝 입력 등 다양한 입력 방식을 지원하며 사용자가 직접 상징을 제작하고 이를 전용 홈페이지를 통해 공유할 수 있는 기능도 포함하고 있다(Gyeonggi-do Rehabilitation Engineering Service Research Support Center, n.d.). 본 연구에서는 연구 대상자가 그림을 선택하면 음성으로 출력되는 그림형 방식의 AAC 앱을 활용하였다. 연구에서 사용된 AAC 앱의 화면 구성은 <Figure 1>에 제시하였다.
또한, 연구에서 사용된 MPR 기반 앱 중재는 앞서 제시한 절차를 바탕으로 MPR 중재 지도안을 참고하여 수행되었다. 각 중재 세션에서는 계획된 활동 내용에 따라 모델링, 촉구, 강화 절차가 체계적으로 제시되었으며, 오류 발생 시 적용되는 모델링, 촉구 및 강화 절차 또한 중재 지도안에 단계별로 명시된 기준에 근거하여 실시되었다. 연구자는 모든 중재 과정이 지도안에 따라 일관되게 진행할 수 있도록 관리하였다. 자세한 중재 지도안 내용은 <Table 4>에 제시하였다.
본 연구의 종속변인은 연구 대상자가 AAC 앱을 사용하여 표현하는 기능적 의사소통 기술의 발생 빈도이다. 본 연구에서 기능적 의사소통 기술은 일상적 맥락에서 아동이 자신의 요구나 의도를 타인에게 명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사용하는 표현적 의사소통 기술을 의미한다. 이러한 기술은 ‘요구’, ‘거절’, ‘도움 요청’의 세 가지 범주로 구분하였다. ‘요구’는 연구 대상자가 원하는 물건이나 활동을 얻기 위해 AAC 앱에서 관련 단어를 선택하여 음성 출력을 통해 표현한 경우를 의미한다. ‘거절’은 원하지 않는 상황이나 자극을 피하고자 AAC 앱을 통해 명확한 거부 의사를 표현한 경우로 정의된다. ‘도움 요청’은 과제 수행 또는 일상적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 이를 타인에게 알리고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AAC 앱을 사용하는 기술이다. 이중 요구는 선호 자극의 직접적 제공을 목적으로 하지만, 도움 요청은 과제 수행을 위한 협력적 지원을 유도하는 기능으로, 두 기술은 의사소통의 목적과 결과 측면에서 구분된다. 세 기술은 발생 맥락, 동기조작, 강화 조건을 서로 다르게 설정하여 기능적 중첩이나 상호 영향이 발생하지 않도록 구성하였다. 또한, 세 기술 모두 AAC 앱을 통한 의사 표현의 기능성과 명확성을 기준으로 반응을 판단하였으며, 회기 중 해당 기술이 나타난 횟수를 빈도 기록법(frequency recording)을 사용하여 측정하였다. 각 기능적 의사소통 기술에서 나타난 반응은 수행의 적절성에 따라 정반응과 오반응으로 구분하였다. 각 반응 유형의 정의와 중재자의 대응 방안은 <Table 5>에 제시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자료의 객관성과 측정의 일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두 명의 관찰자를 참여시켜 관찰자 간 신뢰도(Inter- observer agreement, IOA)를 검증하였다. 제1 관찰자는 연구자가 담당하였으며, 제2 관찰자는 행동분석가(Board Certified Behavior Analyst, BCBA) 자격을 보유한 경력 6년 이상의 전문가였다. 관찰자 간 신뢰도 검증을 위해 제2 관찰자에게 종속변인의 조작적 정의와 관찰 절차, 자료 기록 방법에 대한 사전 교육을 하였다. 이후 연구의 각 단계에서 수집된 비디오 자료 중 기초선 단계의 25%, 중재 단계의 35%, 유지 단계의 30%에 해당하는 세션을 무작위로 선정하여 두 관찰자가 독립적으로 관찰과 기록을 수행하였다. 이러한 비율은 IOA 데이터의 최소 수집 범위를 20~33%로 제시한 선행 연구(Hausman et al., 2022)에 근거하였다.
관찰자 간 신뢰도는 시도 대 시도 일치도(trial - by - trial IOA) 기준으로 산출하였다. 이는 일치된 시도 수를 전체 시도 수로 나눈 뒤 백분율로 계산하는 방식이다. 연구에서 관찰자 일치도는 90%로 나타났으며 이는 일반적으로 제시되는 수용 기준인 80%(Cooper, Heron, & Heward, 2020) 이상으로 신뢰할 만한 수준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에서는 중재가 계획대로 전달되었는지 평가하기 위하여 Zitter et al.(2023)의 연구를 참고하여 중재 충실도 검사지 문항을 개발하였다. 검사 문항의 구성은 중재 준비 단계와 관련된 2문항, 절차 충실성을 평가하는 3문항, 강화 전략의 적절성 2문항, 오반응 수정 전략 1문항, 중재 환경 관리 1문항, 시간 관리 및 시도 간 간격 1문항으로 총 10개 문항으로 이루어졌다. 각 문항은 ‘그렇다’, ‘보통이다’, ‘그렇지 않다’의 3점 척도로 평가되었으며 문항의 적절성은 특수교육과 교수 1인의 검토를 통해 확인되었다. 중재 충실도 평가는 중재 단계에서 촬영된 영상 자료의 약 30%를 무작위로 선정하여 수행하였으며 연구자를 포함한 경력 6년 이상의 특수교육 전문가 3인이 참여하였다. 본 연구의 중재 충실도는 92%로 나타났다. Harden et al.(2015)는 82편의 행동 중재 연구를 체계적으로 검토하였는데 이 중 35편에서 중재 충실도가 보고되었다. 선행 연구의 평균 충실도 수준은 약 82%로 확인되었다. 이를 고려할 때, 본 연구의 중재 충실도는 비교적 높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본 연구에서는 중재 종료 후 사회적 타당도 평가를 위해 점검표를 개발하였다. 사회적 타당도는 중재의 절차와 결과가 사회적으로 수용할 수 있으며 실제 현장에서 적용할 가치가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다(Cooper, Heron, & Heward, 2020). 이를 평가 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Huntington et al.(2023)이 제시한 사회적 타당도 평가 영역(중재 목표, 절차, 결과의 수용성)에 근거하여 문항을 구성하였으며 특수교육과 교수 1인의 검토를 통해 문항의 적절성이 확인되었다. 점검표의 문항은 중재 절차의 이해도 및 수용도 3문항, 중재 결과에 대한 인식 3문항, 실행 가능성 및 지속 의향 2문항, 전반적인 만족도 2문항으로 구성되어 총 10개 문항으로 이루어졌다. 사회적 타당도 평가 역시 중재 충실도와 마찬가지로 중재 단계에서 촬영된 영상 중 약 30%를 무작위로 선정하여 진행되었으며 각 문항은 ‘그렇다’, ‘보통이다’, ‘그렇지 않다’의 3점 척도로 평가되었다. 사회적 타당도 평가는 연구 대상자의 어머니, 경력 5년 이상의 특수교사, 경력 6년 이상의 행동 분석가 3인이 참여하여 진행되었다. 사회적 타당도는 각 문항의 평정 값을 합산한 뒤 전체 척도 값으로 나누고 이를 백분율로 환산하여 산출하였다. 그 결과 연구의 사회적 타당도의 평균값은 91%로 나타나 본 연구의 중재가 사회적으로 가치 있고 실천할 수 있는 중재인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는 MPR 기반 AAC 중재의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단일 대상 연구에서 권장되는 자료 분석 절차를 적용하였다. 특히 연구의 신뢰성과 타당성을 높이기 위해 미국 특수교육협회(Council for Exceptional Children, CEC)의 질적 기준(Cook et al., 2015)을 참고하여 시각적 분석(visual analysis) 중심의 체계적인 분석을 수행하였다. 시각적 분석은 단일 대상 연구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방법으로 단순한 수치 변화에 그치지 않고 여러 지표를 종합적으로 검토함으로써 중재의 효과를 해석한다. 수준 변화(level change), 경향(trend), 기초선 안정성(baseline stability), 단계 간 중첩(overlap) 등 다양한 지표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중재의 효과성을 판단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다음과 같은 분석 절차를 적용하였다. 첫째, 수준 변화는 각 단계(기초선, 중재, 유지)에서 연구 대상자의 기능적 의사소통 기술 빈도의 평균치를 비교하여 중재 도입 전후의 변화 여부를 평가하였다. 둘째, 경향은 회기 간 점진적인 증가 혹은 감소의 방향성을 분석하여 중재가 연구 대상자의 기능적 의사소통 기술에 미친 영향을 검토하는 데 활용되었다. 셋째, 기초선 안정성은 중재 이전 단계에서 데이터의 변동성이 낮고 예측할 수 있게 유지되었는지를 점검하여 중재 효과를 해석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였다. 넷째, 단계 간 중첩률은 기초선과 중재 단계의 데이터가 얼마나 겹치는지를 통해 중재의 명확한 효과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사용되었다. 이러한 절차는 본 연구의 내적 타당성과 결과 해석의 일관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었다.
Ⅲ. 연구 결과
본 연구의 MPR 기반 AAC 앱 중재가 ASD 아동의 기능적 의사소통 기술에 미치는 효과, 유지 및 일반화를 알아보기 위해 실시되었다. 구체적인 기능적 의사소통 기술 발생 변화 결과는 <Figure 2>에 제시하였다.
시각적 분석 결과, 중재가 시작되고 연구 대상자의 세 가지 기능적 의사소통 기술(요구, 거절, 도움 요청) 모두에서 명확한 수준 변화를 보였다. 기초선 단계에서는 세 기술 모두 발생률 0%로 매우 낮았으나 중재 도입 직후부터 발생률은 급격히 상승하였으며 이후 점진적인 향상과 안정화가 관찰되었다.
먼저 요구 기술은 기초선 단계(1~4회기) 에서 발생률이 0%로 전혀 발생하지 않았으나 중재 시작 직후(5회기) 수준 상승이 확인되었다. 중재 초반부터 발생률이 50% 이상으로 증가하였고 이후 경향 분석에서도 상승 방향이 지속적으로 유지되었다. 중재 후반부에는 회기 간 변산성(variability)이 매우 낮은 수준으로 나타나며 평균 80~90% 수준의 안정적인 발생률이 관찰되었다. 이는 초기 급상승 이후 발생률이 일정한 범위에서 유지되며 단계 간 중첩이 거의 없는 것으로 해석된다.
거절 기술은 기초선 단계(1~8회기) 동안 발생률이 0%로 안정적인 기초선 안정성을 보였으며 중재 도입 이후 상승 경향이 나타났다. 중재 중반부(12회기) 이후 발생률은 평균 65% 수준으로 유지되며 안정화되었다. 이는 회기별 점진적 향상 추세가 나타난 것으로 경향 분석에서 긍정적인 기울기(positive slope)를 보였으며 기초선과 중재 단계의 중첩률이 낮아 중재의 기능적 효과가 분명하게 관찰되었다.
마지막으로 도움 요청 기술의 경우 기초선 단계(1회기~13회기) 동안 발생률이 전혀 없었으나 중재가 시작되고(14회기) 수준 변화가 관찰되었다. 중재 초기 발생률이 50%에서 시작되어 후반에는 90%까지 상승하여 전체 회기에서 상승 경향이 매우 뚜렷하게 관찰되었다. 기초선과 중재 단계 간의 중첩률이 나타나지 않은 점을 볼 때 해당 기술이 중재 직후 빠르게 학습되었음을 보여주고 수준 변화와 경향 분석에서 강한 효과성을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유지 단계의 시각적 분석 결과, 연구 대상자의 세 가지 기능적 의사소통 기술 모두에서 수준 변화의 지속 및 안정적인 발생률이 확인되었다. 중재 종료 후에도 발생률이 중재 후반과 유사한 수준으로 유지되어 중재 효과가 지속되는 양상이 확인되었다.
요구 기술은 유지 단계(18~21회기)에서 발생률이 80~90%로 나타났으며 회기 간 변동 폭이 낮아 높은 안정성이 관찰되었다. 기초선 대비 높은 수준 변화가 유지되며 중재 종료 이후에도 효과가 안정적으로 지속된 것으로 해석된다. 거절 기술은 유지 단계에서 다소 감소하였으나 발생률이 50~60% 수준을 유지하며 중재 후반과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단계 간 중첩률이 낮고 발생률 변화가 일정하게 유지되어 중재 종료 이후에도 실질적인 유지가 이루어진 것으로 확인되었다. 도움 요청 기술은 유지 단계에서 발생률이 60~70%로 나타나 중재 후반의 최고 수준보다는 다소 낮았으나 여전히 기초선 대비 높은 수준이었다. 유지 단계 전반에 걸쳐 낮은 변산성과 회기 간 차이가 나타나 경향의 안정성이 유지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일반화 평가 결과, 기초선 단계(3, 7, 11회기)에서 세 가지 기능적 의사소통 기술의 발생률은 모두 0%로 주 중재 진행자가 아닌 다른 중재자와 상호작용에서도 관찰되지 않았다.
요구 기술은 중재 단계 내 일반화 회기(8회기)에서 80%의 발생률이 확인되었다. 이는 중재 초기 단계에서 이미 요구 기술이 다른 대상과의 상호작용에서도 일반화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유지 단계 내 일반화 회기(19회기)에서 80%의 발생률이 유지되어 중재 종료 후에도 일반화 효과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이 확인되었다.
거절 기술은 중재 단계 내 일반화 회기(12회기)에서 70%의 발생률을 보였으며 이는 주 중재자와의 발생률과 같은 수준으로 새로운 대상과도 상호작용에서도 기능적 의사소통 기술이 일관되게 수행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유지 단계 내 일반화 회기(19회기)에서는 60%의 발생률이 확인되었는데 이는 중재의 효과가 유지될 뿐 아니라 중재자 변경 시 발생률이 주 중재자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연구 대상자가 중재 절차에 익숙해지면서 다른 중재자와 상호작용을 할 때도 자발적으로 기술을 수행하는 숙련도가 증가했다고 해석된다.
도움 요청 기술은 중재 단계 내 일반화 회기(16회기)에서 90%의 발생률이 확인되었다. 이는 주 중재자와의 발생률보다 높은 수준으로 중재자의 변경에도 기능적 의사소통 기술이 향상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었다. 유지 단계 내 일반화 회기(19회기)에서는 70%의 발생률이 확인되어 중재 효과가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IV. 논의 및 제언
본 연구는 MPR 기반 AAC 앱 중재가 ASD 아동의 기능적 의사소통 기술(요구, 거절, 도움 요청)에 미치는 효과를 검증하고 학습된 기술의 유지와 중재자 일반화 가능성을 탐색하였다. 연구 결과, 모든 기술에서 중재 도입 이후 일관된 수준 변화와 상승 경향이 관찰되었다. 또한, 유지와 일반화에서도 안정적인 수행이 관찰되었다.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논의를 제시한다.
요구 기술은 중재가 시작되면서 발생률이 급격히 상승하였고, 거절 및 도움 요청 기술 역시 중재 단계 전반에서 뚜렷한 상승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MPR 기반 AAC 앱 중재가 ASD 아동의 기능적 의사소통 기술을 향상하는 데 효과적임을 시사한다. 이는 AAC 중재가 ASD 아동의 요구하기와 의견 표현 등 다양한 기능적 의사소통 기술 증진했다고 보고한 Kim et al.(2025)의 연구 결과와 일치하며, Pyo, Kim, and Kim(2017)의 연구에서 AAC 앱 중재가 언어 발달지체 유아의 의사소통 행동 빈도를 증가시켰을 뿐만 아니라 의사소통 기능의 폭을 다각화하는 데 효과적임을 보고한 결과와도 맥락을 같이한다. 즉, AAC 중재가 단순한 반응 빈도 증가를 넘어 아동이 다양한 의사소통 기능을 상황에 맞게 활용할 수 있는 기능적 레퍼토리를 확장하는데 기여함을 일관되게 보여준다. 특히 중재 초기 단계에서 요구 기술의 발생률이 빠르게 상승한 것은 아동이 중재 절차 및 앱 사용 방식에 비교적 빠르게 적응했음을 의미한다. 요구하기는 선호 자극이나 활동을 즉각적으로 획득하는 강화 요인을 포함하므로(Still et al., 2014) 다른 의사소통 기술에 비해 습득 속도가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거절 기술은 원치 않는 자극이나 활동을 효과적으로 거부하는 능력을 포함하며 도움 요청 기술은 아동 스스로 수행할 수 없는 상황을 인식하고 중재자에게 지원을 요청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이러한 기술은 상대적으로 복잡한 사회적 단서 인식과 상대방 반응에 대한 예측이 요구되므로 학습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이러한 차이는 기술의 난이도 및 상호작용 맥락에서 요구되는 인지적 처리 수준이 다르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Crowe et al.(2022) 연구 또한, 요구 중심의 AAC 중재가 가장 안정적인 향상을 보이지만 거절이나 도움과 같은 사회적 기능 기술은 일반화 및 유지 단계에서 변동 폭이 크다고 보고하였다. 그러나 본 연구 결과는 MPR 기반 접근이 Kim and Lee(2024)의 비디오 자기 모델링 연구와 마찬가지로, 모델링을 포함하는 체계적인 교수 전략이 ASD 아동의 학습 촉진에 효과적임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본 연구에서도 이와 유사하게 기술별 향상 양상의 차이가 확인되었으나 AAC 중재가 기능적 의사소통 기술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기술별로 습득 및 유지 속도에는 차이가 존재함을 보여주기 때문에 AAC 중재를 설계할 때 개인의 동기 요인과 과제 난이도를 고려한 맞춤형 접근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유지 단계에서 모든 기술이 기초선 대비 높은 발생률을 유지했던 점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이는 중재 종료 이후 일정 기간 직접적인 중재가 제공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학습된 기술이 소거되지 않고 안정적으로 수행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결과는 MPR 기반 AAC 앱 중재가 단기적 기술 습득에 그치지 않고 학습된 의사소통 기술의 장기적 유지 가능성을 보여준다. 특히 요구 기술의 안정적인 유지 수준은 Bae and Chae(2017)의 AAC 앱 중재가 중도·중복장애 학생의 물건 사기 의사소통 행동을 증가시키고 그 효과가 유지되었음을 보고한 결과와 일치한다. 이는 AAC 앱을 통한 기능적 기술 습득이 일상생활에서 빈번하게 사용되고 즉각적인 강화와 연결되는 특성과 결합될 때(Still et al., 2014) 지속성이 높아진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반면, 거절과 도움 요청 기술은 유지 단계에서 중재 후반 대비 다소 낮은 발생률을 보였는데, 이는 중재 효과의 지속성이 대상자의 특성 및 기술의 복잡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결과는 중재의 유지 효과가 참가자별로 달랐다고 선행 연구(Chung & Kim, 2016; Oh & Pyo, 2025)에서도 보고하고 있다. 특히 AAC 중재의 유지 효과에 관한 선행 연구를 종합한 Crowe et al.(2022)의 연구는 유지 데이터를 보고한 연구가 소수에 불과했음을 지적하며 AAC 연구에서 유지 데이터의 부족과 유지 효과의 비일관성을 주요한 한계로 꼽았다. 또한, Walker et al.(2018)은 기능적 의사소통 훈련에서 AAC를 활용했을 때 도전 행동은 감소하였으나 행동 변화의 장기간 유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언급하여 유지 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거절 및 도움 요청 기술의 유지 단계에서 발생률이 다소 약화한 것은 중재가 종료된 후 강화의 빈도 감소, 일상적 상호작용 환경의 변동, 혹은 가족 또는 교사의 반응 양식 차이 등 환경적 요인에 의해 기술의 수행 동기가 약화하였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러한 경향은 중재 종료 후에도 호혜적인 상호작용 환경이 지속적으로 유지되어야 한다는 선행 연구(Bourque & Goldstein, 2020)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이러한 점에서 기능적 의사소통 기술의 장기적인 유지를 위해서는 중재 종료 후에도 일상적 상호작용 속에서 기술이 지속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자연적 강화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아동과 상호작용 하는 주변인의 지속적 지원과 일관된 반응 제공, 그리고 아동 스스로 기술을 활용할 기회의 확보가 필요하다.
일반화 평가에서 본 연구의 참여 아동은 주 중재자가 아닌 다른 중재자(어머니)의 상호작용 상황에서도 기능적 의사소통 기술을 나타냈다. 특히 유지 단계의 일반화 평가 회기에서는 요구, 거절, 도움 요청의 세 기술 모두 다른 중재자와의 상호작용에서도 주 중재자와의 상호작용에서 관찰된 발생률과 유사하거나 더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는 중재 효과가 특정 중재자에 한정되지 않고 확장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결과는 아동이 중재 절차 및 상호작용 맥락에 익숙해지면서 중재자 변경에도 기능적 수행이 유지되었음을 의미하며 AAC 중재의 일반화 가능성을 보고한 선행 연구들과 일치한다.
예를 들어, Biggs, Carter, and Glison(2018)은 보조 AAC 모델링(Aided AAC Modeling)의 세 가지 접근법을 분석하여 복합 의사소통 요구(Complex Communication Needs, CCN)를 가진 아동과 청소년의 표현적 의사소통을 향상에 효과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 연구는 AAC 개입의 효과가 특정 대상이나 기술에 국한되지 않고 체계화된 전략을 통해 다양한 대상과 맥락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또한, Spencer, Tönsing, and Dada(2025)는 요구하기 중심의 기존 연구를 넘어 사회적 참여에 필수적인 논평하기와 같은 기능으로 AAC 개입을 확장하여 다양한 의사소통 기능의 향상을 입증하였다. 특히 부모, 교사, 또래 등 자연스러운 의사소통 파트너에 의해 중재가 실행될 때 AAC 기술이 다양한 환경과 기능적 맥락으로 일반화될 수 있음을 보고하였다. 이와 같이 선행 연구와 본 연구의 결과는 체계적으로 구조화된 AAC 중재가 특정 중재자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상호작용 맥락에서도 기능적 의사소통을 유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나아가, 본 연구의 중재자 일반화 효과는 AAC 앱을 활용한 중재의 장점을 부각한다. Jung and Han(2016)의 연구에서도 모바일 AAC 앱을 활용한 중재가 ASD 고등학생의 자기 결정력 유지와 일반화에 효과적임을 보고했는데, 이는 모바일 기기의 휴대성 및 익숙한 인터페이스가 중재 환경이나 중재자를 넘어 일관된 의사소통 도구 사용을 가능하게 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본 연구 역시 MPR 기반 AAC 앱이 제공하는 시각적·청각적 피드백과 일관된 상징 체계가 중재자가 바뀌어도 아동이 인정적으로 반응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일반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한다.
종합적으로 볼 때, MPR 기반 AAC 앱 중재는 ASD 아동의 기능적 의사소통 기술을 증진하고 학습된 기술의 유지와 일반화까지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는 본 중재가 단순한 기술 훈련을 넘어 실제 의사소통 상황에서 아동 스스로 의사 표현을 시도하고 사회적 상호작용에 참여하도록 돕는 교육적 효과를 지님을 시사한다. 또한, 강화 요인과 사회적 맥락을 통한 MPR 기반 접근이 아동의 동기를 촉진하고 학습의 지속성과 확장성을 높이는 데 이바지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따라서 본 연구는 AAC 중재의 실질적 적용 가능성과 장기적 효과를 동시에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다만 이러한 해석은 단일 대상 연구의 특성과 일반화 측정의 제한성을 고려할 때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본 연구의 결과를 토대로 제언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MPR 기반 AAC 앱 중재는 반복적 반응 기회와 명확한 강화 기준 설정, 기술별로 구분된 동기 제공이라는 구조적 특징을 통해 기능적 의사소통 기술을 효과적으로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점에서 향후 실천 현장에서는 단순 모델링 중심의 전통적 AAC 접근보다, 강화 조건을 체계적으로 조작하고 사용자 반응의 누적 기록을 활용할 수 있는 MPR 기반 접근을 적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으로 제안된다.
둘째, 본 연구에서 일반화 절차는 부모가 사전 교육을 받고 기초선, 중재, 유지 단계 전반에서 동일한 활동을 수행하도록 구성되었다. 그 결과 부모와의 상호작용 상황에서도 목표 행동이 일관되게 나타나 중재자 일반화가 확보되는 양상이 확인되었다. 이는 부모 참여 기반의 일반화 전략이 기능적 의사소통 기술의 전이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향후 연구에서는 부모 교육의 체계화, 부모 참여 기반 AAC 중재 구성의 표준화가 요구된다.
셋째, 본 연구는 세 가지 기능적 의사소통 기술(요구, 거절, 도움 요청)을 명확히 구분하고, 각각에 대해 동기 제공과 강화 조건을 차별적으로 설계하였다. 이러한 접근은 기술 간 기능적 중복을 예방하고 기술 간 경쟁이나 방해 효과를 최소화하는 데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따라서 향후 AAC 기반 중재 프로그램에서도 기능적 조작 조건을 기능별로 분리하여 설계하는 체계적 접근이 고려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본 연구는 몇 가지 제한점을 지닌다. 첫째, 일반화 단계는 기초선, 중재, 유지 단계에서 각 1 회기씩 실시되었으나, 일부 일반화 회기가 중재 단계와 시간상으로 인접하여 시행되었다는 절차적 제한이 있다. 단일 대상 설계에서는 일반적으로 유지 단계를 확보한 이후 일반화 평가를 하여 순서 효과나 잔여 강화 효과를 통제하도록 권장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중재 직후의 동기 변화나 강화 이력이 일반화 단계의 수행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려우며, 이는 독립변인과 결과 변인 간의 기능적 관계 해석에 일정한 제한을 초래할 수 있다. 향후 연구에서는 유지 단계 종료 후 충분한 시간 간격을 두고 일반화 평가를 하여 중재 효과의 지속성과 일반화 가능성을 더욱 엄격하게 검증할 필요가 있다.
둘째, 일반화 평가는 각 단계에서 1 회기씩만 실시되어 반복 측정에 기반한 일반화 안정성을 충분히 검증하기 어려웠다. 더 강건한 일반화 검증을 위해서는 다양한 조건에서 반복 측정하여 행동의 추세 및 변동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셋째, 본 연구는 단일 대상 연구로 대상자 수가 제한적이므로 외적 타당도에 제약이 따른다. 향후 연구에서는 다양한 나이, 발달 수준, AAC 경험을 가진 대상자를 포함하고, 교사·또래 등 다양한 중재자를 포함한 일반화 평가를 시행함으로써 결과의 확장 가능성을 더욱 체계적으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
종합하면, 본 연구는 MPR 기반 AAC 앱 중재가 ASD 아동의 기능적 의사소통 기술 향상, 기술의 유지, 그리고 중재자 변경을 통한 일반화 가능성을 보여주어 AAC 중재의 실제적 적용 가능성을 확장하였다. 동시에 본 연구의 제한점을 바탕으로 후속 연구에서 필요한 개선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AAC 중재의 효과성 검증과 실천적 활용을 위한 기초 자료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