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응용행동분석(Applied Behavior Analysis, 이하 ABA)은 행동의 원리를 사회적으로 중요한 행동의 변화를 위해 체계적으로 적용하고, 관찰된 행동 변화와 중재 절차 간의 기능적 관계를 실증적으로 규명하는 과학적 접근이다(Baer, Wolf, & Risley, 1968). ABA는 특히 자폐스펙트럼장애(이하 ASD)와 발달장애 분야에서 중재의 효과성과 실행 절차의 타당성에 관한 광범위한 경험적 근거를 축적해 왔다. 미국 국립자폐근거실제센터의 체계적 고찰에 따르면, ASD 아동․청소년에게 효과가 확인된 근거기반실제 중 상당수는 강화, 촉구, 소거 및 기능적 행동평가 등 행동분석 원리에 기초하고 있다(Steinbrenner et al., 2020). 조기집중행동개입(Early Intensive Behavior Intervention, EIBI) 역시 ASD 아동의 인지, 적응행동 및 사회적 기능을 향상하기 위한 주요 중재로 지속적으로 검토되어 왔다(Reichow & Wolery, 2009).
본 연구에서 사용하는 주요 개념은 다음과 같이 구분된다. ABA는 행동의 원리를 사회적으로 중요한 행동에 체계적으로 적용하는 과학적 접근 전반을 가리키는 상위 개념이며, 행동중재(behavior intervention)는 이러한 원리에 기초한 개별 중재 절차를 지칭한다. 조기집중행동개입(EIBI)은 학령 전 아동에게 주당 다수의 시간을 투입하는 조기․집중 모델로서 ABA의 특정 적용 형태에 해당한다. 긍정적 행동지원(Positive Behavior Support, PBS)은 ABA와 상당 부분 원리를 공유하되, 삶의 질과 환경 재구성을 강조하며 일부 국가에서는 공공정책의 주된 언어로 사용된다. 행동지원(behavior support)은 이러한 접근들을 포괄하여 행동상의 어려움을 지원하는 서비스 범주를 지칭하는 넓은 용어로 사용된다. 본 연구가 ABA를 분석 단위로 삼은 것은 서비스 행위와 제공인력 요건이 비교적 명확하게 규정되어 국가 간 제도 비교에 적합하기 때문이며, ABA를 행동지원이 필요한 이용자에게 제공될 수 있는 유일한 근거기반 접근으로 전제하지 않는다.
그러나 중재의 효과성에 관한 과학적 근거가 축적되었다는 사실이 곧 해당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근거기반실제가 실제 서비스 체계에 정착하여 지속적으로 제공되기 위해서는 중재 자체의 효과성뿐 아니라 이를 뒷받침하는 정책적․조직적 기반이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 구현과학(implementation science)에서는 근거기반실천의 확산과 정착이 법․제도, 재정지원, 전문인력 양성, 조직 역량 및 질 관리 체계와 같은 실행 인프라의 영향을 받는다고 본다(Fixsen et al., 2005; Damschroder et al., 2009). 특히 발달장애 서비스의 실제 이용 가능성과 제공 수준은 국가별 재정 구조, 전문인력 자격체계 및 서비스 전달체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McBain et al., 2021). 이러한 점에서 ABA 서비스의 접근성과 지속 가능성은 개별 중재의 효과뿐 아니라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적 기반이 어떻게 구성되고 연계되는지와 밀접하게 관련된다. 본 연구에서 구조적 공백(structural gap)은 아래에서 제시하는 다섯 분석 차원 가운데 특정 구성요소가 결여되어 있거나, 요소들이 존재하더라도 행위 정의․보상․전문직 규제를 매개로 상호 연계되지 못한 상태를 의미한다.
국내에서 ABA 또는 행동중재와 관련된 대표적인 공적 지원체계로는「장애아동 복지지원법」에 근거한 발달재활서비스와「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근거한 발달장애인 거점병원․행동발달증진센터가 있다. 발달재활서비스는 행동발달을 지원 영역에 포함하고 있지만, 서비스 이용은 소득기준에 따른 바우처 지원액과 본인부담금, 제공기관의 단가 및 지역별 공급 여건에 의해 제약된다. 또한 현행 바우처 방식은 다양한 발달재활 영역을 포괄하기 때문에 장시간의 집중적 행동중재를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재정체계와는 차이가 있다. 다수의 조기집중행동개입 연구가 주당 20시간 이상의 집중적 중재를 전제로 한다는 점(Eikeseth et al., 2002, 2007; Linstead et al., 2017)과 비교할 때 현행 지원 구조는 이러한 강도를 충분히 보장하기 어렵다. 다만 EIBI는 조기․집중 모델에 해당하는 특정한 서비스 형태로, 모든 ABA 서비스가 이러한 강도를 전제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 비교는 ABA 서비스 전반의 적정 지원 수준을 평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집중적 중재가 필요한 사례에서 현행 재정 구조가 이를 충분히 뒷받침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기 위한 것이다.
행동발달증진센터는 자해와 공격행동 등 중증 행동문제를 보이는 발달장애인에게 행동평가와 행동중재를 포함한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이용자의 서비스 이용량에 따라 재정이 자동으로 확대되는 급여 방식이 아니라 지정기관에 대한 보조사업 방식으로 운영되므로, 수요 증가에 대응하여 서비스 공급을 탄력적으로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또한 센터가 모든 시․도에 균등하게 설치되어 있지 않고 기관별 수용 규모도 제한되어 있어 거주 지역에 따른 접근성 차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2026b). 이에 따라 집중적인 ABA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가족 중 상당수는 민간기관의 서비스를 자비로 이용해야 하며, 가구의 경제적 여건과 지역의 서비스 공급 수준이 실제 이용 가능성과 중재 강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는 서비스 공급 부족뿐 아니라 근거기반 중재에 대한 접근이 소득과 거주 지역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형평성의 문제를 제기한다.
전문인력의 자격과 질 관리 측면에서도 구조적 공백이 존재한다. 물리치료사와 작업치료사는「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국가면허 직종으로서 자격요건과 업무 수행의 법적 기반이 마련되어 있으며, 일정한 범위에서 건강보험 및 의료기관 전달체계와 연계되어 있다. 반면 행동분석 전문인력에 대해서는 국가가 인정하는 통일된 자격, 법정 업무 범위 및 공적 관리기구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
국내에서는 긍정적 행동지원 및 문제행동 중재의 효과성에 관한 연구가 상당히 축적되어 왔다. Park, Shin, and Chae(2018)은 장애학생을 대상으로 한 개별차원의 긍정적 행동지원 단일대상연구 28편을 메타분석하였으며, Choi and Kim (2019)도 발달장애 학생의 문제행동 중재에 관한 단일대상연구를 종합적으로 분석하였다. 최근에는 ABA의 주요 중재 원리와 자폐스펙트럼장애에 대한 적용 및 근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연구도 보고되었다(Chung, Chung, & Lee, 2024). 반면, 행동중재 전문가의 제도화와 서비스 지원체계에 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행동중재 전문가의 제도화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으며(Kim, 2019), 발달재활서비스 영역에서는 전문인력과 서비스 질 관리에 관한 연구가 이루어져 왔다. Yang (2020)은 발달재활서비스의 관리체계, 서비스 전문성, 성과관리 및 전문가 슈퍼비전 등을 주요 품질요인으로 제시하였으며, Kim et al. (2022)은 서비스 충실도와 효과, 제공인력의 전문성에 대한 이용자와 서비스 제공자의 인식을 분석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선행연구는 중재 효과성이나 개별 서비스 및 제도 요소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으며, 서비스 전달체계, 인력 자격 및 질 관리가 어떠한 방식으로 상호 연계되는지를 비교정책적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분석한 국내 연구는 제한적이다.
행동분석전문가(Board Certified Behavior Analyst, BCBA)는 미국의 민간 자격기관인 행동분석전문가자격위원회(Behavior Analyst Certification Board, 이하 BACB)가 발급하는 전문자격으로, 국내에서도 행동분석 인력의 교육과 수련을 위한 주요 준거로 활용되어 왔다. 그러나 BACB가 2023년 1월 1일부터 신규 자격 신청자의 거주 국가를 제한함에 따라 한국 거주자는 신규 자격을 신청할 수 없게 되었다(BACB, 2019, 2026). 2026년 6월 현재 신규 자격 신청이 가능한 국가는 미국, 캐나다 및 호주로 제한되어 있다. 이는 단순히 해외 민간자격의 취득 기회가 축소된 사건에 그치지 않는다. 국내의 독자적인 공적 인력 자격 및 질 관리 체계가 충분히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외부 민간자격에 의존해 온 전문성 보증 방식의 한계가 드러난 것이다. 따라서 국가 차원의 교육․수련․슈퍼비전 및 윤리 기준을 마련하는 것은 해외 자격을 대체하기 위한 소극적 대응이 아니라, 서비스의 지속 가능성과 이용자 보호를 확보하기 위한 핵심적인 제도화 과제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국외 사례는 ABA 서비스에 대한 공적 지원체계가 실제로 구축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그 방식이 각국의 보건․복지 체계, 재정 구조 및 전문직 규제 방식에 따라 다르게 형성되어 왔음을 보여준다. 미국에서는 2001년 인디애나주를 시작으로 민간보험의 ASD 치료 보장을 요구하는 주법이 확대되었으며, 다수의 보험급여 체계에서 ABA가 주요 치료서비스로 포함되었다(McBain et al., 2021). 연방 차원에서 메디케어․메디케이드서비스센터(Centers for Medicare & Medicaid Services, 이하 CMS)는 2014년 지침을 통해 21세 미만 Medicaid 가입자에게 의학적으로 필요한 ASD 관련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조기․정기 선별진단치료(Early and Periodic Screening, Diagnostic, and Treatment, 이하 EPSDT)의 의무를 재확인하였다(CMS, 2014). 다만 CMS는 ABA를 연방 차원에서 일률적으로 의무화한 것이 아니라, 주 Medicaid 기관이 의학적 필요성과 급여 범위를 결정하도록 하면서 EPSDT에 따른 치료 제공 의무를 준수하도록 하였다.
한국의 특수교육과 재활 분야는 제도 및 실천 모형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미국의 사례를 주요 준거로 활용해 왔다. 그러나 민간보험과 주별 보험 규제를 중심으로 발전한 미국의 ABA 급여체계는 전 국민 건강보험과 조세 기반 복지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한국의 제도적 구조와 상당한 차이가 있다. 따라서 미국 제도의 일부 요소를 직접 도입하거나 단순히 모방하는 것만으로는 국내 제도의 적합성과 실행 가능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제도화의 경로가 재정 구조, 전문직 규제, 서비스 전달체계 및 중앙․지방정부 간 권한 배분에 따라 다르게 형성된다면, 한국에 필요한 것은 특정 국가를 규범적 모형으로 전제하는 것이 아니라 복수의 제도화 유형을 비교하고, 각 제도가 수행하는 기능과 조건을 국내 맥락에 맞게 검토하는 정책학습의 과정이다.
그럼에도 국내 연구에서는 ABA 중재의 효과, 전문인력 양성 및 민간자격 운영에 관한 논의와 비교하여 서비스의 법적 근거, 재원 구조, 지원 범위와 강도, 인력 자격 및 질 관리가 어떠한 방식으로 결합되어야 하는지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연구가 부족하다. 행동중재 전문가의 제도화 필요성이 학회 차원에서 제기된 바 있으나(Kim, 2019), 주요 국가와 지역의 상이한 제도화 경로를 공통된 분석 기준에 따라 비교하고 그 결과를 한국의 구체적인 정책과제로 연결한 연구는 제한적이다. 기존 논의가 전문인력의 자격화 또는 특정 서비스의 확대를 개별적으로 다루어 왔다면, ABA 서비스가 안정적인 공적 제도로 정착하기 위해 요구되는 정책 요소와 그 연계 구조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
이에 본 연구는 ABA 서비스 지원체계를 법적 근거, 재원 구조, 지원 범위와 강도, 인력 자격체계, 전달체계와 질 관리의 다섯 차원으로 개념화하고, 상이한 제도적 특성을 보이는 미국, 캐나다 온타리오주, 호주 및 노르웨이의 사례를 한국과 비교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국가별 제도의 외형적 차이를 기술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각 제도의 법적․재정적․행정적 구성요소가 ABA 서비스의 접근성, 전문성 및 지속 가능성을 어떠한 방식으로 뒷받침하는지를 분석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한국 ABA 지원체계의 구조적 공백을 확인하고 향후 제도화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정책적 과제를 도출하는 데 목적이 있다. 본 연구의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미국, 캐나다 온타리오주, 호주, 노르웨이 및 한국의 ABA 서비스 지원체계는 어떠한 제도적 특성을 가지는가?
둘째, 비교정책적 관점에서 한국의 ABA 관련 제도는 어떠한 구조적 공백을 보이며, 향후 제도화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정책적 과제는 무엇인가?
Ⅱ. 연구방법
본 연구는 문헌분석에 기반한 비교정책분석(comparative policy analysis)을 적용하였다. 비교정책분석은 복수 국가 또는 지역의 정책과 제도를 공통된 분석 기준에 따라 비교함으로써 개별 사례의 현황을 기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제도적 공통점과 차이점 및 정책적 함의를 도출하는 접근이다(Dodds, 2018). 장애인 서비스 분야의 비교정책분석은 서로 다른 보건․복지 체계와 전문직 규제 및 재정지원 구조를 고려하여 각 제도의 특성과 한계를 상대적으로 파악하는 데 유용하다.
본 연구는 국가라는 행정적 단위를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보다, ABA 서비스의 재정과 인력 규율에 관한 주요 결정 권한이 행사되는 수준을 분석 단위로 하였다. 연방국가의 경우 보건․복지 및 전문직 규제 권한이 연방과 주 또는 준주 수준에 분산될 수 있으므로, 해당 제도에 관한 실질적인 결정 권한의 소재를 고려하였다. 이러한 접근이 직접적으로 적용되는 사례는 캐나다이다. 캐나다는 보건․사회서비스와 전문직 규제가 주정부 관할이므로 ABA 지원체계 역시 주마다 상이하다. 이에 따라 행동분석가를 규제보건전문직으로 법제화하고 Ontario Autism Program(OAP)을 통해 공공재정을 기반으로 ABA 서비스를 운영하는 온타리오주를 분석 대상 관할권(jurisdiction)으로 선정하였다. 미국은 연방 지침과 주 법률의 이중 구조를 함께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따라서 본 연구의 비교 대상은 국가 수준의 호주․노르웨이․한국, 연방과 주 수준을 함께 고려한 미국, 주 수준의 캐나다 온타리오로 구성된다. 이러한 비교 단위의 상이성은 연구의 제한점에서 다시 논의한다.
본 연구가 각 비교 대상의 제도를 단순히 기술하기보다 제도적 구성과 연계 구조를 비교하는 데 초점을 둔 이유는 ABA 서비스의 제도화가 개별 법률이나 자격제도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법적 근거, 재정지원, 서비스 범위, 전문인력 규율 및 전달체계가 상호 결합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본 연구에서는 분석의 편의를 위해, 이처럼 법적 근거․재정지원․서비스 행위․전문인력․질 관리가 상호 연계되어 서비스의 지속적 제공을 뒷받침하는 구조를 ‘제도화 사슬(institutionalization chain)’이라고 부른다. 이는 새로운 이론적 구성개념을 제안하려는 것이 아니라, 제도화의 관건이 개별 요소 하나가 아니라 요소들 사이의 연결에 있음을 드러내기 위해 사용하는 서술적 개념이며, 아래의 다섯 차원 분석틀은 이 사슬을 구성하는 개별 고리에 해당한다. 따라서 특정 국가의 제도를 한국에 직접 적용하기보다는, 상이한 제도적 맥락에서 각 정책 요소가 어떠한 방식으로 구성되고 연결되는지를 비교하고, 이를 토대로 국내 제도화에 적용 가능한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는 사회복지정책의 할당․급여․전달․재정 차원을 제시한 Gilbert and Terrell(2013)의 분석틀, 정책의 내용․맥락․과정․행위자 간 관계를 강조한 Walt and Gilson(1994)의 보건정책 분석 모형, 그리고 서비스 전달, 보건의료 인력, 정보, 재정 및 거버넌스 등을 보건의료체계의 핵심 구성요소로 제시한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 2010)의 모형을 참고하였다. 이를 토대로 ABA 서비스의 특성과 연구 목적에 맞게 분석틀을 법적 근거, 재원 구조, 지원 범위와 강도, 인력 자격체계, 전달체계 및 질 관리의 다섯 차원으로 재구성하였다. 각 차원과 기존 모형의 대응 관계는 다음과 같다. 법적 근거는 Walt and Gilson(1994)의 정책 ‘맥락’과 ‘내용’ 차원에서, 재원 구조는 Gilbert and Terrell(2013)의 ‘재정(finance)’과 WHO(2010)의 ‘재정’ 구성요소에서 도출하였다. 지원 범위와 강도는 Gilbert and Terrell(2013)의 ‘할당(allocation)’ 및 ‘급여(provision)’ 차원에, 인력 자격체계는 WHO(2010)의 ‘보건의료 인력(health workforce)’ 구성요소에, 전달체계와 질 관리는 Gilbert and Terrell(2013)의 ‘전달(delivery)’과 WHO(2010)의 ‘서비스 전달’ 및 ‘거버넌스’ 구성요소에 각각 대응한다. 이러한 재구성은 세 모형의 구성요소를 ABA 서비스라는 특정 정책 영역에 맞추어 통합․조정한 것이다.
첫째, 법적 근거(legal basis)는 ABA 서비스의 제공, 이용 및 관리에 관한 권리와 의무가 어떠한 법적․행정적 근거에 따라 규정되는지를 의미한다. 법률, 하위법령, 행정규칙, 고시 및 지침 등 규범의 형식과 구속력은 제도의 안정적 운영 및 재정지원의 지속 가능성과 관련될 수 있다.
둘째, 재원 구조(financing)는 ABA 관련 서비스 비용을 부담하는 주체와 재원의 조달․배분 방식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공적 의료보험, 민간보험의 급여 의무, 조세 기반 공공서비스, 바우처, 개인예산 및 본인부담 방식이 포함된다.
셋째, 지원 범위와 강도(coverage and intensity)는 서비스 이용 대상, 지원되는 서비스의 종류, 이용 한도 및 실제 제공 수준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는 제도에 규정된 명목상의 지원 범위뿐 아니라, 서비스 시간, 비용 한도, 이용조건 및 공급 여건을 고려한 실질적인 접근 가능성을 함께 분석하였다.
넷째, 인력 자격체계(workforce credentialing and regulation)는 ABA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감독하는 인력의 자격요건과 규율 방식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국가면허, 법정 전문직 규제, 공적 재정지원 프로그램의 참여요건, 교육과정 인증, 공적 등록 또는 인정, 민간자격 및 슈퍼비전 요건이 포함된다.
다섯째, 전달체계와 질 관리(service delivery and quality assurance)는 ABA 서비스가 이용자에게 전달되고 그 품질이 관리되는 제도적 구조를 의미한다. 주요 내용은 제공기관의 지정․등록 기준, 서비스 행위와 역할의 정의, 청구 및 심사 절차, 인력 배치와 감독, 중재충실도, 이용자 보호 및 성과평가 체계이다. 이상의 다섯 차원에 대한 개념과 주요 분석 내용은 <Table 1>에 제시하였다.
본 연구의 비교대상은 미국, 캐나다 온타리오주, 호주, 노르웨이 및 한국이다. 사례 선정은 통계적 대표성을 확보하기 위한 표집이 아니라, 이론적 유형화에 기반한 최대변이표집(maximum variation sampling)에 따랐다(Patton, 2015). 최대변이표집을 적용한 것은, 소수 사례를 통해 ABA 서비스 제도화의 핵심 변이를 최대한 포괄함으로써 제도 유형 간 차이와 공통 요건을 대비적으로 파악하기 위함이다. 즉 이 표집은 통계적 대표성이 아니라 제도적 변이의 극대화를 목적으로 한 것으로, 재원 구조와 인력 규율 방식이 서로 뚜렷이 대비되는 사례를 의도적으로 포함함으로써 소수 사례만으로도 제도 유형의 스펙트럼을 최대한 담아내고자 하였다(Patton, 2015). 구체적으로 ABA 서비스 제도화의 핵심 변이를 ① 재원 조달 기제(보험 기제 중심 대 조세 기제 중심)와 ② 전문인력 규율 기제(독립 직역의 법정 규제 대 기존 직역․공적 프로그램 내 내재화)의 두 축으로 설정하고, 각 유형에 대응하는 사례를 선정하였다. 미국은 보험 급여와 민간자격․주 면허가 결합된 사례, 온타리오주는 조세 재정과 법정 전문직 규제가 결합된 사례, 호주는 조세 기반 개인예산과 재정참여 요건형 등록제가 결합된 사례, 노르웨이는 보편적 공공서비스와 기존 면허직․고등교육 내재화가 결합된 사례이다. 한국은 비교의 준거가 되는 중심 사례로 포함하였다. 이러한 유형화는 <Table 2>와 같다.
초기 검토에서는 미국, 캐나다, 호주, 노르웨이를 비롯하여 영국, 독일, 이스라엘 및 일본의 관련 제도와 문헌을 탐색하였다. 초기 검토 이후 제외한 사례와 그 사유는 <Table 3>과 같다. 제외된 사례는 한국의 제도화 과제를 해석하는 데 필요한 경우 논의에서 보조 사례로 활용하였다.
이후 법령과 정부 공식 자료의 접근 가능성, ABA 또는 행동지원 서비스와 관련된 제도적 구조의 식별 가능성, 비교 가능성을 기준으로 5개 비교 대상(미국, 캐나다 온타리오, 호주, 노르웨이, 한국)으로 분석 범위를 축소하였다<Table 4>.
| Case | Selection rationale | Key references |
|---|---|---|
| United States | To analyze the linkage among insurance coverage, activity codes, and workforce qualifications | CMS (2014); McBain et al. (2021) |
| Canada (Ontario) | To analyze the linkage between statutory professional regulation and public financing | Psychology and Applied behavior Analysis Act, 2021; Government of Ontario (2021, 2026); CPBAO (2024) |
| Australia | To analyze the combination of individual budgets, provider registration, and person-centered support | National Disability Insurance Scheme Act 2013; NDIS Quality and Safeguards Commission (2019) |
| Norway | To analyze professional-competence management grounded in public health/education systems and national licensure/higher education | Norwegian Ministry of Health and Care Services (2020); Eikeseth et al. (2002, 2007); Roll-Pettersson et al. (2020) |
| Korea | Central case for analyzing institutional gaps and linkage limits of the ABA support system relative to international cases | Act on Welfare of Children with Disabilities, Art. 21; Act on Guarantee of Rights and Support for Persons with Developmental Disabilities, Art. 24; 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2026a, 2026b) |
자료 수집에는 정책분석과 비교사례연구에서 활용되는 다중 자료원 접근(multiple sources of evidence)을 적용하였다(Yin, 2018). 분석 자료는 각 비교 대상의 법률과 하위법령, 정부 부처 및 공공기관의 정책지침, 급여․재정지원 기준, 전문직 규제기관의 등록 및 자격기준, 제공기관 관리 및 질 관리 자료, 동료심사를 거친 학술논문과 공적 연구보고서로 구성하였다. 자료의 우선순위는 ① 법률 및 하위법령, ②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의 공식 문서, ③ 전문직 규제기관 및 공적 서비스 운영기관의 자료, ④ 동료심사를 거친 학술논문의 순으로 설정하였다. 정부 또는 규제기관의 공식 자료만으로 제도의 형성과 운영 맥락을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 학술논문과 연구보고서를 보완적으로 활용하였다.
자료 검색에는 학술 데이터베이스로 Google Scholar를 사용하였고, 법령 및 정부 공식 자료는 각 비교 대상의 정부․법령 데이터베이스에서 직접 확인하였다. 구체적으로 한국은 국가법령정보센터(law.go.kr)와 보건복지부․중앙장애아동․발달장애인지원센터․사회서비스 전자바우처 포털을, 미국은 CMS 및 주정부․주의회 웹사이트를, 캐나다 온타리오는 온타리오 정부 포털과 CPBAO를, 호주는 연방 법령 포털과 NDIS Quality and Safeguards Commission을, 노르웨이는 정부 포털(regjeringen.no)과 관련 학술문헌을 활용하였다. 검색 기간은 2026년 5월부터 6월까지이며, 분석의 기준 시점은 2026년 6월 30일이다. 자료 검색에는 ABA, applied behavior analysis, applied behavior analysis, behavior support, autism services, insurance coverage, public funding, professional regulation, licensure, credentialing, provider registration, reimbursement 및 quality assurance 등의 검색어와 각 비교 대상명을 조합하여 사용하였다. 한국 자료는 응용행동분석, 행동지원, 발달재활서비스, 행동발달증진센터, 전문인력, 자격, 급여, 바우처 및 질 관리 등의 검색어를 활용하였다. 최종 분석에는 각 비교 대상의 법령․하위법령, 정부․공공기관 공식 문서, 규제기관․자격기관 자료 및 학술문헌을 활용하였으며, 비교 대상별 주요 분석자료와 확인일자는 <Appendix 1>에 제시하였다.
분석은 세 단계로 수행하였다. 첫째, 수집된 자료를 법적 근거, 재원 구조, 지원 범위와 강도, 인력 자격체계, 전달체계와 질 관리의 다섯 차원에 따라 분류하고 비교 대상별 제도 프로파일을 작성하였다. 둘째, 다섯 차원별로 각 사례의 공통점과 차이점 및 구성요소 간 연계 양상을 비교․분석하였다. 셋째, 해외 사례의 제도 프로파일과 한국 사례를 대조하여 한국 ABA 지원체계에서 나타나는 구조적 공백과 분절 양상을 확인하고, 이를 바탕으로 향후 제도화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정책적 과제를 도출하였다. 자료의 코딩은 주 분석자 1인이 다섯 차원별 자료 추출 양식에 따라 수행하였으며, 코딩 결과에 대한 독립적 재검토와 전문가 교차 확인을 실시하였다. 구체적인 자료 포함․제외 기준과 검토 및 신뢰성 확보 절차는 다음 절에 제시하였다.
본 연구는 개별 중재의 효과를 종합하는 체계적 문헌고찰이 아니라 법령과 정책문서를 분석 대상으로 하는 비교사례연구이다. 따라서 문헌의 검색과 선별을 표준화하는 절차보다, 제도 서술의 근거를 추적 가능하게 하고 모든 비교 대상에 동일한 분석 기준을 적용하기 위한 절차가 요구된다. 이에 본 연구는 사례연구 방법론에서 제시하는 구성타당도와 신뢰도 확보 방안을 적용하여 자료의 포함․제외 기준을 사전에 설정하고, 자료추출과 검증 절차를 다음과 같이 구조화하였다(Yin, 2018).
자료의 포함기준은 다음과 같다. 첫째, 분석 기준 시점인 2026년 6월 30일 현재 효력을 가지는 법률, 하위법령 및 행정규칙이다. 둘째, 정부 부처, 공공기관 또는 법정 규제기관이 발간한 공식 문서로서 발행 주체와 발행 시점이 확인되는 자료이다. 셋째, ABA 또는 행동지원 서비스의 대상, 서비스 범위, 재원, 인력 요건, 제공기관 관리 중 하나 이상을 직접 규정하거나 기술한 자료이다. 넷째, 제도의 형성 배경과 운영 맥락을 설명하기 위해 필요한 동료심사 학술문헌과 공적 연구보고서이다.
제외기준은 다음과 같다. 첫째, 발행 주체 또는 시점이 확인되지 않는 자료이다. 둘째, 제도의 현황이 아니라 특정 단체의 정책 요구나 입장을 표명한 자료이다. 셋째, 원 자료를 확인할 수 없는 이차 인용 자료이다. 넷째, 중재의 효과성만을 다루어 본 연구의 다섯 차원에 해당하는 제도적 구성요소를 확인할 수 없는 자료이다. 다만 제도 변화의 시점을 특정하거나 개정 사실을 확인하기 위한 보조 단서로 언론 보도와 관련 단체의 자료를 활용한 경우에는 그 내용을 반드시 법령 또는 정부 공식 문서를 통해 재확인하였다.
자료 추출은 다섯 차원별로 동일한 항목을 기재하는 양식을 사전에 구성하여 모든 비교 대상에 동일하게 적용하였다. 기재 항목은 근거 규범의 명칭과 조문, 규범의 수준과 구속력, 재원의 유형과 배분 방식, 대상자 기준과 지원 한도, 제공․감독 인력의 자격요건, 제공기관 관리 및 질 관리 기제, 해당 서술의 출처와 확인일자이다. 이는 비교 대상마다 서로 다른 제도 용어와 문서 형식을 동일한 분석 차원으로 환원하여 비교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분석의 신뢰성은 다음 세 가지 절차를 통해 확보하였다. 첫째, 각 비교 대상의 제도에 관한 법령, 정부 문서, 규제기관 자료 및 관련 문헌을 반복적으로 대조․검토하였으며, 자료 간 기술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 자료 우선순위에 따라 상위 자료를 채택하고 그 사실을 본문에 명시하였다. 둘째, 연구문제에서 자료 추출 양식, 비교 대상별 제도 프로파일, 차원별 비교표, 정책적 함의에 이르는 근거의 사슬(chain of evidence)을 유지하여 본문의 각 서술이 어떤 자료에 근거하는지를 역추적할 수 있도록 하였다. 셋째, 추출 이후 약 1개월에 걸쳐 동일 자료를 반복적으로 재검토하고, 불일치 항목은 원자료를 다시 확인하였다. 이때 연구에 직접 참여하지 않은 제3의 연구자 1인이 코딩 결과를 독립적으로 재검토하였으며, 행동분석 및 장애인복지 분야 전문가 2인이 추가로 교차 확인하였다. 검토는 (i) 제도 서술의 사실관계 정확성, (ii) 다섯 차원에 따른 자료 분류의 적절성, (iii) 비교 진술의 타당성의 세 가지 기준에 따라 이루어졌으며, 이견이 있는 항목은 원자료를 재확인한 후 자료 우선순위 규칙을 적용하여 조정하였다.
이상의 절차에 따라 최종 분석에는 각 비교 대상의 법률 및 하위법령, 정부․공공기관 공식 문서, 규제기관 및 자격기관 자료, 학술문헌 등을 활용하였다. 일부 자료는 복수의 주별 법률 또는 하위규칙으로 구성된 자료군으로 분석하였다. 비교 대상별 주요 분석자료와 확인일자는 <Appendix 1>에 제시하였다.
Ⅲ. 국가 및 관할권별 ABA 서비스 지원체계 분석
미국의 ABA 서비스 지원체계는 민간보험과 Medicaid 등 기존 보험체계를 통해 서비스 비용을 보상하고, BCBA 등 전문인력 자격과 보험급여 요건을 연계하는 구조를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미국을 보험 급여형 모델로 분류하되, 구체적인 급여 범위와 인력 요건에는 주별 차이가 있음을 전제로 분석하였다.
미국에서 ABA 서비스의 제공 의무는 주(州) 법률 수준에서 형성되었다. 2001년 인디애나주를 시작으로 ASD 관련 진단과 치료에 대한 민간보험 보장을 요구하는 주법이 점차 확산되었으며, 2019년까지 미국 50개 주와 워싱턴 D.C.에서 ASD 관련 민간보험 보장 법제가 마련되었다(McBain et al., 2021). 다만 적용 대상, 연령, 보험 유형, 급여 한도 및 ABA의 명시 여부는 주별로 차이가 있다. 공보험 영역에서는 연방 행정지침이 규범적 근거로 기능한다. CMS는 2014년 지침을 통해 각 주 메디케이드가 EPSDT 원칙에 따라 21세 미만 자폐 아동에게 의학적으로 필요한 치료를 제공할 의무가 있음을 확인하였다(CMS, 2014). 다만 CMS는 ABA 자체를 연방 차원에서 일률적으로 의무화한 것이 아니라, 의학적으로 필요한 ASD 치료를 EPSDT 원칙에 따라 보장하여야 함을 제시하였다. 구체적인 급여 범위와 의학적 필요성 판단은 각 주 메디케이드 기관이 결정한다. 미국의 법적 근거는 주 법률(민간보험 의무화)과 연방 행정지침(공보험)의 이중 구조로 구성되어 있다.
재원은 민간보험과 공보험의 이원 구조이다. 주 의무화법은 주 규제를 받는 완전보험(fully insured) 플랜에 자폐 치료 급여를 적용하며, 저소득층은 메디케이드가, 군인 가족은 TRICARE가 담당한다. 연방 ERISA법의 적용을 받는 자가보험(self-funded) 플랜은 주 보험법의 규율 대상이 아니어서 주 의무화의 예외가 되며, 이에 따라 주별 자폐보험 의무화법의 적용 범위는 보험 유형에 따라 달라진다. 즉, 미국의 ABA 서비스는 별도의 독립 재정제도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민간보험과 공보험 체계를 통해 비용을 보상하는 구조를 채택하고 있으며, 보험 유형과 규제 체계에 따라 적용 범위가 달라진다.
급여는 의학적 필요성(medical necessity) 판정에 기반하며, 서비스 시간과 강도는 기능평가, 치료계획 및 보험자의 승인 절차에 따라 개별적으로 결정된다. 조기집중행동개입에서는 주 20~40시간 수준의 중재가 활용되기도 하나, 실제 승인 시간은 대상자의 연령, 치료 목표, 보험 유형 및 주별 기준에 따라 달라진다. 다수 주의 초기 입법은 적용 연령 상한(대체로 18세 또는 21세)과 연간 상한액을 두었으나, 2008년 연방 정신건강 동등성법(MHPAEA)이 정신건강 급여에 대한 양적 제한을 의과 급여보다 불리하게 설정하는 것을 금지함에 따라 일부 보험의 연간 상한과 방문 제한이 조정되었다. 따라서 실제 지원 수준은 보험 유형뿐 아니라 각 주의 급여기준과 보험자의 승인 절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인력 자격은 민간자격과 주 면허의 중첩 구조이다. 1998년 설립된 비영리 BACB의 행동분석전문가(BCBA), 보조행동분석전문가(BCaBA), 등록행동테크니션(RBT) 자격이 미국 내 행동분석 인력의 주요 기준으로 기능해 왔으며, 다수 주의 보험법은 급여 제공 인력을 BCBA 또는 그 감독하의 인력으로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 2009년을 전후로 시작된 주별 행동분석가 면허 입법이 중첩되어 현재 30개 주 이상이 면허 또는 이에 준하는 규제 체계를 운영한다. 다만 면허 대상, 면제 직종, 자격요건 및 업무 범위는 주별로 차이가 있다. 주 의무화 조항의 적용 범위와 수준은 해당 주의 BCBA 공급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으며(McBain et al., 2021), 전국적으로 2017년부터 2024년 사이 BCBA는 2.8배, RBT는 5.8배 증가하였다(State of Indiana, 2025).
전달체계의 핵심은 행위의 표준화와 보험 청구 체계이다. 미국의학협회(AMA)는 2017년 CPT 편집위원회 심의를 거쳐 2019년 1월부터 적응행동서비스(adaptive behavior services)라는 명칭의 ABA 전용 Category I CPT 코드 8개(97151~97158)를 발효시켰다(AMA, 2019). 이 코드 체계는 행동식별평가(97151), 테크니션이 수행하는 프로토콜 기반 치료(97153), 행동분석가가 수행하는 프로토콜 수정 치료(97155), 가족 지도(97156) 등 평가, 치료, 프로토콜 수정 및 가족지도의 행위를 15분 단위로 구분한다. 97155는 행동분석가가 치료 프로토콜을 수정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경우 테크니션을 동시에 지시하는 행위를 포함할 수 있으나, 일반적인 슈퍼비전을 독립적으로 청구하는 코드는 아니다. CPT 코드는 행위를 표준화하는 청구체계이며, 제공인력의 자격을 직접 규정하는 제도는 아니다. 각 코드의 적용 범위와 제공인력 요건은 주별 법령, 메디케이드 지침 및 보험자의 급여정책에 따라 달라진다. 질 관리 측면에서는 보험자의 의학적 필요성 심사, 치료계획 승인 및 연방 감찰관실(OIG)의 청구 적정성 감사가 이루어진다.
온타리오주는 Ontario Autism Program(OAP)을 통해 ABA를 공적으로 지원하는 동시에 행동분석가를 법정 전문직으로 규율하고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공공재정 지원과 법정 전문직 규제가 결합된 온타리오주를 전문직 규제형 모델로 분류하였다.
캐나다는 보건․사회서비스가 주 관할인 연방국가로, 자폐 서비스의 제도 역시 주정부 단위에서 운영된다. 본 연구는 ABA를 법정 전문직으로 규율하고 Ontario Autism Program(OAP)을 통해 공공서비스를 운영하는 대표 사례인 온타리오주를 분석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온타리오의 법적 기반은 서비스 제공과 전문인력 규제를 함께 포함한다. 재정지원 프로그램인 온타리오 자폐 프로그램(Ontario Autism Program, OAP)은 주 정부의 프로그램 지침에 근거하여 운영되며, 지침은 ABA를 학습이론과 기초․응용연구에 기반한 과학적 분야(scientific discipline)로 정의하고 핵심 임상 서비스(core clinical services)의 하나로 규정한다(Government of Ontario, 2021). 인력 규제는 Psychology and Applied Behavior Analysis Act, 2021에 근거하며, 이 법은 행동분석가를 규제보건전문직(regulated health profession)으로 편입하여 심리학자와 함께 College of Psychologists and Behavior Analysts of Ontario의 규제를 받도록 하였다. 해당 법률은 2024년 7월 1일부터 시행되었다.
재원은 주정부의 조세 기반 예산이다. OAP는 아동의 필요도 평가에 따라 재정을 배정하며, 가족은 배정된 재원으로 ABA, 언어치료, 작업치료 및 심리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서비스 재정은 보험 체계를 통하지 않고 주정부 예산으로 운영된다.
지원 대상은 자격을 갖춘 전문가(qualified professional) 로부터 자폐스펙트럼장애 진단을 받은 18세 미만 아동․청소년이며, 온타리오 거주자여야 한다. 지원 수준은 필요도 기반(needs-based) 배분을 원칙으로 하며, OAP는 아동의 필요와 강점, 가족의 우선순위를 고려하여 서비스 계획을 수립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OAP는 핵심 임상서비스, 보호자 지원 및 기타 지원 프로그램을 함께 제공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러나 OAP 등록 아동 수는 지속적으로 재정지원 규모를 상회해 왔으며, 상당수 아동이 핵심 임상 서비스 이용 전 대기 상태에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온타리오 주 감사원은 대규모 대기와 재정 배분 지연 문제가 프로그램 운영의 주요 과제라고 지적하였다(Office of the Auditor General of Ontario, 2020).
행동분석가는 College of Psychologists and Behavior Analysts of Ontario에 등록하여야 하며, OAP 지침은 ABA 핵심 임상서비스가 해당 칼리지에 등록되어 양호한 자격(good standing)을 유지하고 있는 행동분석가, 심리학자 또는 심리사의 책임 아래 제공되거나 감독되어야 함을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온타리오의 ABA 인력은 민간자격이 아니라 법률에 근거한 규제보건전문직 체계 안에서 관리된다.
전달체계는 독립 접수기관과 서비스 제공기관으로 구성된다. 독립 접수기관인 AccessOAP는 등록, 서비스 연계 및 프로그램 이용 절차를 지원하며, 핵심 임상 서비스는 자격을 갖춘 행동분석가, 심리학자 또는 심리사의 책임 아래 제공된다. 질 관리는 College of Psychologists and Behavior Analysts of Ontario의 등록 기준, 전문직 윤리규정, 지속적인 자격 유지, 불만 처리 및 징계 절차를 통해 이루어진다. 또한 OAP는 적격 서비스와 비용 기준을 제시하고 서비스 계획, 기록관리 및 비용 사용에 관한 요건을 규정하여 공공재정의 적정성을 관리하고 있다.
호주는 NDIS를 통해 개인의 기능적 필요와 목표에 따라 예산을 배정하고, 이를 활용하여 행동지원 서비스를 선택․이용하도록 하는 개인예산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ABA’라는 명칭의 독립 급여는 존재하지 않지만 행동분석 원리에 기반한 지원이 NDIS 행동지원 서비스를 통해 공적으로 제공․재정 지원된다는 점에서, 본 연구에서는 서비스 명칭이 아닌 기능을 기준으로 호주를 개인 예산형 모델에 포함하였다.
호주의 ABA 관련 지원체계는 연방 법률인 National Disability Insurance Scheme Act 2013에 근거한다. 이 법은 장애인의 NDIS 접근 자격, 개인계획(personal plan), 지원의 승인 및 제공 원칙을 규정하고 있다. ASD는 NDIS 접근 대상 장애로 인정되며, 기능적 손상 수준에 따라 접근 자격이 결정된다. 또한 행동지원(behavior support)은 NDIS 법령과 관련 규칙에 근거하여 운영되며, 제한적 관행(restrictive practices)을 포함하는 행동지원계획의 수립, 승인 및 감독 절차는 National Disability Insurance Scheme (Restrictive Practices and Behavior Support) Rules에 규정되어 있다.
재원은 연방정부와 주․준주 정부가 공동 부담하는 조세 기반 재정으로 조성된다. 다만 지원 방식은 서비스 제공기관에 예산을 직접 배분하는 것이 아니라, NDIS 접근 자격 심사와 개인계획(personal plan) 수립을 거쳐 ‘합리적이고 필요한 지원(reasonable and necessary supports)’으로 승인된 예산을 이용자 개인에게 배정하는 개인예산(individual budget)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따라서 개인 예산은 모든 신청자에게 일률적으로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승인된 지원 범위 내에서만 배정된다. 이용자는 승인된 예산 범위 내에서 행동지원, 언어치료, 작업치료 등 필요한 서비스를 직접 선택하여 이용할 수 있다. 즉, 정부가 서비스 종류와 제공기관을 일률적으로 지정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이 승인된 예산을 활용하여 자신의 기능적 필요와 목표에 맞는 서비스를 선택․구매하는 것이 호주 NDIS 재원 구조의 특징이다. NDIS는 명칭상 ‘보험(Insurance)’을 사용하지만 실제 재원은 조세를 기반으로 조성된다.
지원은 법률상 합리적이고 필요한 지원(reasonable and necessary supports) 기준에 따라 개인계획 단위로 결정된다. 따라서 획일적인 연령별 지원액이나 서비스 시간 기준은 없으며, 지원 수준은 개인의 기능적 필요와 목표를 바탕으로 산정된다. 9세 미만 아동에게는 조기아동접근(Early Childhood Approach)을 통한 지원 경로가 마련되어 있다. 또한 호주 정부는 독립검토 권고에 따라 2026년 10월부터 저․중등도 지원 요구를 가진 8세 이하 발달지연 및 자폐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Thriving Kids 프로그램을 단계적으로 시행하고, 5년간 40억 호주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2028년 1월부터 해당 집단의 신규 NDIS 접근 기준을 조정할 예정이라고 발표하였다(Australian Government Department of Health, Disability and Ageing, 2026).
호주에는 행동분석가에 대한 국가면허나 법정 자격제도가 존재하지 않는다. 제한적 관행을 포함하는 행동지원계획은 NDIS Quality and Safeguards Commission이 적합성을 인정한 행동지원 실무자(behavior support practitioner)가 작성할 수 있으며, 실무자의 적합성은 Positive Behavior Support Capability Framework에 따라 평가된다(NDIS Quality and Safeguards Commission, 2019). 분석 기준일인 2026년 6월 30일 현재 호주 거주자는 BACB 신규 자격을 신청할 수 있으나, BACB는 2027년 1월 1일부터 호주 거주자의 신규 자격 신청을 종료할 예정이라고 공지하였다. 따라서 호주의 행동지원 인력 자격은 BACB 자격이 아니라 NDIS Quality and Safeguards Commission의 적합성 인정 체계를 중심으로 운영된다.
NDIS는 등록 제공기관과 비등록 제공기관이 병존하는 시장 기반 전달체계로 운영된다. 다만 전문 행동지원과 제한적 관행 관련 서비스는 NDIS Quality and Safeguards Commission의 감독을 받으며, 제공기관 등록, 행동지원 실무자의 적합성 인정, NDIS Practice Standards 준수 및 보고 의무가 적용된다. 제한적 관행을 포함하는 행동지원계획은 해당 주․준주의 승인 절차와 함께 위원회의 보고 및 모니터링 체계의 적용을 받는다. 따라서 호주의 질 관리는 전문직 면허가 아니라 위원회의 등록․감독과 국가 실천기준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노르웨이는 행동분석 원리에 기반한 중재가 별도의 ABA 급여체계가 아니라 하빌리테링(habilitering)과 특수교육 등 기존 공공 보건․교육체계 내에서 제공되는 구조를 갖는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서비스 명칭이 아닌 행동분석적 중재의 공적 제공 기능(function)을 기준으로 노르웨이를 공공․학제 내재형 모델에 포함하였다.
노르웨이에는 ABA를 독립적인 급여항목으로 규정한 법률이나 행동분석가를 별도의 법정 전문직으로 규율하는 제도가 확인되지 않는다. 서비스 제공의 법적 근거는 일반 보건․교육 관련 법률에 내재되어 있다. Specialist Health Services Act와 Patient and User Rights Act는 전문보건서비스와 하빌리테링(habilitering, 장애인의 기능 향상과 사회참여를 지원하기 위한 다학제적 공공서비스) 제공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으며, Education Act는 특수교육에 대한 권리를 보장한다. 또한 Health Personnel Act는 사회교육사(vernepleier)를 포함한 보건인력의 면허와 직업상 책무를 규정하고 있다. 즉, 노르웨이의 법적 기반은 ABA 자체를 별도의 서비스로 규율하는 것이 아니라 하빌리테링과 특수교육에 대한 보편적 권리를 보장하는 데 있다.
재원은 조세 기반의 공공 보건․교육 재정으로 운영된다. 노르웨이에서는 자폐성장애 아동을 대상으로 한 조기집중행동개입(Early Intensive behavior Intervention, EIBI)이 공공서비스 및 유치원 환경에서 연구․실행되어 왔으나(Eikeseth et al., 2002, 2007), 관련 서비스의 재원은 별도의 ABA 급여체계가 아니라 전문보건서비스, 하빌리테링 및 공공 교육․복지서비스 예산을 통해 지원된다.
지원의 범위와 강도는 급여 목록이나 정액 지원 기준이 아니라 공공서비스의 임상적 판단과 자원 배분에 따라 결정된다. 노르웨이는 조기집중행동개입(EIBI)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진 국가 중 하나이며, 공공서비스 환경에서 EIBI가 연구․적용되어 왔다(Eikeseth et al., 2002, 2007).
다만 노르웨이 보건복지부는 자폐와 투렛증후군 관련 서비스에 대한 공식 검토에서 지역 간 서비스 제공 수준의 차이, 하빌리테링 서비스와 지방자치단체 서비스 간 연계 부족, 전문인력 확보의 어려움을 지속적인 과제로 지적하였다(Norwegian Ministry of Health and Care Services, 2020). 즉 보편적 권리에 기반한 공공 제공 방식에서도 실제 서비스의 범위와 강도는 지역의 자원과 운영 여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인력 자격체계는 국가면허 직군과 대학 교육과정의 결합으로 구성된다. 노르웨이에는 행동분석가를 위한 별도의 국가면허 제도는 없으며, 사회교육사(vernepleier), 심리사, 의사, 특수교사 등 기존 보건․교육 전문직이 Health Personnel Act와 관련 법령에 따른 자격을 바탕으로 하빌리테링 및 발달장애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등교육에서는 OsloMet-Oslo Metropolitan University를 비롯한 대학에서 행동분석 관련 교육과정과 연구가 운영되고 있으며(Roll-Pettersson et al., 2020), 행동분석 역량은 기존 전문직 교육과 대학 교육과정을 통해 형성된다.
전달체계는 공공기관의 직접 제공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행동분석 원리에 기반한 지원은 전문보건서비스, 하빌리테링 및 특수교육 체계를 통해 제공되며, 민간 서비스 제공기관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미국의 적응행동서비스 CPT와 같이 ABA 행위를 별도의 청구 코드로 규정하는 국가 차원의 제도는 확인되지 않았다. 또한 행동분석 분야의 학술교류와 교육은 Norwegian Association for Behavior Analysis (NAFO)와 대학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Roll-Pettersson et al., 2020), BACB의 국제 자격 운영 변화 이후에는 북유럽 행동분석 관련 학회들도 지역 차원의 전문성 개발과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Swedish Association for Behavior Analysis [SWABA], 2022). 따라서 노르웨이의 행동분석 서비스는 별도의 ABA 전용 관리체계보다는 기존 공공 보건․교육 전달체계와 전문직 체계 안에서 운영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한국은 발달재활서비스, 발달장애인 거점병원․행동발달증진센터, 제공인력 자격기준 및 민간 전문자격 등 ABA 서비스와 관련된 제도적 요소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법적 근거, 재원, 지원 범위, 인력 자격 및 전달․질 관리의 구성요소가 하나의 일관된 서비스 지원체계로 연계되어 있지 않다는 점에서, 본 연구에서는 한국을 분절형(fragmented model)으로 분류하였다.
한국에서 ABA 서비스와 관련된 규범은 두 갈래로 존재하지만, 어느 것도 ABA를 법률 수준에서 독립된 서비스로 규정하지 않는다. 첫째, 「장애아동 복지지원법」 제21조는 발달재활서비스의 법적 근거를 규정하고 있으며, 서비스 영역과 제공인력의 자격은 보건복지부 고시와 사업지침에서 정하고 있다. 행동발달은 발달재활서비스의 지원 영역에 포함되어 있으나, 응용행동분석이라는 독립된 서비스 유형이나 구체적인 서비스 행위는 법률이 아니라 고시와 사업지침에서 규정된다. 둘째,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24조는 발달장애인 거점병원․행동발달증진센터의 지정 근거를 규정하고 있으며, 보건복지부는 센터의 주요 기능으로 응용행동분석을 포함한 근거기반 행동중재를 제시하고 있다(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2025).
재원은 조세 기반의 사회서비스 바우처와 국고보조금으로 구성된다. 작업치료나 언어재활과 달리, 본 연구에서 확인한 범위에서는 ABA를 대상으로 하는 건강보험 급여항목이나 전용 행위코드는 확인되지 않았다. 발달재활서비스는 소득 수준에 따라 바우처 지원액과 본인부담금을 차등 적용하는 사회서비스 전자바우처 방식으로 운영된다. 발달장애인 거점병원․행동발달증진센터는 기관당 연간 약 3억 8,800만 원(2026년 기준)의 국고보조금으로 운영된다. 발달재활서비스의 바우처 지원 한도를 초과하는 행동분석 서비스 이용 비용은 이용자가 본인 부담으로 부담할 수 있다.
발달재활서비스의 지원 대상은 18세 미만의 등록 장애아동이며, 6세 미만 아동은 의사의 진단서 또는 의뢰서 등으로 등록장애를 대신할 수 있다. 지원은 월별 바우처 한도 내에서 이루어지므로 장시간의 집중적 행동중재에 필요한 서비스 시간과 비용을 충분히 보장하기는 어렵다(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2025). 한편 발달장애인 거점병원․행동발달증진센터는 중증 행동문제를 가진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행동중재를 제공한다.「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은 광역 지방자치단체마다 1개 이상의 거점병원 지정과 행동발달증진센터 설치․운영을 규정하고 있으나, 2026년 중반 현재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12개 시․도에만 지정되어 있어 법률상 제도와 실제 서비스 제공 사이에는 간극이 존재한다(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2026b).
행동분석 인력에 대한 국가면허나 법정 전문직 규제는 존재하지 않는다. 발달재활서비스 제공인력의 자격은 2018년 제정된 보건복지부 고시(「발달재활서비스 제공인력의 자격 및 인정 절차 기준」; 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2018)에 따라 관련 과목 이수 등을 기준으로 발달재활서비스 자격관리사업단의 심의를 거쳐 인정된다. 행동분석 관련 전문자격은 민간 영역에서 운영되고 있다. 한국행동분석학회의 행동분석전문가 자격과 한국응용행동분석전문가협회의 응용행동분석전문가(ABAS) 자격 등이 운영되고 있으나, 이를 통합하는 국가 차원의 법정 전문직 규제체계는 확인되지 않는다. BCBA는 BACB의 정책 변경에 따라 2023년 1월부터 한국 거주자의 신규 취득이 제한되었다(BACB, 2019).
발달재활서비스의 전달체계는 시․군․구가 지정하는 제공기관을 중심으로 운영되며, 행동발달증진센터는 일정한 지정기간을 두고 운영되는 지정기관으로, 2026년 추가지정 공모 기준 지정기간은 3년이며 평가를 통해 재지정 여부가 결정된다. 그러나 발달재활서비스 제공기관 지정기준에는 행동분석 전문인력 배치나 슈퍼비전에 관한 별도 요건이 명시되어 있지 않으며, 행동중재의 중재충실도(treatment fidelity)를 포함한 서비스 질 지표를 국가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수집․공시하는 제도도 확인되지 않았다. 따라서 전달체계는 운영되고 있으나, 행동분석 서비스에 특화된 질 관리체계는 아직 충분히 제도화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비교 대상의 ABA 서비스 지원체계를 다섯 차원에 따라 종합하면 <Table 5>와 같다.
| Dimension | United States | Canada (Ontario) | Australia | Norway | Korea |
|---|---|---|---|---|---|
| Legal basis | State mandates (2001-2019) + CMS EPSDT guidance (2014); dual structure of state law and federal guidance | OAP program guidelines (financing) + behavior-analyst regulation act (workforce); guideline-statute asymmetry | NDIS Act (2013); single federal statute | No specific legislation; universal service rights within general health/education law | Developmental rehabilitation services and behavioral development grounded in statute, but ABA not specified as a statutory service |
| Financing | Private-insurance mandate + Medicaid; ERISA self-funded plans may be exempt from direct application of state mandates | Needs-based family allocation from provincial tax revenue | Joint federal-state tax financing; individual budgets | Tax-based public health/education financing | Tax-based vouchers (income-differentiated co-payment) + state subsidy program; no ABA-specific insurance benefit or activity code |
| Coverage & intensity | Medical-necessity criteria; individualized authorization based on treatment plans and payer/state rules; service intensity varies by state and payer | Under 18, needs-based allocation; funding-allocation delays and waitlists noted | Reasonable-and-necessary individualized determination; early-childhood pathway under age 9; phased introduction of Thriving Kids from 2026, with NDIS access changes planned for 2028 | EIBI within habilitation; regional variation a persistent challenge | Under 18, use within monthly benefit ceiling; low relative to recommended intensity |
| Workforce credentialing | BACB private certification (BCBA-BCaBA-RBT) + state licensure; certification-benefit linkage | Mandatory college registration; only registered behavior analysts provide/supervise | No national licensure; suitability recognition of registered behavior-support practitioners + PBS Capability Framework | Nationally licensed vernepleiere + university-based behavior-analytic curricula | No national qualification; notice-level qualification recognition based on prescribed coursework + coexisting private certifications; new BCBA acquisition restricted since 2023 |
| Service delivery & quality management | CPT codes (97151-97158) claims/review; OIG audits | Independent intake (AccessOAP); college ethics/discipline regulation | Registered and unregistered providers coexist, but specialist behavior support requires provider registration, practitioner suitability, practice standards, and reporting | Direct public provision; NAFO academic exchange and professional development; Nordic joint professional-recognition discussions | Municipally designated providers and behavioral development centers; absence of a national quality-management system (staffing/supervision standards, treatment fidelity) |
Ⅳ.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미국, 캐나다 온타리오주, 호주, 노르웨이 및 한국의 ABA 서비스 지원체계를 법적 근거, 재원 구조, 지원 범위와 강도, 인력 자격체계, 전달체계와 질 관리의 다섯 차원에서 비교하였다. 분석 결과, 비교 대상 은 서로 다른 법체계와 보건․복지제도를 기반으로 ABA 서비스를 제도화해 왔으나,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제공되는 사례에서는 법적 근거, 재정지원, 전문인력 규율 및 서비스 전달체계가 상호 연결되어 있었다. 미국은 보험 의무화와 Medicaid 급여, CPT 행위 코드 및 전문자격․면허체계를 결합하였고, 온타리오주는 공공재정 프로그램과 법정 전문직 규제를 연계하였다. 호주는 개인예산 방식의 NDIS와 등록 실무자 체계를 결합하였으며, 노르웨이는 보편적 공공서비스, 국가면허 직군 및 정규 고등교육 체계 안에 행동분석을 내재화하였다. 반면 한국은 발달재활서비스의 행동발달 영역, 발달장애인 거점병원․행동발달증진센터, 대학원 교육과정 및 복수의 민간자격 등 개별 제도 요소는 갖추고 있으나, 이들 요소를 하나의 공적 서비스 체계로 연계하는 구조는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하의 논의는 위의 비교 분석에서 확인된 결과를 국내 맥락에서 해석한 것으로, 특정 제도 모형의 도입을 처방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아래에서 제시하는 정책적 과제는 비교 대상 사례에서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제공되기 위한 조건으로 반복 확인된 제도적 요건을 국내 상황과 대조하여 도출한 ‘제안’이며, 각 과제의 구체적 실행 방식과 재정 규모는 원가분석 및 이해관계자 연구를 통해 검증되어야 할 실증적 과제임을 전제로 한다.
본 연구의 첫 번째 발견은 ABA 중재의 과학적 효과가 공적 서비스 접근성으로 직접 전환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서비스를 재정 및 행정체계가 인식할 수 있는 행위로 정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행동분석 분야는 오랫동안 중재의 효과성, 내적 타당도 및 중재충실도에 관한 근거를 축적해 왔다. 그러나 비교 분석 결과, 효과성에 관한 연구 축적만으로 서비스의 지속적인 제공이나 재정지원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었다. 서비스가 공적 체계에서 지속적으로 제공되기 위해서는 대상, 제공 행위, 제공 시간, 제공 인력 및 비용 산정 단위가 법령이나 행정지침을 통해 정의될 필요가 있었다.
미국은 이러한 관계를 가장 분명하게 보여준다. 주별 자폐보험 의무화법과 Medicaid 급여 확대를 통해 ABA 서비스의 재정적 기반이 형성되었으며, 2019년부터 적용된 CPT Category I 코드 97151-97158을 통해 평가, 프로토콜 기반 치료, 프로토콜 수정, 개별․집단 중재 및 가족지도 관련 행위가 구분되었다(ABA Coding Coalition, 2019). 이 코드는 각 행위의 제공 방식과 15분 단위의 시간 기준, 제공자 수준 및 감독 관계를 구체화함으로써 보험 청구뿐 아니라 서비스 계획과 인력 배치의 공통 기준으로 기능하였다.
호주에서도 서비스는 행위별 수가 방식으로 운영되지는 않지만,「National Disability Insurance Scheme Act 2013」의 합리적이고 필요한 지원 기준과 개인별 지원계획을 통해 공적 재정의 대상이 되는 서비스가 규정된다. 특히 행동지원계획과 제한적 관행 관련 서비스는 NDIS 질․안전위원회의 등록 및 실천기준과 연결되어 있어, 서비스 내용과 제공자 요건이 개인예산 배분 및 질 관리체계 안에서 함께 규율된다(NDIS Quality and Safeguards Commission, 2019). 노르웨이는 ABA를 독립적인 급여나 수가 체계로 운영하기보다 기존 공공 하빌리테링과 특수교육 체계 안에 행동분석적 지원을 내재화하고 있다(Eikeseth et al., 2002, 2007; Roll-Pettersson et al., 2020). 이는 행위 정의가 반드시 청구 코드의 형태만을 취하는 것은 아니며, 기존 공공서비스 범주 안에 어떤 서비스로 위치하는가도 제도화의 중요한 방식임을 보여준다. 온타리오주 역시 OAP의 핵심 임상서비스 지침을 통해 서비스 대상, 지원 영역, 이용 가능한 비용 및 제공․감독 인력의 범위를 규정하고 있다(Government of Ontario, 2021).
반면 한국에서는 행동분석 서비스의 초기평가, 기능행동평가, 중재계획 수립, 직접 중재, 보호자․교사 훈련, 팀 협의, 슈퍼비전 및 성과평가 등의 행위가 공통된 서비스 단위로 세분화되어 있지 않으며, 행위별 제공시간, 인력 요건 및 비용 산정 기준도 충분히 표준화되어 있지 않다. 현행 발달재활서비스는 월별 이용 횟수와 기준단가를 중심으로 운영되므로, 동일한 ‘행동발달’ 명칭 아래에서도 실제 제공되는 평가, 중재 및 감독의 내용과 전문성 수준이 달라질 수 있다. 또한 직접 중재 이외에 평가, 기록, 사례회의, 보호자 교육 및 슈퍼비전과 같은 간접 서비스가 단가 안에서 어떻게 보상되는지도 명확하지 않다. 이는 서비스의 실제 원가와 성과를 비교하기 어렵게 하며, 공공재정 확대를 위한 근거 축적도 제한한다.
이러한 비교 대상 간 차이는 행위 정의가 제도화 과정의 중요한 결절점임을 보여준다. 행위가 정의되어야 비용을 산정할 수 있고, 비용 산정이 가능해야 급여 또는 예산 배분의 근거가 형성된다. 또한 급여 행위별로 필요한 인력과 감독 요건이 규정되어야 전문인력의 역할과 책임도 명확해질 수 있다. 따라서 한국 ABA 서비스의 제도화 논의는 건강보험 급여화 여부를 직접 다루기보다, 우선 행동분석 서비스의 핵심 행위와 표준 절차를 체계적으로 정의하는 것부터 시작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 발견은 ABA 서비스 제공인력을 규율하는 제도에 단일한 제도 모형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비교 대상은 국가면허, 법정 전문직 규제, 공적 급여 참여 요건, 민간자격과 면허의 결합 등 서로 다른 방식을 채택하고 있었다. 그러나 외형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교육과 수련 요건을 갖춘 인력에게 서비스 제공 또는 감독 권한을 부여하고, 윤리적 책임과 감독 의무를 부과하며, 이러한 자격요건을 공공서비스나 재정지원체계의 참여조건과 연결한다는 공통된 기능이 확인되었다.
미국에서는 BACB의 민간자격을 전문성의 기본 준거로 활용하면서 다수의 주가 행동분석가 면허 또는 별도의 법적 규제체계를 운영하고 있다(ABA Coding Coalition, 2019; BACB, 2024). 온타리오주는 「Psychology and Applied Behavior Analysis Act, 2021」에 따라 2024년 7월부터 행동분석가를 법정 규제 전문직에 포함하고 ‘Behavior Analyst’ 명칭을 보호하였으며, OAP가 등록된 행동분석가 또는 심리전문직에 의한 서비스 제공과 감독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전문직 규제와 공공재정이 직접 연결되어 있다(CPBAO, 2024; Government of Ontario, 2021). 호주는 독립적인 국가면허를 두기보다 NDIS 내부의 등록과 역량기준을 통해 관련 인력을 규율하며, 이는 전문직 명칭을 법적으로 독점시키는 방식과 달리 공적 재정체계에 참여하기 위한 요건을 통해 서비스 제공자의 전문성을 관리한다는 점에서 기능적으로 유사한 규제 방식이다(NDIS Quality and Safeguards Commission, 2019). 노르웨이에서는 행동분석가를 위한 별도의 국가면허를 두기보다, 사회교육사(vernepleier) 등 기존 면허직과 대학의 행동분석 교육과정이 결합되어 관련 전문역량을 형성하며, 이러한 인력이 공공 하빌리테링 및 교육체계에 참여한다(Roll-Pettersson et al., 2020).
이러한 비교 결과는 한국의 행동분석 전문인력 논의를 국가자격의 신설 여부에만 한정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현재 발달재활서비스 제공인력은 보건복지부 고시에 따라 관련 교과목과 학점 이수를 중심으로 인정된다(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2018). 그러나 행동분석 실천의 핵심 요소인 직접 관찰, 사례별 기능평가, 감독된 임상수련 및 지속적 슈퍼비전은 자격 인정의 공통 요건으로 충분히 구체화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한국에서 우선적으로 검토해야 할 사항은 특정 자격 형식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감독하는 인력에게 적용할 최소 교육․수련․슈퍼비전․윤리 및 책임 기준을 명확히 설정하는 것이다. 이러한 기준의 구체적인 수준과 적용 방식은 현장 인력 구성, 서비스 원가 및 이해관계자 의견에 대한 후속 연구를 토대로 결정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전문인력 체계는 단일 수준보다 역할과 책임에 따른 계층적 구조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BCBA-BCaBA-RBT 구조는 상위 전문인력이 중재를 설계하고 감독하며, 직접 서비스 인력이 계획에 따라 중재를 실행하도록 역할을 구분한다(BACB, 2024). 다만 이러한 계층화는 비용 절감을 위한 인력 대체가 아니라, 사례의 복잡도와 업무 책임에 따라 역할을 명확히 배분하고 상위 전문인력의 실질적인 슈퍼비전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세 번째 논점은 ABA 서비스의 제도화에서 학술․전문단체가 수행하는 역할이다. 비교 결과를 보면, 전문직의 제도화가 정부가 일방적으로 자격과 급여를 부여하는 방식으로만 이루어지지 않았다. 서비스 행위, 교육과정, 수련기준, 윤리 및 성과평가에 관한 전문기준이 학계와 전문단체를 통해 축적되고, 이러한 기준이 법률과 재정체계에 반영되는 상호작용이 확인되었다. 따라서 학술․전문단체의 역할에 관한 논의는 별도의 규범적 주장을 제시하기보다, 비교 결과에서 확인된 제도화 기제를 국내 맥락에 적용한 것이다.
미국의 CPT 코드는 행동분석 서비스가 보험체계에 자동적으로 편입된 결과가 아니다. 행동분석 관련 전문가 단체들은 평가와 중재 행위를 분류하고, 각 행위에 필요한 시간과 인력 구조를 정리하여 의료행위 코드로 인정받기 위한 절차에 참여하였다(ABA Coding Coalition, 2019). 온타리오주에서도 행동분석가의 법정 규제가 시행되는 과정에서 기존 자격자의 전환기준, 등록요건, 직무 범위 및 전문직 기준을 마련하는 작업이 이루어졌다(CPBAO, 2024). 호주의 긍정적 행동지원 역량체계와 실천기준 역시 행동지원 실무자에게 요구되는 지식, 기술 및 책임 수준을 구체화하여 NDIS 등록과 질 관리의 기준으로 활용되고 있다(NDIS Quality and Safeguards Commission, 2019). 노르웨이는 대학의 행동분석 교육과정, 전문학회 활동 및 공공서비스 체계가 결합되어 전문성을 유지하고 있으며(Roll-Pettersson et al., 2020), BACB의 국제자격 운영 변화 이후 북유럽 행동분석 관련 학회들이 공동의 질 보증과 전문성 인정 방안을 논의한 사례는 공적 자격체계가 충분히 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학술단체가 전문기준의 형성과 유지에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SWABA, 2022). 이스라엘에서도 행동분석학회가 보건부와 행동분석가의 정의 및 규제 방안을 논의해 왔다(Israeli Applied Behavior Analysis Association, 2024).
한국은 BACB 국제자격 취득 경로가 제한된 이후 복수의 국내 민간자격이 병존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행동분석학회를 비롯한 관련 학술․전문단체에는 모든 민간자격의 즉각적인 통합을 추진하기보다, 자격체계 간에 공유할 수 있는 최소 공통 전문기준을 우선 마련하는 역할이 요구된다. 여기에는 행동분석 전문가의 핵심역량, 필수 교과목, 수련시간, 직접 관찰을 포함한 슈퍼비전 기준, 윤리규정, 보수교육 및 자격 유지기준이 포함될 수 있다. 아울러 공공재정과의 연계를 위해서는 행동분석 서비스의 행위 분류, 표준 절차, 평균 소요시간, 필요 인력, 기록양식, 중재충실도 및 성과평가 지표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적정 보상 수준을 논의하기 위해서는 현행 기준단가의 적정성에 관한 주장에 그치지 않고, 실제 제공시간, 직접․간접 서비스 비율, 슈퍼비전 비용, 제공기관의 운영비용 및 이용자 성과에 관한 자료를 축적해야 한다.
앞의 세 논점을 종합하면, ABA 서비스의 제도화는 재정지원 확대나 국가자격 신설과 같은 단일 과제로 환원되기 어렵다. 행위 정의, 인력 자격, 재정지원 및 질 관리가 상호 연결되어야 하며, 비교 결과는 특정 요소만을 단독으로 확대할 경우, 서비스 접근성, 재정 지속 가능성 또는 질 관리에서 새로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온타리오주는 법정 전문직 규제와 공공프로그램을 갖추었지만, 제한된 재정과 수요 증가가 결합하면서 서비스 접근성과 대기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Office of the Auditor General of Ontario, 2020). 미국에서는 보험 의무화와 Medicaid 급여 확대 이후 서비스 이용과 행동분석 인력 공급이 빠르게 증가하였으나(McBain et al., 2021), 일부 주에서 Medicaid ABA 지출 증가와 부적정 청구 및 감독기준 문제가 제기되었다. 이는 재정 확대가 행위 기준, 감독체계 및 질 지표와 함께 설계되지 않을 경우 비용과 질 관리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State of Indiana, 2025). 따라서 급여, 인력 자격 및 질 관리는 순차적으로 분리하여 도입할 과제가 아니라 동시에 연계하여 설계해야 하는 상호의존적 제도 구성요소로 다룰 필요가 있다.
비교 결과는 ABA의 제도화가 특정 자격제도의 도입만으로 완성되지 않으며, 법적 근거, 서비스 행위, 재정지원, 기관 기준 및 전문인력 체계가 상호 연계될 때 비로소 서비스의 지속적 제공으로 이어짐을 보여준다. 이러한 연계의 중요성은 국내 유사 제도의 제도화 경험에서도 확인된다. 작업치료는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국가면허와 함께 치료행위가 건강보험 수가와 상대가치점수로 정의되어 있고, 재활의료기관 지정기준에 인력과 시설 요건이 포함되어 있다(Insurance Committee, Korean Academy of Rehabilitation Medicine, 2021; Health Insurance Review and Assessment Service, 2026). 반면 언어재활사는「장애인복지법」에 따른 국가자격 체계가 마련되어 있음에도 언어재활 서비스가 건강보험 급여체계와 충분히 연계되지 못하고 상당 부분 비급여 영역에서 제공되고 있다(Korea Health Personnel Licensing Examination Institute, 2026; Health Insurance Review and Assessment Service, 2024). 두 제도는 모두 국가가 인정하는 자격체계를 갖추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서비스 행위와 보상체계의 연계 수준에서는 차이를 보인다. 이는 자격의 법제화만으로 서비스 접근성과 직역의 안정성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며, 제도화의 핵심이 자격 그 자체보다 자격, 서비스 행위, 보상체계 및 기관 기준 간의 연계에 있음을 보여주는 국내 사례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 연구가 도출한 국내 제도화 과제와 그 근거를 정리하면 <Table 6>과 같다.
위 네 가지 과제는 순차적으로 추진되는 단계가 아니라 상호의존적인 제도 구성요소이다. 현재 국내 ABA 분야는 발달재활서비스의 행동발달 영역, 발달장애인 거점병원․행동발달증진센터, 대학원 수준의 교육과정 및 복수의 민간자격 등 제도화에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이미 갖추고 있다. 따라서 향후 논의의 초점은 새로운 제도 요소를 추가하는 데 있다기보다, 기존 제도 요소를 공통의 서비스 행위 기준과 전문인력 기준을 중심으로 연계하는 데 있다. 이 가운데 서비스 행위의 분류와 표준 절차의 정립, 그리고 교육․수련․슈퍼비전에 관한 최소 공통기준의 마련은 법률 개정이나 재정제도 개편에 앞서 학계와 전문단체가 우선적으로 착수할 수 있는 과제이다.
본 연구에는 몇 가지 제한점이 있다. 첫째, 법령과 제도는 지속적으로 변화하므로 본 연구의 분석은 2026년 6월 기준의 제도와 정책을 대상으로 하였다. 특히 호주의 Thriving Kids 도입과 NDIS 개편, 온타리오주의 행동분석가 규제 시행 이후의 변화 등은 향후 지속적인 추적이 필요하다(Australian Government Department of Health, Disability and Ageing, 2026; CPBAO, 2024).
둘째, 본 연구는 공개된 법령, 정부 문서 및 학술문헌을 중심으로 분석하였기 때문에 제도의 설계와 운영 원리를 비교하는 데 초점을 두었으며, 제도가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운영되는지, 이용자와 제공자가 어떠한 경험을 하는지까지는 직접 확인하지 못하였다. 법령상 권리와 실제 접근성 간의 차이를 보다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국가별 행정자료, 이용자 대기기간, 서비스 이용량, 본인부담 및 중도탈락 자료를 활용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셋째, 본 연구는 제도적 변이를 명확히 보여줄 수 있는 소수의 비교 대상을 중심으로 분석하였으므로, 분석 결과를 모든 국가에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특히 캐나다의 경우 연방 전체가 아니라 온타리오주를 분석 대상으로 선정하였으므로, 본 연구에서 제시한 제도적 특징을 다른 주나 캐나다 전체로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 또한 미국은 연방 지침과 주 법률의 이중 구조를 함께 다루었으나, 자폐보험 의무화의 범위, Medicaid 급여 및 행동분석가 면허 여부가 주마다 상당히 다르므로, 미국의 제도는 주 간 차이를 단순화하여 제시한 측면이 있다. 후속 연구에서는 캐나다의 다른 주를 포함한 비교뿐 아니라, 전문학회 주도의 규제 논의가 진행된 이스라엘, ABA보다 긍정적 행동지원이 공공정책의 주요 언어로 활용되는 영국, 그리고 한국과 유사한 보건․복지체계를 가진 동아시아 국가의 사례를 포함할 필요가 있다.
넷째, 본 연구는 ABA를 분석 단위로 삼았으나 이는 행동지원이 필요한 이용자에게 제공될 수 있는 접근을 ABA에 한정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향후 연구에서는 긍정적 행동지원을 비롯한 인접 접근이 각국 공공정책에서 어떻게 규정되고 ABA와 어떠한 관계를 형성하는지를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본 연구에서 사용한 ‘제도화 사슬(institutionalization chain)’은 법적 근거, 재정지원, 인력 자격 및 전달체계가 상호 연계되는 과정을 설명하기 위한 분석적 틀이다. 본 연구는 국가별 제도 요소 간의 연계 양상을 비교․분석하는 데 초점을 두었으며, 이러한 연계가 실제 서비스 확대나 이용자 성과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는 검증하지 않았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제시한 제도화 사슬은 국가별 제도 요소 간의 관계를 설명하기 위한 개념적 틀이며, 요소 간 인과관계를 실증적으로 검증한 것은 아니다. 향후 연구에서는 법률 변화와 재정지출, 서비스 이용량, 전문인력 공급 및 이용자 성과 간의 관계를 시계열 또는 준실험 설계를 통해 검토할 필요가 있다.
국내 후속 연구에서는 우선 행동분석 서비스의 행위 분류와 원가구조를 분석하고, 발달재활서비스 행동발달 영역의 제공인력, 서비스 시간, 슈퍼비전 및 이용자 성과를 조사할 필요가 있다. 또한 가족, 행동분석 서비스 제공자, 관련 전문직, 행정 담당자 및 정책결정자의 인식을 포함하는 이해관계자 연구가 병행되어야 한다.
본 연구는 미국, 캐나다 온타리오주, 호주, 노르웨이 및 한국의 ABA 서비스 지원체계를 법적 근거, 재원 구조, 지원 범위와 강도, 인력 자격체계, 전달체계와 질 관리의 다섯 차원에서 비교하였다. 비교 결과, 비교 대상 간 차이는 특정 제도의 존재 여부보다 개별 제도 요소가 어떠한 방식으로 상호 연계되어 서비스 제공체계를 구성하는가에 있었다. 동일한 ABA 서비스라도 보험 급여, 공공재정, 개인예산 및 보편적 공공서비스 등 서로 다른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었으며, 전문인력 역시 국가면허, 법정 전문직 규제, 등록제도 또는 기존 전문직 교육체계 등 다양한 방식으로 관리되고 있었다. 그러나 서비스 지원체계가 제도화된 사례에서는 법적 근거, 재정지원, 전문인력 및 전달체계가 공통의 서비스 기준을 중심으로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있었다.
한국은 발달재활서비스, 발달장애인 거점병원․행동발달증진센터, 대학원 교육과정 및 민간 전문자격 등 제도화에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이미 갖추고 있다. 따라서 국내 ABA의 과제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제도 요소를 하나의 서비스 체계로 연결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서는 서비스 행위의 표준화, 전문인력의 공통 기준, 공적 보상체계 및 질 관리가 상호 연계되는 방향에서 제도 설계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