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세계보건기구(WHO)는 2002년 놀이, 스포츠, 휴식, 음악과 같은 공식 및 비공식 활동 참여를 “레크레이션”으로 정의하고 있으며, 이러한 활동 참여는 개인의 삶을 향상시키고, 또래 및 가족과의 관계를 증진시키며, 문제행동을 감소시키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다(Lo, Burk & Anderson, 2014; Potvin, Preiock & Sinder, 2008; Potvin et al., 2013; Sowa & Meulenbroek, 2012). 그러나 장애가 있는 아동들은 이러한 활동에 참여가 매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으며(Lee et al., 2008; Orsmond, Krauss & Seltzer, 2004; Potvin et al., 2008; Solish, Perry & Minnes, 2010), 전반적으로 일반 발달 아동들에 비해 신체활동의 양도 부족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Carroll et al., 2014; Mangerud et al., 2014; Memari, et al., 2013).
그중에서도 자폐스펙트럼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 이하 ASD) 아동은 사회적 상호작용 및 의사소통 결함, 제한적이고 반복적인 행동 양상을 주요 특징으로 하는 신경발달장애이기 때문에 이러한 특성은 운동기능 발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Harm, Hope & Household, 2013).
특히 이러한 특성은 동작모방, 협응, 운동계획 능력 등 다양한 운동 관련 기능에 영향을 미치며, 이로 인해 신체 활동 참여가 제한되고 기초 운동 기술 습득을 익히는 데 매우 어려움을 보인다(Hellendoorn et al., 2015; Liu & Breslin, 2013). 실제로 이들은 정적 및 동적 균형 유지 능력에서의 결함(Minshew et al., 2004), 시지각과 운동 간의 통합 능력 저하, 그리고 양측 신체 협응력의 부족(Fournier et al., 2010) 등 다양한 영역에서 운동 기능상의 어려움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특성은 ASD 아동이 또래와 함께하는 신체 놀이 또는 집단 운동 활동에 참여를 어렵게 만들며, 이에 따라 기초 운동 기술 향상을 위한 구조화된 전문적 중재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와 같은 배경 속에서 ASD 아동을 대상으로 한 행동 중재 기반의 운동 기술 훈련 사례가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여러 연구들은 이러한 중재 전략이 ASD 아동의 운동 기능 향상 및 신체 놀이 참여를 효과적으로 촉진할 수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예를 들어, Matsushita and Sonoyama(2010)는 과제 분석 및 행동연쇄 기법에 시각적 도구를 결합하여 야구 투구 동작을 효과적으로 지도하였고, Thomas, Lafasakis and Spector(2016)는 지시, 시범, 연습, 피드백으로 구성된 행동 전략을 통해 ASD 아동에게 스케이트보드의 기본 동작을 성공적으로 가르친 바 있다. 또한 Lambert et al.(2016)는 불연속 시행 훈련과 시각적 자극 등을 포함한 다양한 행동 중재 절차를 활용해 고급 농구 기술 지도의 효과를 입증하였다. 이처럼 다양한 스포츠 활동을 활용한 행동 중재는 ASD 아동의 운동 기술 습득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Han et al.(2019)의 연구에서도 가상현실 기반의 T-ball 프로그램을 자폐스펙트럼장애 및 지적장애 아동에게 적용한 결과, 여가 만족도, 수업 참여도, 운동 수행 능력 등에서 긍정적인 향상이 나타난 바 있다. 이는 스포츠 활동이 단순한 신체 자극을 넘어, 발달장애 아동의 자기효능감 향상과 참여 경험의 확대에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므로 ASD 아동의 운동 기술 습득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활동 제공을 넘어서 구조화된 중재 전략이 병행되어야 한다. 특히 전진형 행동연쇄(Forward Chaining)는 학습자가 목표 과제의 첫 단계부터 순차적으로 학습하는 방식으로, 과제의 시작 부분을 직접 수행하고 점차 수행 범위를 확장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자기 주도적 학습을 촉진하는데 유리하다. 또한, 이 접근법은 새로운 행동 단계가 추가될 때 학습자의 저항이 비교적 적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으며, 매 회기마다 과제의 최종 단계까지 도달함으로써 반복적인 시행 연습과 자연적인 강화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Yang, 2016).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전진형 행동연쇄는 복합적인 운동 기술을 교수하는데 효과적인 전략으로 간주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행동연쇄 기법의 효과적인 적용을 위해서는 촉구(prompting)전략의 적절한 활용이 요구된다. 촉구란 학습자가 주어진 단서(변별자극)만으로 정반응을 보이지 못할 경우, 정반응을 유도하기 위해 제공되는 추가적인 선행자극이며(Cooper, Heron & Heward, 2020), 대표적으로 최소-최대(least-to-most, LTM,) 방식과 최대-최소(most-to-least, MTL) 방식이 사용된다. 최대-최소 촉구는 ‘도움 감소법(decreasing assistance)’ 또는 ‘최대-촉구 체계’라고도 불리며, 학습 초기 단계에서 학습자가 정확한 반응을 할 수 있도록 가장 강도 높은 촉구를 먼저 제공한 후, 이후 점차적으로 촉구의 강도를 줄여가는 지도 방법이다.
또한 최소-최대 촉구(LTM)는 학습자의 자발적인 반응을 유도하기 위해 가장 약한 수준의 촉구(예: 언어적 지시)부터 시작하여, 필요에 따라 점진적으로 더 강한 형태의 도움(예: 신체적 촉구)으로 나아가는 점진적 촉진 전략이다(Cooper et al., 2020). 이러한 접근은 학습자가 스스로 반응할 수 있는 기회를 최대한 확보하게 하여 의존성을 줄이고, 학습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Wolery, Ault & Doyle, 1992). 초기부터 강한 촉구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가능한 한 최소한의 도움으로 시작함으로써 학습자는 스스로 반응할 기회를 더 많이 갖게 되며, 이로 인해 불필요한 과잉 촉구(overprompting)를 방지할 수 있다.
실제 현장에서는 이 최대-최소(MTL) 및 최소-최대(LTM) 촉구 전략이 ASD 아동과 같이 개별적인 교수적 지원이 필요한 학습자에게 효과적인 교수 접근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특히 행동 중재나 기술 훈련 프로그램에서 개별화된 교수의 핵심 요소로 간주된다(Libby et al., 2008). 이러한 전략은 행동연쇄 기법 내에서 중요한 구성 요소로, 근거기반 전략으로서의 효과도 선행 연구를 통해 입증되어 왔다. 예를 들어, Libby et al.(2008)은 ASD 아동을 대상으로 레고 블록 조립 과제를 활용하여 전진형 행동연쇄와 두 가지 촉구 전략(MTL, LTM)의 효과를 비교하였다. 연구 결과, 모든 참여자는 두 촉구 방식 모두에서 기술을 습득하였으나, 최대-최소(MTL)는 오류를 줄이는 데 효과적인 반면, 최소-최대(LTM)는 일부 아동에게서 더 빠른 습득 속도를 보였다. 다만 해당 연구는 상대적으로 단순한 놀이 기술 중심으로 진행되었기에, 보다 복잡한 기술을 다룬 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T-ball은 1998년 한국티볼협회의 창립과 함께 보급되기 시작한 신종 스포츠로, 규칙이 단순하고 신체 접촉이 적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닌다. 특히 타격과 주루라는 연속된 동작을 포함하고 있어 운동 계획력, 신체 협응 능력, 규칙 준수, 순서 지키기, 팀 내 역할 수행 등 다양한 사회적·운동적 기술을 동시에 자극할 수 있는 구조화된 활동이라는 점에서 교육적 활용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T-ball은 신체 기능 향상뿐 아니라 사회성 발달, 심리적 안정, 정서 조절 능력 향상에도 기여 할 수 있는 매개로 평가받고 있다(Han, 2018; Suh, 2006).
따라서 본 연구는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을 대상으로 운동 연쇄 과제인 T-ball 치기 기술을 중심으로 전진형 행동연쇄 기법을 적용하고, 그 안에서 활용되는 두 가지 촉구 전략인 최대-최소(MTL)와 최소-최대(LTM)의 적용 효과를 비교함으로써 보다 복잡한 운동기술 습득 과제에서 이들 전략들의 효과적 결합 방안을 탐색하고자 한다.
전진형 행동연쇄와 최대-최소(MTL) 그리고 전진형 행동연쇄와 최소-최대(LTM) 촉구 중 ASD 아동의 T-ball 치기 기술 습득에 더 효과적인 전략을 비교하기 위한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전진형 행동연쇄와 함께 적용된 최대-최소(MTL) 촉구 방식과 최소-최대(LTM) 촉구 방식 중, ASD 아동의 T-ball 치기 기술 습득에 더 효과적인 전략은 무엇인가?
둘째, 중재 종료 후 전진형 행동연쇄와 함께 적용된 촉구 유형(MTL vs. LTM)에 따른 ASD 아동의 T-ball 치기 기술 유지 효과에는 차이가 있는가?
Ⅱ. 연구 방법
본 연구의 참여자는 서울 소재 M 복지관을 이용하는 6~7세 ASD 아동 4명으로, 다음의 기준에 따라 선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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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정신과 전문의에 의해 ASD 진단을 받은 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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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all 치기 기술이 부족한 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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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수행에 있어 신체적 어려움이 없는 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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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기간 동안 지속적인 참여가 가능한 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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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참여에 대한 보호자의 동의를 받은 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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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형 행동 연쇄와 최대-최소 촉구 및 최소-최대 촉구와 같은 행동연쇄 연구에 참여한 경험이 없는 아동
연구 참여자에 대한 기본정보, 사전 평가 및 참여자의 구체적인 특성은 <Table 1>과 <Table 2>와 같다. 본 연구에서는 아동의 기초 운동 능력을 TGMD-3를 활용하여 측정하였으며, 비교 분석에 있어 동일한 운동 능력을 가진 아동 간의 결과를 중심으로 분석을 진행하였다. 이는 아동 간 기초 운동 능력 차이가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변수 통제를 통해 연구의 타당성과 결과의 정확성을 확보하고자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운동 능력이 2점으로 동일한 아동 A와 아동 D, 그리고 3점으로 동일한 아동 B와 아동 C를 각각 비교 분석하였다.
본 연구는 참여 아동이 이용하는 S시 소재 M 복지관 내 치료실에서 실시되었으며, 연구 기간은 2024년 12월 5일부터 2025년 4월 24일까지 약 5개월간 진행되었다. 2024년 11월에는 선호도 조사 및 사전 평가가 진행되었으며, 12월부터 2월까지는 기초선 측정과 중재가 적용되었다. 중재는 주 2회, 치료 전후에 실시되었으며, 회기당 중재 시간은 20분이었다. 모든 세션은 연구자 1명, 참여 아동 1명, 보조자 1명으로 구성하여 진행되었다. 중재가 이루어진 치료실의 크기는 가로 3m, 세로 5m였으며, 중앙에는 T-Ball판, 발판, 배트와 공 5개가 배치되었고, 한쪽 벽면에는 컴퓨터가 설치된 책상이 있었다. 모든 중재 세션은 동일한 장소와 환경에서 일관되게 실시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만 3세에서 11세 사이의 유아 및 아동을 대상으로 대근육 운동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총운동성 발달검사 제3판(TGMD-3: Test of Gross Motor Development-Third Edition)을 사용하였다. TGMD는 장애 유무와 관계없이 아동의 대근육 운동 기술 발달 수준을 평가하기 위한 검사 도구로, 30년 이상에 걸쳐 초등 체육 교사, 특수 체육 교사, 소아 물리치료사 등 전문가들에 의해 널리 활용되어 왔다(Ulrich, 1985; Ulrich, Soppelsa & Albaret, 2000). 이 검사는 1985년 미국 미시간대학교의 Ulrich에 의해 처음 개발되었으며, 준거지향검사(criterion-referenced test)와 규준지향검사(norm-referenced test)의 특성을 모두 반영하고 있어 다양한 발달 수준의 아동을 평가하는 데 적합한 도구로 알려져 있다.
1999년에는 평가 항목의 신뢰도와 타당도를 보완한 TGMD-2가 발표가 되었고(Ulrich et al., 2000), 이후 2019년에는 측정의 정밀성을 향상시킨 TGMD-3가 개발되어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다. TGMD-3는 대근육 운동 능력을 이동 운동 기술과 물체 조작 기술의 두 영역으로 나누어 평가한다. 본 연구 평가에 사용된 물체조작기술은 단순한 신체 움직임을 넘어서 시각, 촉각, 운동감각 등 다양한 감각 정보를 통합하여 정밀한 움직임을 요구하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크다(Santos, Gabbard & Goncalves, 2000). 특히 이 기술은 시·공간적 정확성을 요구하는 과제 수행에 필수적이며, 이동운동기술과 달리 대근육과 소근육이 동시에 조화를 이루어야 하므로 더욱 정교한 조절 능력이 필요하다.
Santos et al.(2000)은 물체조작기술을 대근육과 소근육을 모두 활용하여 시·공간적으로 정밀한 움직임을 요하는 운동 수행에 핵심적인 능력으로 정의하고 있다. 물체조작기술의 구체적인 평가 항목으로는 양손 정지 공치기, 한 손 포핸드 공치기, 한 손 정지 드리블, 양손 받기, 정지 공차기, 오버핸드 던지기, 언더핸드 던지기 등 총 7개 항목이 있으며, 이들 각각은 27개의 세부 수행 기준을 포함한다. 평가 시에는 각 수행 기준을 충족했을 경우 1점을 부여하고, 수행하지 못한 경우 0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Lee(2014)의 연구에서는 한국 지적장애인을 대상으로 TGMD-3의 모형 적합도를 분석하였으며, 다양한 후속 연구들(Allen et al., 2017; Yun & Case, 2016)에서도 장애 유무와 관계없이 만 3세부터 10세까지 아동의 대근육 운동 능력을 평가하는 데 있어 TGMD-3의 신뢰성과 타당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TGMD-3의 측정영역 구성 중 물체조작기술은 <Table 3>과 같다.
심리검사 프로파일 개정판(Psychoeducational Profile Revised: PEP-R)은 ASD아동 및 발달 지연 아동의 특성을 보다 정확히 평가하고, 그에 따른 교육적 지원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고안된 진단 도구이다. 이 검사는 일반 아동의 발달 규준을 기준으로 삼아, 발달 수준을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으며, 한국어판은 국내 문화 및 교육 환경에 적합하도록 Kim and Park(1996)에 의해 재구성되었다.
PEP-R은 총 174개의 문항으로 구성되며, 크게 발달척도와 행동척도의 두 가지 영역으로 나뉜다. 발달척도는 모방, 지각, 소근육 운동, 대근육 운동, 눈과 손의 협응, 동작성 인지, 언어성 인지 등 7개 영역에서 총 131개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행동 척도는 대인관계와 정서 반응, 놀이 및 검사 재료에 대한 흥미, 감각 자극에 대한 반응, 언어 사용 등의 4개 영역에 걸쳐 43개 문항이 포함되어 있다. 본 검사는 아동의 발달 프로파일을 종합적으로 분석함으로써, 개인의 강점과 약점을 구체적으로 진단하고, 이에 기반한 개별화 교육 및 중재 계획 수립에 필요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본 연구는 ASD아동의 T-ball 치기 기술 습득에 있어 전진형 행동연쇄 기법과 두 가지 촉구 방식(최대-최소 및 최소-최대)의 효과를 비교 분석하기 위해 대상 간 비동시적 중다 기초선 설계(Nonconcurrent multiple baseline design across participants)를 적용하였으며, 각 목표행동에 대해 기초선, 중재, 유지 단계로 나누어 관찰 및 측정을 실시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효과적인 강화물을 확인하기 위해 부모 면담을 통해 아동이 선호하는 음식물을 중심으로 강화물 선호도 평가를 실시하였다. 선호도 조사 결과 대상 아동 A와 아동 B가 가장 선호하는 음식물은 고래밥이었으며, 아동 C는 새우깡이었고, 아동 D는 감자 스낵이었다. 연구자는 중재 시 가르치고자 하는 단계에서 아동이 정반응을 보일 경우 즉시 강화물을 제공하였고, 이후 학습되지 않은 연쇄의 나머지 단계는 아동과 함께 수행하였다. 연쇄 전체가 완료되면 추가적으로 강화물 또는 사회적 강화를 제공하였다.
기초선 단계에서는 연구자가 아동에게 T-ball 치기 기술을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환경과 기회를 제공하였으며, 해당 행동을 관찰하였다. 이 단계에서는 아동의 반응에 대해 어떠한 추가적인 지도, 촉구, 피드백이나 강화제를 제공하지 않았다. 기초선은 아동의 수행률이 일정한 안정적 경향을 보일 때까지 지속되었으며, 총 3회기에 걸쳐 실시되었다.
중재 단계에서는 기초선 자료가 안정화된 이후, 각 참여자를 대상으로 중재가 개별적으로 시작되었으며, 주 2회, 회기당 약 20분씩 실시되었다. 중재는 기초선이 안정된 시점 이후인 4회기부터 시작되었으며, 목표행동에 따라 단계별로 순차적으로 적용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모든 참여자에게 전진형 행동연쇄 기법을 적용하였는데 이는 학습자가 과제의 첫 단계부터 순차적으로 익히도록 구성된 교수 방법으로, 각 단계가 성공적으로 수행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방식이다. T-ball치기 과정에 대한 단계는 5단계였으며 배트 잡기, 발 벌리기, 공보기, 어깨와 엉덩이 회전하기, 공치기였다. 중재 절차는 다음과 같이 이루어졌다. 각 교수 시작 시, 연구자는 티와 배트를 배치한 곳 옆에서 네모 박스가 그려진 곳에 아동을 서라고 한 후 배트를 참여자에게 건네주며 “공 쳐” 라고는 언어적 지시를 제공하였다. 단계가 정확하게 수행되기 위해서는 각 동작이 올바른 순서와 정확한 위치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이에 따라 수행 여부를 평가하였다. 각 훈련 시도 수는 10번의 훈련 시도로 구성되었다. 각 훈련 시도에서는 촉구 전략으로 최대-최소(MTL) 또는 최소-최대(LTM) 촉구 중 하나를 적용하여 가르쳤다. 두 촉구방식 모두 3단계 위계로 구성되었다.
전진형 행동연쇄와 최대-최소(MTL) 촉구는 신체적 촉구로 시작해서 모델링 촉구, 언어적 촉구 순으로 진행되었으며, 먼저 배트를 참여자에게 건네주며 “공 쳐”라고 지시 후 아동에게 신체적 촉구를 바로 주고 행동연쇄의 학습되지 않은 단계를 완료하였다. 다시 지시 후에 2초가 지나도 아동이 무반응이면 신체적 촉구를 주고 나머지 학습되지 않은 단계를 실시하였다. 다음 시도에서 2초 후 무반응이면 모델링 촉구를 실시하였다. 연속 2회 정반응이면 언어적 촉구로 이동하고 연속 2회 무반응이면 신체적 촉구를 실시하였고, 아동이 정반응이 나오면 바로 선호하는 강화물을 주고 나머지 연쇄의 학습되지 않은 단계 시행 이후에는 강화물을 주거나 “잘했어”라고 사회적 강화를 실시하였다. 오반응이 나오면 신체 촉구를 3번 주어 오류수정을 실시하였고 강화물은 제공하지 않았다.
전진형 행동연쇄와 최소-최대 촉구는 언어적 촉구로 시작해서 모델링 촉구, 신체적 촉구 순서로 진행되었다: 아동에게 “공 쳐”라고 지시 후 2초가 지나도 반응이 없을 경우, 순차적으로 높은 수준의 촉구를 제공하였다. “공 쳐”라는 지시 후 2초 이내에 반응이 없으면 먼저 언어적 촉구를 제공하였다. 그 후 동일한 지시에도 반응하지 않으면 모델링 촉구를, 다시 지시 후 2초가 지나도 무반응일 경우에는 신체적 촉구를 실시한 후 마지막에 전체 단계를 실시하였다.
각 단계 실시 중 정반응이 나오면 각 단계에서 강화물을 제공하고 전체 단계 실시 후에 강화물을 제공하거나 사회적 강화를 실시하였다. 오반응이 나오면 신체 촉구를 3번 주어 오류수정을 실시하였고 강화제는 제공하지 않았다.
각 단계는 연속 2회기 동안 80% 이상 정확한 수행 시 다음 단계로 이동하였으며, 아동이 모든 과제분석 단계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면 중재를 종료하였다. 다음은 중재 시 공치기 5단계 중 1단계 배트 잡기의 예시 <Table 4>와 각 단계에 따른 촉구의 정의는 <Table 5> 이다.
본 연구의 종속변수는 ASD 아동의 T-ball 치기 기술의 습득이다. T-ball 치기 과정에 대한 단계는 5단계였으며 배트 잡기, 발 벌리기, 공보기, 어깨와 엉덩이 회전하기, 공치기였다. <Table 6>은 T-ball 치기 기술에 조작적 정의를 보여준다.
아동의 수행 변화를 정량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기초선과 중재 단계에서의 독립수행률, 각 과제 단계별 중재 시도에서 목표행동 습득의 기준에 도달하기까지의 총 회기 수, 그리고 회기당 평균오류수를 측정하였다. T-ball 치기 기술은 과제분석을 기반으로 5단계 행동으로 구성하였으며, 각 단계에 대해 아동의 수행 여부를 체계적으로 관찰하고 기록하였다. 각 단계별로 아동이 독립적으로 정확히 수행한 경우에는 ‘정반응’, 목표 행동과 다른 반응을 보인 경우에는 ‘오반응’, 2초 이상 반응이 없을 경우에는‘무반응’으로 분류하였으며, 이후 적용된 촉구의 유형(언어적, 모델링, 신체적)도 함께 기록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아동의 T-ball 치기 행동에 대한 단계별 독립 수행률을 주요 측정 항목으로 설정하고, 해당 자료는 회기별로 영상 촬영을 통해 수집하였다. 수집된 자료의 신뢰도를 확보하기 위해 관찰자 간 일치도(Inter-Observer Agreement, IOA)를 산출하였다. 각 아동별로 기초선, 중재, 유지 단계의 전체 회기 중 약 30%를 무선 표집하여 영상 자료를 선정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주 관찰자와 보조 관찰자가 독립적으로 기록한 결과를 비교하여 IOA를 산출하였다. 주 관찰자는 중재를 직접 실시한 BCBA(Board Certified Behavior Analyst)였으며, 보조 관찰자 또한 BCBA 자격을 갖춘 행동분석 전문가로 구성하였다. 본격적인 자료 수집에 앞서, 두 관찰자는 동일한 영상 자료를 사용하여 90% 이상의 일치도가 산출될 때까지 사전 훈련을 실시하였다. IOA는 아래의 공식에 따라 계산하였다: 관찰자 간 일치도 결과는 <Table 7>에 제시하였다.
Category | Baseline | Intervention | Maintenance |
---|---|---|---|
Child A | 100 | 95(80~100) | 100 |
Child B | 100 | 98.3(90~100) | 90 |
Child C | 100 | 84(70~100) | 100 |
Child D | 90 | 92(80~100) | 100 |
본 연구에서는 중재가 사전에 계획된 절차에 따라 일관되고 정확하게 실행되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중재 충실도(treatment fidelity)를 평가하였다(Brown, McDonnell & Snell, 2015). 충실도 평가는 최소-최대 촉구 및 최대-최소 촉구 절차에 기반하여 구성된 6문항의 체크리스트를 활용하였으며, 평가 항목에는 단계별 촉구 제공 방식, 오류수정 절차, 강화 조건, 자료 수집의 일관성 등이 포함되었다. 각 항목은 5점 Likert 척도(1점 = ‘매우 그렇지 않다’ ~ 5점 = ‘매우 그렇다’)로 평가되었으며, 본 연구자와 BCBA 자격을 보유한 행동분석 전문가 1인이 독립적으로 평가를 수행하였다. 중재충실도에 대한 각 아동에 대한 결과는 <Table 8>에 제시하였다.
Category | Child A | Child B | Child C | Child D |
---|---|---|---|---|
Treatment Fidelity | 91.7(90.0-93.3) | 91.7(90.0-93.3) | 95.0(93.3-96.7) | 90.0(86.7-93.3) |
시각적 분석은 그래프를 기반으로 중재의 효과 및 자료의 변화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다. 본 연구에서는 시각적 분석을 통해 대상자의 물체조작기술 수행률 변화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았다. 먼저, 각 단계(기초선, 중재, 유지)에서 자료들이 평균적으로 어느 정도의 수행률을 보였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수준(level)’을 분석하였다. 다음으로, 특히 중재 단계에서 수행률이 점차 증가하거나 감소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자료의 변화 추세인 ‘경향(trend)’을 분석하였다(Yang, 2016). 나아가 중재의 실질적 효과를 명확히 파악하고자, 수행률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상승하여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지점을 살펴보았고(Lee et al., 2019). 시각적 분석을 통해 중재가 물체조작기술에 미친 영향을 단계별로 종합적으로 해석하였다.
T-ball 치기 기술 수행의 변화를 시각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수행 기록은 단계별 독립수행률과 전체 수행률 간의 비율을 기준으로 산출되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기술 습득의 진행 과정을 정량화하였다. 예를 들어, 총 5단계로 구성된 과제 중 1단계만 독립적으로 수행한 경우 전체 과제의 20%를 수행한 것으로 간주되어 수행률 20점으로 환산되며, 5단계를 모두 독립적으로 수행한 경우에는 100점으로 기록되었다. 이렇게 수집된 수행률 자료는 100점 만점 기준의 Y축으로 구성된 그래프에 시각적으로 표현되어, 아동의 전체적인 기술 습득 수준과 향상 정도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였다.
사회적 타당도는 연구에 참여한 연구자와 함께 BCBA 자격을 갖춘 행동분석전문가 및 놀이치료사 등 총 3인이 참여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중재 종료 후 사회적 타당도를 평가하기 위해, 총 9문항으로 구성된 평가지를 사용하였다. 각 문항은 5점 Likert 척도(1점 = 전혀 아니다’, 2점 = ‘아니다’, 3점 = ‘보통이다’, 4점 = ‘그렇다’, 5점 = ‘매우 그렇다’)로 응답하도록 하였다. 사회적 타당도 질문 내용에는 중재 내용의 합리적 절차, 중재 효과, 학습의 용이성, 상호작용 향상, 결과의 만족도, 참여 만족도, 중재 전반에 만족도, 중재의 지속성, 중재 후 효과성, 중재 후 기술의 향상으로 구성되었으며 평가 결과, 사회적 타당도의 평균 점수는 90.0%로 본 연구의 중재가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음을 나타냈다.
Ⅲ. 연구 결과
본 연구는 T-ball 치기 기술을 중심으로, 전진형 행동연쇄 기법을 공통 기반으로 삼고, 두 가지 촉구 방식인 최대-최소와 최소-최대의 적용 효과를 비교하였다.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
<Table 9>와 <Table 10>은 각각 두 가지 촉구 기법(MTL과 LTM)에 따라 나타난 아동별 총 회기수와 회기당 평균 오류수를 비교한 결과를 보여준다. <Table 9>에서 아동 A의 경우, MTL 조건에서 총 28회기를 수행하였으며, 평균오류수는 1.4로 나타났다. 반면 아동 D는 LTM 조건에서 총 20회기를 수행하였고, 평균오류수는 1.3으로 확인되었다. 두 촉구 간의 비교 결과, LTM 조건에서 학습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진행되었으며, 회기당 평균오류수는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Participant | Total Sessions | Average Number of Errors per Session |
---|---|---|
Child A (Max-Min) | 28 | 1.4 |
Child D (Min-Max) | 20 | 1.3 |
Participant | Total Sessions | Average Number of Errors per Session |
---|---|---|
Child B (Max-Min) | 18 | 1.2 |
Child C (Min-Max) | 14 | 2.9 |
한편, <Table 10>에 제시된 아동 B는 MTL 조건에서 총 18회기를 수행하였고, 평균오류수는 1.2로 낮은 오류수를 나타내었다. 이는 MTL 조건 하에서 학습 속도는 상대적으로 느렸지만, 오류수는 낮음을 보여준다. 아동 C는 LTM 조건 하에 14회기를 진행하였고, 평균오류수는 2.9로 이는 아동 B보다는 상대적으로 빠른 습득 속도를 보였으나, 평균오류수는 더 높은 경향을 보였다.
아동 A와 D의 기초선, 중재, 그리고 유지 단계에서의 독립수행률은 <Figure 1>에 제시되어 있다. 그래프에 따르면, 아동 A는 기초선 구간에서 독립수행률이 0%였다. 중재 1단계인 ‘배트 잡기’는 총 28회기 중 단 2회기 만에 완료하여 5단계 중 가장 짧은 시간 안에 습득이 이루어졌다. 반면, 중재 2단계인 ‘발 벌리기’는 총 8회기에 걸쳐 완료하였으며, 다른 단계에 비해 습득에 가장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중재 3단계인 ‘공보기’에서는 총 4회기만에 완료하여 다음 단계로 이어졌고, 중재 4단계인 ‘몸 돌리기’도 2단계 ‘발 벌리기와 마찬가지로 ’총 8회기에 걸쳐 습득이 이루어졌다. 마지막 단계인 ‘치기’에서는 총 6회기 만에 완료하였다.

아동 D는 기초선 구간에서 독립수행률이 0이었다. 중재 1단계인 ‘배트 잡기’에서는 총 8회기에 걸쳐 완료하였으며, 이는 5단계 중 학습하는 데 가장 긴 시간이 소요된 단계였다. 중재 2단계인 ‘발 벌리기’에서는 총 2회기 만에 완료하여 비교적 빠르게 독립수행에 도달하였다. 중재 3단계인 ‘공 보기’와 중재 4단계인 ‘몸 돌리기’는 각각 4회기에 완료하여 다음 단계로 이어졌고, 마지막 단계인 ‘치기’에서는 총 2회기 만에 완료하여 2단계인 ‘발 벌리기’와 마찬가지로 습득하는데 가장 적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아동 B와 C의 기초선, 중재, 그리고 유지 단계에서의 독립수행률은 <Figure 2>에 제시되어 있다. 아동 B는 기초선 구간에서 독립수행률이 0%였다. 중재 1단계인 ‘배트 잡기’는 총 4회기에 걸쳐 완료하였으며, 중재 2단계인 ‘발 벌리기’는 총 2회기 만에 완료하여 비교적 빠른 습득을 보였다. 중재 3단계인 ‘공 보기’는 총 4회기에 완료하였고, 중재 4단계인 ‘몸 돌리기’는 총 2회기 만에 완료하여 비교적 빠른 학습 속도를 나타냈다. 마지막 단계인 ‘치기’는 총 6회기에 걸쳐 하였으며, 다섯 단계 중 가장 긴 시간이 소요되었다.

아동 C 역시 기초선 구간에서 독립수행률이 0%였다. 중재 1단계인 ‘배트 잡기’는 총 2회기에 완료하여 가장 빠른 습득이 이루어진 단계였다. 중재 2단계인 ‘발 벌리기’는 총 4회기에 걸쳐 완료하였으며, 중재 3단계인 ‘공 보기’도 동일하게 4회기 동안 완료하였다. 중재 4단계인 ‘몸 돌리기’와 마지막 단계인 ‘치기’는 각각 2회기 만에 완료되어 빠른 학습 속도를 보였다.
유지 단계에서의 독립수행률을 분석한 결과, 전진형 행동연쇄와 최대-최소(MTL) 촉구를 적용한 아동 A는 총 3회 회기에서 독립수행률이 90%, 90%, 70%로 나타났으며, 평균 83.3%의 수행 유지율을 보였다. 동일한 촉구 전략을 적용한 아동 B는 3회 시도하여 80%, 90%, 100%로 평균 90.0%로 가장 높은 수행 유지율을 나타났다. 반면, 전진형 행동연쇄와 최소-최대(LTM) 촉구 전략을 적용한 아동 C는 80%, 90%, 70%로 평균 80.0%의 수행 유지율을 나타냈고, 아동 D는 80%, 90%, 80%으로 평균 83.3%의 수행 유지율을 나타냈다.
Ⅳ. 논의 및 제언
본 연구는 전진형 행동연쇄 기법과 함께 최대-최소(MTL) 및 최소-최대(LTM) 두 가지 촉구 전략을 적용하여, ASD 아동들의 T-ball 치기 기술 습득과 유지 효과를 비교하였다. 연구 결과, 전반적으로 두 촉구 전략(MTL과 LTM)은 모두 ASD를 지닌 아동의 T-ball 치기 기술 습득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소-최대(LTM) 촉구 전략을 적용한 아동들은 중재 단계에서 각 기술의 습득에 소요된 회기 수가 상대적으로 적었으며, 이는 전반적으로 더 빠른 습득 경향을 시사한다. 이 결과는 Bunte(2024)의 연구와도 동일하게 ASD 아동을 대상으로 최소-최대(LTM) 촉구 절차를 적용하여 일상생활 기술을 지도한 결과, 일부 기술 습득에 효과가 있음을 보고하였다. 본 연구 역시 최소-최대(LTM)촉구 절차를 활용하여 티볼 치기 기술을 지도하였으며, 더 빠른 학습 습득의 효과가 있었다. 이는 최소-최대(LTM) 촉구가 신체기반 기술 학습에도 적용 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반면, 최대-최소(MTL)촉구 전략을 적용한 아동들은 기술 습득에 다소 더 많은 회기가 소요되었으나, 회기당 평균 오류수는 최소-최대(LTM) 조건보다 낮거나 비슷한 수준의 양상을 보였다. 이는 최대-최소(MTL) 전략이 보다 안정적인 반응 학습을 유도하고, 초기 학습 단계에서 오류를 최소화하는 데 기여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유지 단계에서는 두 전략 모두 비교적 높은 독립수행률을 보여, 습득된 기술이 일정 수준 이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연구의 결과는 또한 Libby et al.(2008)의 연구와 상당 부분 일치한다.
해당 연구에서는 ASD 아동에게 레고 블록을 이용한 놀이 구조물 만들기 과제를 통해 최대-최소(MTL)와 최소-최대(LTM)촉구 전략을 비교하였으며, 모든 참가자는 최대-최소(MTL) 조건에서 오류수가 더 낮았던 반면, 세 명의 아동은 최소-최대(LTM) 조건에서 더 빠른 습득 속도를 보였다. 본 연구 또한 최소-최대(LTM)전략을 적용한 아동들이 전반적으로 더 빠른 습득 속도를 나타냈고, 평균 오류수는 아동별로 차이를 보였으나 전반적으로 최대-최소(MTL)조건에서 낮았다. 특히, 아동 C는 빠른 습득을 보였으나 평균 오류수가 높았고, 아동 B는 느린 학습이지만 낮은 평균 오류수를 보여 전략별 반응 양상이 다양하게 나타났다.
이는 Libby et al.(2008)의 주장처럼 촉구 전략의 효과가 일률적이지 않으며, 학습자의 특성과 과제 특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재확인시켜준다. 한편, Libby et al.(2008)의 연구에서 제안한 바와 같이, 최대-최소(MTL)이 오류 예방에는 효과적이나 학습 속도 저하라는 한계가 존재하고, 반면 최소-최대(LTM)은 자발적 반응 촉진과 일반화에 유리할 수 있다는 해석 역시 본 연구 결과와 일맥상통한다. 이러한 결과는 촉구 전략의 효과가 학습의 속도와 정확성이라는 서로 다른 측면에 상이하게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즉, 최소-최대(LTM)전략은 아동의 자발적 반응 기회를 우선적으로 제공함으로써 보다 빠른 습득을 가능하게 하지만, 초기 오류 발생률은 상대적으로 높을 수 있으며, 이에 따라 반응 패턴의 정교화에는 시간이 더 소요될 수 있다. 반면, 최대-최소(MTL)전략은 보다 도움의 수준이 높은 촉구로 시작하여 단계적으로 그 수준을 줄여나가기 때문에 아동이 과제를 보다 명확히 이해하고 정확한 반응을 형성하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
한편, 이러한 전반적인 경향과는 별도로 각 아동의 기술 습득 양상은 개별적으로 상이하게 나타났다. 동일한 촉구 전략을 적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동마다 5단계의 운동 기술을 습득하는 데 있어 요구되는 회기 수와 각 단계 간 습득 속도 간에 차이가 있었다. 이는 아동의 인지적 특성, 감각운동 통합 능력, 동기 수준, 강화에 대한 민감도, 그리고 이전 학습 경험과 같은 다양한 개인차 요인이 중재 반응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실제 사례에서도 이러한 결과는 구체적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아동 A는 최대-최소(MTL)촉구 전략을 적용받았으며 전체 회기 수가 길게 나타났다. 아동 A는 PEP-R 검사에서 눈-손 협응 능력이 낮게 나타났으며, 이는 시각-운동 통합이 요구되는 T-ball 치기 과제에서 높은 수준의 초기 최대-최소(MTL) 촉구 전략이 오히려 반응을 방해하거나 학습을 지연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최소-최대(LTM) 촉구는 아동의 자발적 시도를 우선 허용하고 점진적으로 지원을 제공함으로써, 감각-운동 정보를 통합할 시간을 확보해 주며 학습자의 자기조절을 촉진할 수 있다. 이러한 접근은 눈-손 협응 능력이 미숙한 아동에게 더 효과적인 교수 전략이 될 수 있으며, 아동의 인지·운동 특성에 따라 촉구 방식의 적합성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앞서 논의한 결과를 토대로 중재적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단일한 촉구 전략을 모든 아동에게 동일하게 적용하는 접근보다는, 아동의 학습 특성에 따라 촉구 전략을 선택적 혹은 단계적으로 조정하는 방식이 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초기에는 최대-최소(MTL) 전략을 적용하여 반응 정확도를 높인 후, 일정 기준 이상 수행이 안정화되었을 때 최소-최대(LTM)로 전환하여 자발적 반응과 일반화를 유도하는 방식의 복합 전략도 고려해볼 수 있다. 둘째, 촉구 전략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강화 전략과의 조합, 중재자의 촉구 제공의 정확성, 그리고 학습 맥락의 구조화 정도가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셋째, 아동별로 기술별 난이도에 대한 민감도가 다를 수 있으므로, 운동 기술의 구성요소 분석을 통해 보다 미세한 난이도 조정을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결과적으로 본 연구는 촉구 전략의 유형이 기술 습득의 속도와 오류수에 서로 다르게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주었다.
최소-최대(LTM)전략은 전반적으로 빠른 학습 속도를 유도하는 경향을 보인 반면, 최대-최소(MTL)전략은 비교적 낮은 오류수와 안정적인 초기 수행을 유도하는 데 효과적이었다. 이러한 결과는 중재 전략의 일률적인 적용보다는, 학습자의 인지적 특성, 운동 능력, 감각 반응성 등 개인적 특성을 면밀히 고려한 유연한 전략 선택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이는 실제 현장에서 중재 계획을 수립하고 개별화된 교수 전략을 설계하는 데 있어 중요한 근거가 될 뿐만 아니라, 중재자의 임상적 판단과 전략 실행에 있어, 보다 정밀한 기준을 제공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결과는 ASD 아동의 스포츠 참여 확대라는 사회적 맥락에서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ASD 아동은 일반적으로 운동 능력 발달의 지연, 사회적 상호작용의 어려움, 감각 민감성 등의 요인으로 인해 스포츠나 신체 활동에 대한 접근성과 참여 기회가 제한되는 경향이 있다(Healy et al., 2018).
그러나 선행 연구에 따르면, 규칙적인 신체 활동은 자폐 아동의 행동 조절, 사회성 향상, 집중력 유지, 정서 안정성 증진 등 다양한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보이며(Murphy & Carbone, 2008), 이는 일상생활 적응력 향상과 전반적인 삶의 질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본 연구에서 검토된 촉구 전략(LTM 및 MTL)은 자폐 아동이 운동 기술을 보다 효과적으로 습득하고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로 기능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이들의 스포츠 참여 기회를 실질적으로 확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교육 및 임상적 함의가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제한점을 지닌다. 첫째, 참여 아동의 수가 총 4명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연구 결과의 일반화 가능성에는 제한이 따른다. 행동 중재 연구에서는 학습자의 특성에 따라 중재 반응이 크게 달라질 수 있으므로, 특정 촉구 전략의 효과를 일반화하기 위해서는 보다 다양한 특성과 배경을 지닌 참여자를 포함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Horner et al., 2005). 예를 들어, 본 연구에서 아동 A는 PEP-R 검사 결과 눈-손 협응 능력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고, 이는 최대-최소(MTL) 전략 적용 시 학습 속도의 지연 및 낮은 독립 수행률로 이어졌다. 이러한 사례는 인지적‧운동적 기초 능력, 감각 .반응성, 과제 선호도 등 개별적 요인이 중재 효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둘째, 본 연구는 중재 종료 후 비교적 단기간의 유지 효과만을 확인하였으며, 장기적인 행동 변화의 지속성과 실제 생활 환경에서의 일반화 가능성을 충분히 검증하지 못하였다. 따라서 향후 연구에서는 보다 장기적인 추적 관찰을 포함하고, 다양한 생활 맥락에서의 기술 전이 및 자발적 수행 여부를 측정함으로써 촉구 전략의 실효성을 보다 포괄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특히, 참가자의 연령, 인지 및 운동 기능 수준과 같은 배경 변인을 고려한 하위 집단 분석은 중재의 개인화 전략을 구체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셋째, 운동 기술 유형의 다양화가 필요하다. 본 연구는 비교적 구조화된 단일 운동 과제인 T-ball 치기 기술에 초점을 맞추었으나, 실제 교육 및 생활 환경에서는 보다 다양한 형태의 신체 활동이 요구된다. 따라서 후속 연구에서는 축구, 농구, 배드민턴 등 다양한 스포츠 기술을 포함하여 과제의 난이도, 반응 유형, 협응 요구 수준 등에 따른 촉구 전략의 차별적 효과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교사 또는 치료사의 중재 시행 숙련도, 촉구 단계 조정 기준 등 실제 적용 과정에서의 실천적 요인도 함께 고려되어야 하며, 이는 교수 전략이 현장 적용 가능성과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가 될 것이다.
넷째, 외부 변인을 통제하기 위한 추가적 설계가 필요하다. 본 연구는 중재 빈도가 주 2회, 회기당 20분으로 제한되어 있어, 연구 기간 중 참여 아동이 경험한 다른 활동이나 환경 변화가 연구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장기간에 걸친 중재 과정에서 학교 수업, 가정 내 놀이, 다른 치료 프로그램 등 다양한 외부 변인이 아동의 운동 기술 발달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후속 연구에서는 보다 높은 빈도의 중재 실시, 장시간의 회기 운영, 혹은 외부 변인 통제를 위한 추가적 설계(예: 대조집단 설정, 중재 빈도 증가 등)가 필요하다.
다섯째, 대상간 비동시적 중다 기초선 설계를 활용하였으나, 이는 동일한 시간대에 개입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내적 타당도가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다는 제한이 있다(Watson & Workman, 1981). 즉, 외재적 변인의 영향을 완전히 통제하기 어렵고, 각 참여자의 행동 변화가 개입 효과보다는 시간 경과나 환경 변화 등 외부 요인의 영향일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연구 결과 해석 시 신중함이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향후 연구에서는 기술 습득 이후의 유지와 일반화 효과뿐만 아니라, 아동의 자기효능감, 과제 참여도, 정서적 반응과 같은 정의적 특성에 대한 영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이러한 다각적 접근은 촉구 전략 기반 운동 기술 중재의 효과를 보다 입체적으로 검증하고, 아동의 전반적인 발달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실질적 기초를 제공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